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현충일인 6일 삼성-SK 경기 6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출전해 외야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2018.06.06.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강민호(33·삼성)가 친정팀을 만나 또 홈런포에 불을 당겼다. 홈런 2방을 몰아치며 ‘거인군단’을 무너뜨렸다. 롯데만 만나면 강민호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강민호는 5일 사직 롯데전에 포수, 5번타자로 선발출전해 홈런 2개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가 돌아갔다. 2회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투수 송승준의 구속 140㎞짜리 직구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선제 투런포였기에 결승홈런이 됐다. 6-2로 앞서던 7회 2사 2루에선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필승조 오현택을 투입해 역전 의지를 불태우던 롯데에 찬물을 끼얹은 한방이다. 시즌 18, 19호를 함꼐 터뜨리며 4년 연속 20홈런 달성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2004년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강민호는 2017년까지 10년 넘게 롯데의 안방을 지켰다. 2013년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잭팟을 터뜨렸지만 2017년 겨울 또 한번 FA 자격을 얻은 뒤에는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강민호는 정든 팀을 떠나는 아쉬움을 토로했고 롯데를 만날 때면 예전의 그리움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역시 롯데 시절 한결같이 공을 받았던 선배 투수 송승준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터라 강민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돌며 기쁨을 감춰야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민호는 타율 0.266로 부진하며 삼성 팬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롯데를 만났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강민호는 올시즌 롯데를 상대로는 11경기에서 타율 0.302로 좋았고 이날까지 터뜨린 19개의 홈런 중 가장 많은 5개의 홈런도 작렬했다. 롯데전 타점도 무려 18개다. 롯데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타점을 기록한 상대팀은 아직 없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6경기에선 타율 0.214로 좋지 않았지만 이날 그 아쉬움마저 털어냈다.

게다가 강민호는 이날 삼성 선발투수 팀 아델만을 잘 리드하며 호투에 힘을 보탰다. 아델만은 이날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1개 포함 8개의 안타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실점은 단 2점으로 막았다. 시즌 7승(8패)째를 기록한 아델만은 후반기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롯데 포수 안중열이 2회 강민호에 홈런을 맞을 당시 직구에 강한 강민호를 상대로 직구를 2개 연속 주문했다가 홈런을 맞은 장면과 대조를 이뤘다. 롯데로선 포수 강민호가 그리웠던 장면이기도 하다.

강민호는 경기 후 “최근 팀은 상승세인데 개인적으로는 부진했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올해 그 어느때보다 야구가 어렵다는것을 실감하고있다. 팀 전체가 가을야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나도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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