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다 적으려다 혹시 특정될까봐 마지막은 x표시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독서실 흡연구역에서 니가 나한테 말했지.

"여기 자리 마음에 안들면 옮겨도 되나여?"

사장님한테 물어야지 나한테 묻는 능지에서 이미 마음에 기스가 났다만

사장님에게 여쭤보라고 내 아주 친절하게 응대해줬지.

아니다. 어쩌면 너는 사장님한테 물을 능지는 있는데 내 주변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이미 마음을 정하고 나에게 물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과거를 돌릴수만 있다면 이때로 돌리고싶다.

존나 싸가지없이 얘기했어야했다.
얼굴이 길쭉한거부터 느낌이 쎄했는데.

이때 싸가지없이 얘기해서 니가 내 뒷자리로 오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니가 나한테 물은 것 자체도, 남들과 달리 외투를 밖에서 벗고 들어오는, 또 발뒤꿈치를 들고 총총거리며 걷는 내 모습을 만만하게 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만만히 보지 않았더라면 내가 제발 히터좀 그만 키라고 애원해도 7,8월 제외하고는 항상 히터를 쳐 켜지 않았겠지.

니가 피는 릴믹스 전담냄새때문에 대가리가 깨질거같다.. 흡연충인 내가 이정도면 일반인은 어떨까? 니가 화장실에서 소변만보고 나와도 슬리퍼는 땀으로 흥건해서 발이 오염되는 느낌이고, 전담냄새가 거의 화생방 싸다구를 친다..

어제 내가 화장실에 붙여놓은 쪽지보았지? 화장실에서 릴믹스 쳐피지 말라고. 근데 어쩌면 니가 화장실에서 전담을 쳐핀게 아니라 그냥 몸에서 나는 잔향이 남았을수도 있겠다..

나는 땀많고 냄새나는건 항상 뚱땡이들을 의심해왔다. 그런데 마사이족처럼 마른 니가 이렇게 땀이많고 냄새가 난다는걸 경험하고 전국의 비계덩어리들에게 고개숙여 사죄하고싶다..

그리고 유튜브에 찾아보니 릴믹스피면 목이 많이 마른다더라.. 니가 계속 기침하는 이유가 릴믹스일지도 모르니 좋은걸로 한번 찾아보아라..

적다보니 기억났는데,
너는 아가리로는 정숙을 요구하면서 니 발뒤꿈치는 그렇지 못하더구나. 걸을때마다 건물이 울린다 건물이..

마지막으로 독서실 커피좀 작작 마셔라.. 공용품 아니냐? 기본 믹스 2개에, 녹차까지..

이만 줄이마.. 열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