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뒤를 돌아보니 레드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리고 레드의 손에는 가느다란 막대같은것들이 잔뜩 쥐어져있었는데 자세히보니 다름아닌 빼빼로였다


"뭐야 그건"


"응? 이거? 빼빼로야"


"아니..그건 아는데"


레드는 먹을래? 라고 묻듯 빼빼로를 잔뜩 쥔 손을 내게 내밀었다 딱히 좋아하는 과자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레드가 준거니까 분명 맛있으리라 생각하고 하나를 받아 입에 물었다


그러자 레드는 갑작스레 내 목덜미를 감싸고선 내가 물고있던 빼빼로의 다른쪽을 물었다
나는 깜짝놀라 레드를 뿌리치고 뒷걸음질을 쳤다

"자,잠깐! 뭐하는거야!?"


"응? 빼빼로게임이야 하기싫어?"


"아,아니 지금 그걸 묻는게 아니잖아!"


레드는 태연하게 입에 빼빼로를 그대로 문채 생글생글거리기만했다 아마 자기가 한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전혀 모르는듯 했다 정말 순진한 녀석이다


"하기싫어?"


"아,아니..그건"


"하기싫어?"


"그러니까.."


"하기 싫은거구나.."



레드는 금새 시무룩해져서는 입술을 쭉 빼고 축 늘어졌다 마치 어린애가 같이 놀자고 때를 쓰다가 안된다는 대답을 듣고서는 삐친모습같기도 했다


"그럼..나혼자 먹지 뭐.."


"잠깐.."


시무룩해진 레드의 기분을 풀어주기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레드랑 키스라든지 그런것을 해보고 싶어서였을까 어느 이유에서든 나는 레드가 제안한 것을 꽤나 해보고싶었다


"하자"


"괜찮아 하기싫은거 억지로 내기분 맞춰주려 하지않아도 돼"


레드는 싱긋 웃으며 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하고싶어"


"...그러니까 억지로 하지않아도"


"너랑 키스하고싶다고!"


".....어?"



망했다 말이 헛나와버렸다 말을 내뱉자마자 나는 곧바로 후회했다 시간을 되돌리고싶어 라며 속으로 빌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일이 일어날리가 없지 분명 이상하다고 생각할꺼다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레드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채 레드의 표정을 상상해보았다 분명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경멸하고 있겠지 라고 생각하니 눈물까지 나올듯했다


"레드..그러니까 내말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리며 레드를 바라보려했다 레드는 아무말도 없이 그자리에 계속 서있는듯했다 천천히 눈을 뜨며 레드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건 다른 의미로 꽤나 충격적이였다


레드는 눈을 감은채 입술을 살짝내밀고 빼빼로를 물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듯 가만히 서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어찌할줄 몰랐고 그대로 굳어있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돼?"

레드가 한쪽눈을 살짝 뜨고 나를 재촉했다

그제서야 확신이 선 나는 빼빼로 끝을 입에 물었다

우리는 천천히 빼빼로를 먹으면서 가까워졌고 코끝이 닿을듯말듯한 거리까지와서 잠깐 움찔했다

마음을 먹고 다시 시작했지만 그만 도중에 빼빼로가 도중에 부숴져버려 끝나버렸다

나는 내심 속으로 굉장히 아쉬웠다


"내가 이겼네"


레드가 웃으며 자기가 입에 문 빼빼로 조각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그럼.."


레드는 남은 조각을 마저 삼키고 내 목덜미를 감싸며 눈을 마주쳐왔다





"키스..해보고싶어?"



레드는 평소처럼 웃었지만 레드의 말때문인지 그 미소는 꽤나 야릇하게 느껴졌다


나는 레드의 질문에 별다른 말없이 조용히 입을 맞추었다




☆ ☆ ☆




백합 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