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6회초 무사 1, 3루 삼성 박한이가 3점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08/감격의 첫 연승.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연속으로 웃었다. 13번의 도전 만에 처음으로 연승에 성공했다. 삼성은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3연전 첫 날 9대4로 이겼다. 시즌 14번째 승리다. 이 경기 전까지 13승을 거두면서 단 한 차례도 연승을 거두지 못했던 삼성이다. 마침내 5일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삼성은 6일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키버스 샘슨을 만나야 했다. 삼성 선발은 백정현. 선발 매치업상 밀릴 수 있는 경기였는데, 비로 경기가 취소되며 행운의 조짐이 보였다. 그리고 KT를 꺾으며 개막 37경기 만에 감격을 누렸다. 결국 해줘야 하는, 해줄 선수들이 승리를 만들어줬다.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타이 윤성환

삼성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윤성환. 유일한 국내 개막전 선발투수였다. 하지만 개막전인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최근 4연패에 빠졌다. 투구수 50개가 넘어가면 공에 힘이 빠졌고, 직구 평균 구속도 130km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KT전은 이를 악물고 던지는 모습. 5이닝 3실점으로 잘 버텨줬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5회에도 130km대 중후반 구속을 유지했다. 최수원 구심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콜이 후했는데, 제구가 좋은 윤성환이 이 점을 노련하게 활용했다. 

윤성환은 시즌 두 번째 승리이자, 통산 124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는 삼성 구단 역사상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현재 한화에서 뛰고 있는 배영수가 124승을 거두고 한화로 적을 옮겼다. 이제 1승만 더하면 삼성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또, 역대 최다승 공동 11위인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과 정민태 한화 코치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08/▶설움 날린 박한이의 한방

이날 승부처는 6회초. 삼성의 4-3 살얼음 리드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KT 선발 고영표가 구자욱에게 안타, 그리고 강민호에게 사구를 내주며 흔들렸다. 이 때 등장한 선수가 8번-지명타자 박한이. 박한이는 볼카운트 2B2S에서 고영표의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겼고,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첫 홈런이 아주 중요할 때 터졌다. 

이번 시즌 박한이의 입지는 매우 불안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지명타자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부진했다. 결국 4월 2일 2군으로 내려갔다. 절치부심 준비해 올라와 맹타를 휘둘렀다. 4월18, 19일 롯데전과 20일 KT전 3경기에서 7안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또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아야 했다.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사실 팀 리빌딩 작업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기회를 잃었던 박한이다. 리빌딩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의 출전 경기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팀 첫 연승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프로는 결국 실력으로 보여주면 되는 곳이다. 극도로 부진하지 않는 한, 당분간은 2군에 내려갈 일은 없을 듯 하다.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2회초 무사 1루 삼성 구자욱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나가 축하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08/▶구자욱 부진은 실화였나

삼성의 첫 연승 도전 의지, 구자욱의 복귀에서 느껴졌다. 옆구리 부상으로 4월 6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구자욱은 KT전을 앞두고 7일 1군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날 6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한수 감독은 "한 번에 다 보여주려 하지 말고, 6번 타순에서 부담 없이 가볍게 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오랜만에 1군 경기에 출전해서 그런지, 1회말 무사 1, 2루에서 유한준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를 놓쳤다. 무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윤성환의 호투로 1실점에 그쳤지만, 만약 1회부터 대량 실점 했다면 구자욱은 역적이 될 뻔 했다. 

그 부담을 덜었는지, 타석에서 방망이는 시원하게 돌렸다. 2회 첫 타석에서 1타점 동점 3루타를 때렸다. 6회에는 박한이의 쐐기 3점포까지 연결을 시키는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했다. 1루쪽 땅볼을 때리고도 악착같이 달려 슬라이딩,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7회 역시 1사 2루 찬스서 안타를 때려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시즌 첫 3안타 경기. 부상 전 11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로 허덕이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