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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죽소설 펑크-(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8.227) 2016.04.27 00:02:19
조회 639 추천 11 댓글 0


The +7 greatsling \'punk\'



우리의 죠 자신은 자연을 거스르는 지형을 벗어나 하산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하늘을 찌르는 활엽수들과 바위들. 바위들 뿐이었다. 이정표 하나 없는 산길을 미로와도 같았다.

\'어쩌면 내 조상들이 고의적으로 이런 미로를 만든 것일지도 몰라.\' 하고 그는 발까지 올라오는 눈길을 걸어가며 생각했다. 외부세상과의 접촉은 수 세기 동안 안정된 하플링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밤비가 뛰어놀고 마호니아향이 코를 찌르는 즐거운 산책로가 될 수도 있었던 산길은 오랫동안 대도시의 사치와 향락으로부터 순결함을 지켜주는 방파제였다.

자연은 이에 협조적이였고 모험을 찾는 몇몇만이 산을 벗어났다. 대부분 산을 내려가자마자 보이는, 부의 신 고자그 본인이 몸소 투자한 네멜렉스 조베의 도박장에서 도박빚에 쌓인채 강제노역에 시달리거나 아편굴에서 꿈속을 넘나들며 살아가지만  말이다.


사색과 산보 도중 숲 한가운데에 불균형하게 세워져 있는 오두막을 발견했다. 거인이 가지고 놀던 인형 집을 그대로 내려놓은 듯한 인공적이고 차가운 집이다. 이상한 낌새는 어렴풋이 느꼈지만 특이한 취향을 가진 주인장이라고만 생각했다. 어쨌거나 하플링에게 오두막이란 대게 긍정적인 것이었다.

"세상에, 빵과 난로와 익어가는 모슬린 구이!"

죠가 먼지 하나 없는 대리석 현관으로 달려가자
하플링의 본성 깊숙히서 거부감과 공포가 느껴졌고 구토를 하고싶은 욕망이 솟구쳤으나 휘청거리면서 고행의 길을 걷는 마크레브와 샤이닝 원의 설법 등 신학적인 모자이크가 새겨진 유리 문 앞에 섰다. 목을 가다듬고 자세를 고쳐잡는다.

"어흠, 거 주인.."
엄마가 가르쳐 준 매너대로 정확히 두번 두드렸다.
"주인.."
하지만 예의바른 주먹질은 허공을 두드릴 뿐이였다.
"거 주인 있느냐?"
또다시 주먹쥔 손에는 찬바람만이 느껴졌다.
"이상한데."
한발 물러나 힘껏 주먹을 퍼붓자 모두 명중하여
손을 부여잡고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니미럴 문!"
죠는 얼떨결에 문을 차버렸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잔창이 부서졌다. 입구가 뻥 뚫리자 보이는 집 내부에는 익숙한 풍경이 아닌 끝이 없는 어둠만이 보였다. 부서진 문은 어둠속으로 떨어져 몇초 뒤에 간신히 \'탁\' 하는 소리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윽고 흠 하나 없는 집은 한 부분이 깨지자마자 아치를 뺀 다리와 같이 휘청거렸다. 오두막 부분에만 지진이 일어난 듯 했으며 액체처럼 흔들거리는 집을 본 죠는 급하게 발을 때려고 했지만 이미 자신이 저지른 일을 너무 늦게 깨달은 뒤였다.
광활한 자연의 미로 속에서 집이 무너지는 소리는 너무나 작게 메아리쳤다.






포근하다.
당근과 양배추로 스튜를 끓이는 냄새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소근거리고 장난치는 소리. 모두 정겹고 그리웠다.

"어쩌면 이 모든게 꿈이였고 나는 흔들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어."

그는 눈을 감고 나지막히 말했다.

"아니면 4대지옥의 군주가 새로운 손님을 위해 몸소 요리를 준비하고 있던가."

"안타깝게도 후자에 가까운것 같군."
"아, 그럼 마늘은 넣지 말아줘."

