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네 도서관에 다녀왔다

가격은 회원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가장 구석진 책상으로 자리를 골랐는데

맞은편에 경찰학을 보고 있는 나이 많은 남자가 보였다.

나는 그 남성을 또렷히 쳐다보았다.

그 남자도 나를 쳐다봤으나

나의 기세에 눌린것인지,

아니면 그 나이 쳐먹고 공부하러 온 것이 찔렸던것인지

그 남자는 금새 내 눈빛을 피했다.

장수하는 사람이 싫은 이유는,

그 나이먹도록 아직까지 공부를 놓지 못한다는 건

대가리가 멍청하다는 반증이기도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헛된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나라의 녹읍을 먹어보겠다고

도서관에 나왔다는 그 뒤틀린 욕망 자체가 싫은것이다.

동네의 허름한 도서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에 당연하게도 나라의 세금으로 돌아간다

저 장수생은 세금도 안내는 사회의 악마 개백수일텐데

혼자 구석진 책상에 앉아서

두문자만 꾸역꾸역 외우고 있는 이기적인 모습이

저 사람의 집안꼴 또한

별반 다르지않다는걸 느끼게해주어 더욱 역했다.

면전에 그렇게 살지말라고 한마디 해주고싶었으나

공부할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 말이 있어서 참았다

대신 따가운 눈빛을 계속 보냈고

그 남자는 내 시선이 따가웠는지 결국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그런 모습마저 너무 이기적으로 느껴져

도서관 사서를 호출하여

여기가 장수생도 입장이 되는곳이냐? 라며

그 사람이 들리도록 크게 물어보았고

웬 늙은이가 출입하여 분위기를 망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며

그 남자가 들리도록 재차 크게 물어보았다

그 남자는 공부를 끝낸것인지

아니면 주변시선이 따가워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금새 자리를 떴다

저러고선 또 어디선가 자리 차지하고 열품타를 키겠지

부디 오늘 나의 시선에서 깨닫는바가 있어서

그가 하루 빨리 장수생 생활을 청산하고

노가다라도 뛰면서 사회의 일원이 되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길

이기적인 마음을 고쳐먹길

그러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