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고철덩어리...던져버리고 싶다.

몇일전 주었던 이 망할 칼이 이렇게 내 복수의 길에 방해가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냥 말좀 할줄 아는 신기한 칼인가 했는데....

말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위험할 정도로 많다. 아니 정말 위험하다.

이 던전은 처음이고 던전에 제법 오래 있었다고 하니 이것저것 물어봤었던게 패착일까...

"낫을 든 정신나간 마법사말이야 달링? 그녀석 아마 지그문트였을거야. 잘도 죽였네? 그 정신나간 늙은 녀석 정말 강해서 나름 목에 힘주고 들어온 초보모험가들을 말그대로 낫으로 추수하고 다녔거든. 그 늙은이 동생으로 에드몬드라는 놈도 있는데 걘 그냥 쪼다야 쪼다. 약하고 별볼일 없는데 형한테 너무 밀리는거 같으니까 발악하고 다닌다니까? 그 더러운 형제가 뭘 만진지도 모를 손으로 날 쥐려고 했을땐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지 ! 아마 나만 봐도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도망갈걸?"

깔깔거리면서 수다를 시작한 녀석은 그렇게 만난날부터 잠시도 쉬지않고 조잘대기 시작했다. 노래하는검이라면서...단순히 수다쟁이검 아니야?

처음이 아름답고 발랄한 목소리라고 느꼈던 내 자신이 저주스럽다.

하지만 나름 쓸모있는 정보를 줄때도 있긴하다.

"아 자기 그 목걸이 광폭화의 목걸이네. 알고있어? 그 목걸이엔 특별한 마법의 힘이 스며들어있어서 마법도구 사용법을 조금만 더 익혀도 능숙하게 광폭화할수 있다고? 위기의 순간에 사용해봐 ! 짐승같이 날 다루는 자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버릴거 같아 !"

...미친 섹드립만 음소거 했으면 한다.

이 민폐검과의 모험은 정말 살떨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만들었다.

적을 공격할땐 다른 여타의 검보다 더 강력하고 정확한 공격이 가능해서 솔직히 감탄했다.
하지만 적과 맞아 싸울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이녀석때문에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하나둘 머리를 들이밀때마다 속이서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한번은 척봐도 위험해 보이는 오크부대와 오우거가 나왔는데, "야 이 못생긴 녀석들아 우리자기 칼맛을 봐라 ! 아 칼맛은 내몸인데? 어머 불결한 자식들이네 내 몸을 노려? 죽어 !" 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오크부대가 한번 더 나왔을땐 정말 미치는줄 알았다.
신기한건 정말 소리를 지를때마다 몬스터들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는 사실이다. 정신공격인가?

던전을 탐험하다가 엘프남녀를 만났는데 "어머 저 더러운 패륜남매좀 봐바 자기, 남매인데도 서로를 탐한다나봐~ 저 탕녀의 **(자체검열)에 내 몸을 꽂아버려 ! 아주 뿅갈걸?" ....

내가 부끄러워서 뿅갈뻔 했다.

사이좋게 머리를 날려주었지만.

그렇게 진행하던 도중 이상한 입구를 발견했다.
이세계의 각각의 신을 모신 만신전이라는 듯하다. 끓어오르는 복수심에 제단앞에 방뇨라도 휘 갈겨주마 ! 하고 내려간 내 앞에는....전혀 모를 제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 제단은 트로그라는 신의 제단인데 얘네 신도들은 멍청하고 못생겼어 ! 스마트한 자기한텐 맞지않아. 만나는 족족 다 얼굴에 스크레치를 넣어버리라구 ! 멍청한 놈들이 열등감에 젖어서 광폭화하고 다니는데 정말정말 꼴불견 이라니까? 그러다가 자수성가한 녀석들은 꼭 이 신을 배신하더라구 ! 웃기지? 깔깔깔"

전혀 들어본적 없는 신이다.

그외에도 여러 신의 제단이...아니 제단이 이렇게 여렇이 늘어서 있는 것도 처음본다만 사제가 근처에 있는것도 아니고....아니 이신들은 뭐지?
내가 들어봤던..내가 한때 모셨던 그 개자식들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몰록....날 어디로 보낸거냐 대체.

"야 ! 너 뭐야 너 진짜 재밌게 생겼다 이리와봐 !"

그러던 내 귀에 정말 무슨 제단이 저렇게 생겼을까 싶은 얼굴동상이 말을 걸었다.

-다음장

p.s 진행하는 반신족 아직 안죽었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