누군가가 그를 의자 위에서 굴러떨어지게 했고 딱딱한 바닥 위에 힘없이 축 늘어졌다.

"흠,그래도 지옥은 생각보다 따뜻하네. 언젠가는 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순간 날카로운 불협화음이 귀를 찔렀고 눈을 뜨자 찢어진 보라색 모자를 쓴 노인이 자신의 귀 위에서 침을 튀겨가며 피리를 불고 있었다.

"다, 당신 뭐야?"

죠는 재빨리 거리를 벌인 뒤 주머니를 더듬었다. 단검이 아닌 막대사탕 한봉지가 가득 들어있었다.

"나는 너같은 난쟁이랑 농담 따먹을 시간 없어! 소리 모방 전문 악마까지 섭외해서 영혼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이거 안되겠구나!"
"그래도 저는 노력했어요."
깔때기같은 입을 가진 보라색 악마가 중얼거린다.
이곳은 죠의 따뜻한 고향집이 아닌 악취미의 실험실이였으며 병에 담긴 내장들과 기묘한 토우들로 가득찬 냄새나는 곳이였다.
"가장 편안한 순간에 영혼을 가져가는게 쉽다는건 알길 바래요.  이 일이 인정받지 못한다는건 잘 알지만 머리는 똑똑하면서 지옥불을 쏘고 파괴만 일삼는 악마들보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티스트로서 신념이 있거든요."
"그거 굉장하네."
죠가 끄덕였다.
"고마워요어으아어어어."
노인이 이상한 음색을 불자 악마는 피리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제기랄, 양쪽으로 짜증나는 놈들 뿐이구만!"
"왜, 좋은 사람 같은데."
"닥쳐. 네 상황을 깨닫아라. 일어서!"
"내가 왜 당신 명령에"
다리가 후들거리며 꼿꼿이 섰다. 상체를 내려다보니 죄수복이 아닌, 검정색 구속복 위에 사슬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문짝을 뜯어버린 값은 네 영혼으로 충당하려고 했지만 정신을 차렸으니 오히려 잘 됬군. 잘 들어 꼬맹아, 이몸은 너의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그분에게 밉보이게 됬다고. 그분께서 아끼던 예술품이였는데.."
죠는 흘러내리는 침을 삼키면서 목을 찌르는 자리, 눈을 찌르는 적정시간, 고간을 때리는 각도 등을 계산했다.
"아, 오두막 주인이시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가게 해주시면 상호간의 우정이 꽃피게 되겠지요?"
"아니..그럴 순 없지. 나는 너같이 예의없는 놈에게 너의 실수를 만회할 임무를 내리겠다."
노인은 피리를 집어던지고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끔찍하고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고 양심없는. ."
잔인한 형용사들을 남발하는 노인을 보면서 죠는 온몸을 들썩였지만 자세는 바뀌지 않았고
안면근육만 뻣뻣하게 움직일 뿐이였다.

"산 밑의 죠베의 도박장, 스툴토폴리스에 가라."
노인은 바닥에 카드들을 내던졌다. 육망성 모양으로 흐트러진 카드들은 점차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카드뭉치가 되었고 죠의 주머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거기에서 진행되는 게임을 이기기만 하면,    십년간 암퇘지로 살지 않게 해주마. 괜찮은 제안이지?"

"모든 일이 너무 빨리 벌어지는것 같은데, 내 생각에는.."

그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자 구속복이 죠를 감쌌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조여졌다.
"이미 너한테 선택권은 없어. 조베의 사원으로 들어가서 카드를 보여줘라. 골루브리아!"
푸른색 관문이 허공을 찢고 나타났다. 노인은 죠를 관문 쪽으로 발길질했고 그는 공간 이동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울렁거림과 함께 수도꼭지에 빨려들어가는 벌레의 기분을 체험했다.


"걱정 마렴 꼬마야. 그냥 카드게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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