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sadcore   최형우 1인칭

9회 2아웃...

거기에 한번 더 아웃.
아.
그렇게 우리의 2008년 가을야구는 끝이 났다.


그런데 나는 8회부터 기분이 안좋았다.

...동찬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 듣는척도 하지 않는다
솔직히 플옵 진거보다 더 화가났다. 짜증이 났다. 왜 나한테? 난 그런존재인가?

결국 더 짜증나게 게임은 졌고, 감독님은 우리를 위로하고 또 잘했다며 회식을 하기로 했다.

석민이 이녀석은 뭐가 좋다고 벌써부터 짐을 싸는지...

"야."

참다못해서 회식하러 가는 길에 동찬이를 불렀다.

"..."

젠장. 왜 저러지? 플옵할때만 나랑 사이가 좋았던거야?


더 짜증나게 회식자리에서 나랑 같이 앉지도 않았다. 혼자 구석에 앉아서 계집애마냥...
지만이가 내 곁에 앉았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동찬이가 내 옆에 없다.


"얘들아 올 한해 잘해줬다, 고맙다.
건배하고 09년엔 우승하자!!"

감독님이 기운차게 건배를 하자고 했다.
수십의 남자들이 벌떡 일어나 잔을 맞추었다.

나도 모르게 동찬이한테 잔을 내밀었다.

동찬이는 또 그냥 앉았다.

멋도 모르는 석민이새끼가 내 잔을 쳐서 더 짜증만 난다.



제길.
그 후 2차도 동찬이는 가지 않았다.
난 그냥 홧김에 4차까지 가고 아예 모든걸 잊기로 했다...

....................




머리가 깨질거같아 일어나보니 벌써 오전 11시.
숙소가 아닌 집이었다.

'토요일까지 마음껏 쉬다 와라. 숙소에 있을애들은 있어도 되고.
일요일날까지 숙소로 오기만 하면 된다.'

감독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아, 내일까지 쉬는구나...


그런데 감독님의 말씀이고 뭐고간에 조동찬 이녀석때문에 죽을맛이다.
심장이 왜 아픈지 모르겠다.

핸드폰을 봤다.
-부재중 전화 07건-

급히 통화목록을 보았다.

안지만
안지만
브콜돼
사못쓰
동화형님>.<
안지만


역시 동찬이는 연락이 없었구나... 젠장

어? 근데 동화형님의 전화가 있었다.
깜짝놀라서 바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형우구나.."

"네 형님. 어쩐일로...?"

"너 이녀석 지금 당장 인천으로 와. 할 얘기있다."

"...네?"

"2시까지 우리 숙소 앞 커피빈으로 나와"


...
뚝 끊어졌다.
왠일이지? 동화형님은 코시 준비때문에 바쁠텐데?

머리만 감고 바로 차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1시 30분. 도착해서 카페에 앉아 동화형을 기다렸다.

별 잡생각을 다했다.
'무슨일일까... 동찬이랑 관련된 이야기겠지?
아니야... 그냥 야구얘기 일수도 있어...
아냐 그래도 내일모레가 코시인데 급하게 날 부른건 동찬이 문제때문일거야..
아냐 이미 난 동찬이랑..........'

헤어진건가?
난 동찬이랑 헤어진건가...

생각만 하다보니 어느새 2시 30분...

세시 조금 되지않아 동화형님이 왔다.

"형님 어쩐일로..."

"...야"

"네."


"...형우야"

"네, 말씀하세요"

뜸들이는 시간이 무척 느리게 더디게만 가는 느낌이었다.

"너 임마. 동찬이한테 잘해줘."

"네????"

"새끼야. 동찬이한테 잘해주라고. 걔 착한애야. 앞으로 걔 눈에서 눈물나게 하지 마라"

"형님... 전 동찬이랑 이미 헤어진 사이같은데...
요새 동찬이가 말도 안해요 저랑..."



"야 임마 너 문자도 안봤어?"

아. 전화만 확인하느라 문자를 안봤다.



급히 대꾸도 하지않은채 문자함을 봤다.


금요일 오후 7시에
숙소 배팅연습실로 나와.


...보고싶다.
-동찬이♥-


아... 갑자기 동화형 앞에서 엉엉 울었다.
동화형은 다 받아주고 격하게 날 감싸주었다. 고마웠다.







삼성 라이온즈 역사 최초 팬픽
최형우♡조동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