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동남아 순방 중 아시아 예수회와의 회담에서 “나는 아웅산 수지의 석방을 요청했고 로마에서 그의 아들을 만났다. 우리가 그를 받아들이자고 바티칸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한 교황은 “(미얀마의) 미래는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존중, 모든 사람이 공동선에 기여할 수 있는 민주적 질서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평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발언이 나온 아시아 예수회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다 이날 한 신부가 교황의 허락 하에 당시 회담에 관한 글을 이탈리아 일간지에 게재하며 알려지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일~13일 동남아 4개국 순방을 한 바 있다.

교황은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과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그는 2017년 12월 미얀마를 방문해 수지 전 국가고문을 만나 회담한 뒤 나란히 올라 연설했다. 당시는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족민주동맹(NLD)이 총선에서 승리한 뒤 출범한 민선 정부가 한창이던 시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에서 “미얀마의 미래는 모든 구성원의 권리와 존엄, 모든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에 기반을 둔 평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지 전 국가고문은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에 붙잡혀 여러 혐의로 총 27년형을 선고받고 한동안 수감됐다. 지난 4월 군부는 그를 교도소 수감에서 가택연금으로 전환했으나, 그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무장 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경제난이 깊어졌다. 최근에는 슈퍼태풍 ‘야기’ 탓에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번주 미얀마 군부가 민주활동가 여러명을 처형할 것이라는 전언이 나온 바 있다. 군부가 여성을 포함한 사형수 최소 5명을 교수형에 처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사형을 선고받고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들로 추정된다. 유엔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은 지난 23일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에 대한 처형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한 재판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절차에 따라 사형을 선고하는 건 반인도 범죄나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구금된 수감자 중 사형수는 100명 이상이다. 2022년 7월 전 NLD 의원을 포함해 민주 활동가 4명이 사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