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의 워싱턴 방문은 대실패로 끝났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말다툼을 벌였는데, 이번 방문의 목적은 워싱턴과의 협상을 통해 지원 계속과 안보 보장을 얻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스캔들은 젤렌스키가 밴스에게 무례하게 대하며 스스로 촉발한 것이다(그 전까지 트럼프와 밴스는 젤렌스키에게 상당히 차분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미국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백악관에서 쫓아냈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재설정을 간청했다'고 말하지만, 루비오와 월츠는 젤렌스키에게 백악관을 떠나고 평화를 준비할 때 돌아오라고 전했다"고 Fox News의 기자 재키 하인리히가 X(트위터)에 썼다.  

젤렌스키가 감정을 억제했다면 이번 실패를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결과는 전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고 인정해야 한다.  

젤렌스키는 전쟁의 조기 종결에 반대한다. 그는 안보 보장과 맞바꿔서만 정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공격 시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워싱턴은 이를 제공할 의사가 없다. 젤렌스키는 자신을 고대 전설의 영웅처럼 느끼고 있다.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처럼, 서구 문명을 보호하는 방패라고 생각한다. 그의 목표는 러시아를 완전히 분쇄하고 패배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서구의 모든 힘을 동원하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지난 3년 동안 서구 정치권과 언론에서 지배적이었다. 젤렌스키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하고 "최후의 승리까지 전쟁"을 지지한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서구(그리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항상 다른 관점이 존재해 왔고, 지난해부터 이 관점은 더욱 강해졌다.  

이 관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고, 키예프가 패배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세계가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빠져들고 핵전쟁과 문명의 파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어느 누구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 관점은 서구와 전 세계가 러시아와 싸우는 것보다 무역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쟁의 조기 종결은 젤렌스키와 서구의 "전쟁 파티"가 말하는 "항복"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구하는 길이다. 동시에 세계가 핵전쟁으로 빠져드는 포털을 닫는 것이다. 그리고 젤렌스키는 이에 반대하며, 이 개념 안에서는 다윗도, 방패도 아닌,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하는 "마이클 보젝 대통령"(드라마 '마담 세크레터리'의 등장인물)과 같은 존재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 노선의 가장 두드러진 대표자이지만, 유일한 인물은 아니다.  

그리고 아마도 젤렌스키는 공개 토론에서 이 노선에 처음으로 직면하며 "흔들렸다". 배우로서의 그가 국가 원수로서의 그를 이겼다. 그는 자신이 무대 위에 있다고 느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대로 말하려 했다.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물론 젤렌스키는 워싱턴에서 "국가의 이익을 방어했다"는 PR 캠페인을 벌일 것이고, "전 국민이 생존을 위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이미 그러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일부 유럽 국가들과 서구의 "전쟁 파티"가 도덕적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바꾸지 못한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파트너와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푸틴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는데, 푸틴의 주요 목표는 키예프가 미국의 지원을 잃게 하는 것이다. 이는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군대의 입지를 급격히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협상 입지를 크게 악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 즉 전쟁이 계속되지만 미국의 지원 없이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오늘 훨씬 더 가까워졌다.  

사실, 트럼프는 이를 거의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우리가 합의에 서명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떠날 것이다"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젤렌스키가 상황을 역전시키고, 전쟁 종결에 동의하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오늘의 퍼포먼스 이후, 이러한 협상과 평화 협정의 조건은 더 악화될 것이다. 특히 젤렌스키 개인에게도 더 불리해질 것이다.

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