근데 반동기만 쓰고 깨 본

보통 포켓몬 스토리 깰 때 한 가지 타입 챌린지라던가 그런 건 많이 들었지만 특정 기술만 사용하고 깨 봤다는 말은 없다길래 한 번 이렇게 깨 봤다.

반동기는 위의 목록과 같이 높은 대미지를 지녔지만 사용 이후 반동 대미지를 입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기술들이다.

이번 챌린지에서는 오로지 '기술을 사용 시 준 대미지만큼 반동 대미지를 입는 기술'만을 사용해 보기로 함. 그렇게 되면 저 위의 기술 중 제외되는 기술들은 다음과 같음.

- 기술이 빗나갔을 때 대미지를 입는 반동기 (점프킥, 무릎차기, 썬더다이브)

- 기술 사용 후 사용자의 체력이 1/2 감소 (깜짝헤드, 철제광선, 클로로블라스트)

- 9세대에서 사용할 수 없는 기술 (아프로브레이크, 지옥의바퀴)

- 더미 데이터로만 볼 수 있는 기술 (파멸의빛)

- 애당초 pp가 전부 떨어져야만 사용하는 기술 (발버둥)

제외되는 기술들을 빼면 이번 챌린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이렇게 된다.

- 돌진, 이판사판태클 (노말)

- 플레어드라이브 (불꽃)

- 웨이브태클 (물)

- 우드해머 (풀)

- 와일드볼트, 볼트태클 (전기)

- 브레이브버드 (비행)

- 양날박치기 (바위)

총 9개의 기술만 사용해야 하는데, 최대한 이 기술들을 많이 배울 수 있는 포켓몬을 사용하는 것이 이 챌린지의 핵심. 

그리고 테이블시티에 가서 퀘스트를 받기까지의 과정인 튜토리얼은 이 룰에서 예외로 했음. 애초에 튜토리얼에서는 기술이 제한되어 있기에 반동기를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이 중 이번 반동기 챌린지의 핵심 기술은 바로 돌진.

돌진은 실전은 커녕 스토리에서도 안 쓰는 기술이지만 이번 챌린지에서는 상당히 좋은 기술이다.

우선 첫 번째 이유로는 반동기는 기술을 사용하면 상대에게 준 대미지만큼의 반동 대미지를 입기에 체력 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돌진은 반동 대미지를 입는 양이 1/4로 적은 편이기에 체력 아끼기가 상당히 좋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기술머신으로 존재하기에 어떤 포켓몬이더라도 극초반에 배울 수 있다는 점. 극초반에는 배울 수 있는 반동기의 폭이 굉장히 좁기에 돌진은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기술이다.

단, 명중률이 85라는 낮은 수치이기에 삑살이 자주 나는데다가, 노말 타입이라 고스트 타입에게는 0배라는 게 치명적인 단점. 그리고 후반에는 좋은 반동기들을 많이 사용할 수 있었기에 후반부에는 체력 유지용으로 쓰는 경우 외에는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았다.

그 외 기술머신으로 얻을 수 있는 반동기는 브레이브버드, 와일드볼트, 플레어드라이브인데, 앞의 둘은 오야호수에 가야 얻을 수 있고 플레어드라이브는 베이크마을 근처의 트레이너를 몇 명 이겨야 얻을 수 있기에 얻기가 비교적 힘든 편이다. 

다만 의외지만 브레이브버드와 와일드볼트 기술머신은 코라/미라가 파워업하지 않은 상태더라도 잘만 비비면 갈 수 있어서 중반쯤에 두 기술머신을 수급해서 쓸 수 있다. 플레어드라이브는 위치 특징상 30 레벨 후반 ~ 40레벨 초반대 트레이너들을 이겨야 해서 중후반쯤 쓸 수 있다.

여튼, 이 룰에 따라 스토리에서 사용한 포켓몬은 아래와 같음.

웨이니발 (초반에 교장에게 받은 스타팅 포켓몬)

기술: 돌진 / 웨이브태클 / 브레이브버드

특성: 급류

일단 스타팅 중에서 가장 반동기를 잘 써먹는 게 웨이니발이였기에 고르긴 했는데 사실상 스토리 중에서는 토템 역할이였다.

