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범대학 다닐 때 스승이 국내파 공산주의자의 거두인 현준혁이었다는 거 알고는 있노?

역설적이지만 이 나라가 미국의 뜻대로만 굴러가지 않고 자립경제를 건설해 낼 수 있었던 데에는 공산주의자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더라.

미국이 권하는 경제모드는 경공업이나 키워서 수입대체산업이나 육성하는 거지 그 이상은 전혀 원하지 않았다. 친미지식인들은 미국의 권유를 거의 신주단지처럼 뫼시며 따랐기 때문에 감히 미국의 뜻을 거슬러서 중공업 건설을 할 생각조차 못했다고 바야 할 거다.

미국 뜻대로만 따르지 않는 것은 바로 공산주의를 소싯적에 접해서 미국의 방식대로만 사고하지 않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라 봐야 할 거다.

물론 계속 공산주의자의 길만을 걸었다면 그에게 한 나라를 맡아 다스려볼 기회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변절자라 하는데 만약 변절하지 않았다면 

공산주의자 박정희는 아마 한국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을 것이겠지.

살아남았기에 어떻게든 기회를 잡은 것이다.

공산주의자는 파시스트와 종이 한장 차이다.

박정희는 만주군 근무시절에 일본 파시스트를 접했고 또 스탈린주의를 접했다고 봐야 한다. 당시 만주군 장교들 사이에서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좋았던 걸로 안다.

다만 친일파라고만 매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진짜 친일파이기만 했다면 그는 집권한 후에 나라를 일본에 팔아 먹었겠지.

박정희장군이 정권을 잡자 일본에서는 만주군 경력을 가진 박정희를 높이 평가하여 막대한 정치자금과 함께 그를 여러모로 도왔다. 경제원조라는 형식으로 대한민국을 경제적 식민지로 다시 만들려는 술책을 부렸지.

하지만 박정희는 민족주의자이기도 했다. 일본을 이용할 만큼 이용했지만 결코 일본 우익이 바라던 것처럼 나라를 일본에 다시 팔아 먹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국내적으로는 반일 사상을 고취하고 일본 문화를 퇴폐문화로 규정하여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미국의 눈이 아닌 자신 아니 조선민족의 눈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배경이 있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헌데 가만 보니 이런 사람은 진짜 흔치 않다. 

민족주의자라고 하면 공상적인 측면으로 치중하기 쉬워 전혀 현실적이지 못했고 서구식으로 교육받은 지식인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철저하게 미국적 시각으로만 보려 했다. 

그런 친미 지식인들이 미국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는 간첩질을 일삼았던 것이다.

박정희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런 자들에 의해 미국에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