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형사법 공부하고 나서

뭔가 자기가 법 전문가 된 것 같음

TV에서만 보던 졸업식날 정복입고 높으신 분들 와주고 내가 이 현장에 있어서 부심으로 가득참

파출소에 첫 발령을 받았음

실제로 근무를 해보니 하나도 모름

바로바로 응대를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터짐

그래도 선임이 다 알아서 해주고 나는 운전셔틀이나 하고 뒷짐지고만 있음

파출소에 현장대응매뉴얼 이거만 달달 외움

관련 법? 생각할 겨를이 없음 존나게 많음

내가 알던 것은 내가 배운 형사법으로 범죄자들 정의구현하는 거였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젤 밑바닥 일을 하는 거임

그러다가 계급별 기동대 복무를 시작함

첫 근무를 섰는데 서울정부중앙청사경비대에 1시간씩 외곽 순찰을 돎

A급 국가 중요시설 순찰이라고 해서 거창한 거 아님

정부청사경비대 의경들이 하던 일을 직업 경찰관이 그 일을 하고 있음

그냥 거기 왔다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상황이 없을 땐 놀 수야 없으니 순찰만 매일 돎

그러다 상황이 터졌는데 과거 전의경들이 하던 방패들고 뻗치기 근무를 함

과거도 아니고 요즘 같은 경우 과격하지도 않음

그냥 나이처먹고 형사법,헌법 공부를 한 경찰관이 되었는데

과거 전의경들이 다 하던 뻗치기 근무만 하고 있음

전의경들은 나때 10만원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20배 넘는 돈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가끔 생각함. 의경보다 훨씬 적게 근무함

나보다 훨씬 어린 20대 경위가 30대 40대를 지휘하고 있고

저 멀리서 20대 후반, 30초 되어보이는 경감이 우리전체를 지휘하고 있음

그 분노를 블라인드 켜서

누가 법에 대해 말하면 거기에 꼽사리 껴서 나 법조인인 척 법에 대해 씨부림

그래도 경찰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교통전문 교통경찰관이지 하고 생각하다가

경찰 이륜차 타는 거 너무 위험해보여서 안 함

결국 평생 생활안전부서나 교통조사계, 상황관리실, 듣보잡 안전과, 기동대, 112 뺑뻉이 돌다가 퇴직함

정작 아는 거 1도 없음

이게 바로 대한민국 70%의 대부분의 경찰관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