이유는 자속기 보정을 받는 반동기인 웨이브태클을 64레벨에 배우기 때문인데, 웨이브태클을 배우기 전에는 돌진과 브레이브버드만으로 연명해야 하는데, 이 두 기술을 자속 보정을 받으면서 쓰는 상위호환인 깡패 새가 있어서 사실상 하위호환격으로 써야 했다.

그리고 웨이브태클도 훨씬 빨리 배우는 포켓몬들도 많아 빛이 바랜 것도 큰 듯. 진화 안 시키고 기술 빨리 배우기 꼼수도 웨이브태클에 한해서는 불가능해서 (꾸왁스, 아꾸악 모두 못 배우고 웨이니발만 배움) 64레벨 찍기밖에 방법이 없었던 게 아쉬웠다. 

찌르호크 (세르클마을 근처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찌르꼬를 진화)

기술: 돌진 / 이판사판태클 / 브레이브버드

특성: 위협

DPPT에서 제 2의 스타팅으로도 불린 포켓몬. 위의 웨이니발이 토템 취급이였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찌르호크였는데, 초반에는 자속 보정을 받는 돌진으로, 중후반에는 일관성 높은 브레이브버드로 깡대미지를 우겨 넣는 역할로 사용했다.

다만, 일반적인 플레이와는 다르게 인파이트를 사용할 수 없어서 바위, 강철 타입에는 대응할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지옥의바퀴라도 배울 수 있었다면 모를까.

토대부기 (북신의 고장에서 지니어에게 받은 알을 부화. 랜덤임)

기술: 돌진 / 이판사판태클 / 우드해머

특성: 심록

우드해머 발사대. 우드해머를 배울 수 있는 포켓몬 중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배우는 포켓몬이 토대부기였기에 토대부기를 선택했다. 

북신의 고장에서 지니어에게서 받을 수 있는 4세대 스타팅은 랜덤으로 결정되는 방식인지라 노가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포켓몬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장점이다.

모부기 외에도 팽도리(웨이브태클), 불꽃숭이(플레어드라이브)를 골라도 쓸 수 있는 반동기가 있긴 하지만 그 어떤 포켓몬보다 우드해머를 빨리 쓸 수 있다는 장점은 모부기만 가지는 큰 장점인지라 모부기를 선택.

우드해머는 32레벨에 토대부기로 진화하자마자 곧바로 기술 떠올리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데, 7세대까지의 하트비늘 방식이 아닌 그냥 포켓몬 창에서 "무료로" 바로 떠올릴 수 있기에 간편하게 배우게 할 수 있음.

우드해머를 쓸 일은 트리토돈이나 메깅과 같은 물 / 땅 포켓몬들 저격 용도. 이 외에도 웨이브태클을 배운 포켓몬을 얻기 전까지 땅타입과 바위타입 저격용으로 쓸 수 있었다.

피카츄 (보울마을 근처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포켓몬)

기술: 돌진 / 와일드볼트 / 볼트태클

특성: 정전기

포켓몬의 영원한 마스코트. 많은 전기 타입 중 피카츄를 고른 이유는 '유일'하게 위력 120짜리의 전기 타입 반동기인 볼트태클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볼트태클을 배우는 방법은 전기구슬을 가진 피카츄를 교배해서 얻은 알을 부화시키는 것으로 부화한 피츄는 볼트태클을 배우고 있다.

전기구슬을 피카츄를 포획하면 낮은 확률로 나오는데, 한 30분 정도 노가다를 하면 한 번은 볼 수 있을 정도. 도둑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오로지 포획을 해서 잡아야 해서 난이도는 높았지만 어찌어찌 얻는 데 성공함.

이 전기구슬을 그냥 놔두기는 아까워서 피카츄에게 지니게 해서 피카츄의 공격을 올리는 데 사용했는데, 반동기 챌린지에서 피카츄를 진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쓰는 것과, 라이츄로 진화시켜서 쓰는 것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음.

피카츄: 전기구슬을 지녔을 때 화력이 라이츄보다 높지만 낮은 체력 때문에 HP 유지가 힘들고 내구가 낮아 상대를 못 쓰러트렸으면 그대로 뻗게 됨

라이츄: 피카츄에 비해 HP 유지가 쉽고 내구도 높지만 화력은 전기구슬 피카츄보다 낮음

그래도 높은 화력은 확실히 이익이였기에 피카츄를 그대로 쓰는 것으로 함. 확실히 전기구슬 피카츄의 화력이 높긴 했지만 그만큼 HP 관리가 빡셌기에 난이도는 높았던 편.

대쓰여너 (북신의 마을 영겁의 숲에서 53 레벨으로 출현하는 히스이 배쓰나이를 포획)

기술: 돌진 / 이판사판태클 / 웨이브태클 / 양날박치기

특성: 적응력

깡패 물고기. DLC 지역에서 등장하는 히스이 배쓰나이를 진화시켰는데 마침 진화조건도 반동 대미지 294를 받고 레벨업하면 진화하는지라 진화시키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음.

역시 최대 장점은 특성 적응력을 앞세운 자속 웨이브태클으로 장난 아닌 깡화력으로 돌파해 버릴 수가 있다. 단점이 있다면 고스트 타입을 살릴 반동 기술이 없다는 점 정도. 그래도 서브 기술인 양날박치기도 있어 보조 기술로 써 먹을 수 있고, 이판사판태클을 자력기로 배울 수 있는지라 교배기로 이판사판태클을 배우는 포켓몬들에게 기술 가르침 용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좋았다.

히스이 윈디 (달투곰 퀘스트를 끝낸 이후 세류에게 보상으로 받음)

기술: 이판사판태클 / 플레어드라이브 / 와일드볼트 / 양날박치기

특성: 돌머리(숨겨진 특성)

최종병기. DLC 지역인 북신의 고장에서 세류에게 받을 수 있는 달투곰 퀘스트를 클리어한 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가디를 진화시킨 포켓몬.

달투곰 퀘스트는 스토리 후반부에 가서야 겨우 깰 정도로 레벨이 높게 편성되어 있어서 스토리 영입도 사실상 후반부에 할 수 있는 포켓몬이였다. 특히 레벨이 70대에 육박하면서 특성 심안으로 일관성 확보 + 명상으로 랭크업 + 위력 140의 블러드문을 사용하는 달투곰을 쓰러트리기에는 꽤나 힘들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레벨 50대 후반인 대쓰여너로 몸 비틀면서 겨우 깼을 정도.

그래도 불꽃의돌로 진화하기에 진화 자체는 쉬우며, 교배기로 이판사판태클과 "자속" 양날박치기를, 기술 떠올리기로 플레어드라이브를, 기술머신으로는 와일드볼트를 배울 수 있기에 기술칸이 모자랄 일은 없을 정도.

거기다가 세류에게 받는 히스이 가디의 특성은 돌머리인지라 반동 대미지를 일절 받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난 노 리스크 반동기를 난사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 다만 히스이 윈디 특징상 화력이 2% 부족한 경우도 많았다는 것은 살짝 아쉬웠다.

참고로 히스이 윈디는 돌진을 배울 수 있긴 하지만, 돌머리 특성 때문에 이판사판태클의 완벽 하위호환인지라 굳이 배우진 않았다.

이렇게 6마리의 포켓몬으로 스칼렛 바이올렛 스토리를 깼는데 반동기만 사용하다 보니 HP 계산을 잘 해야 해서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반동기의 종류도 한정되어 있기에 대처를 못 하는 타입에는 곤란했다는 문제도 있고, 만약 반동기를 써서 상대를 못 쓰려트렸다면 그 즉시 요단강을 건너는 경우도 많았는지라 마냥 쉬웠던 챌린지는 아니였다.

타입 챌린지가 식상하다면 이렇게 기술에 제한을 두어서 해 보는 챌린지를 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