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버지의 일기장.diary

조자룡죽창쓰듯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7 06:47:14
조회 153 추천 0 댓글 0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ed8s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옹알이나 하던 갓난아이 시절에 쓰였던 일기인듯 하다.



일기에 쓰인 내용은


누나와 나를 키우면서 느꼈던 아버지의 감정들..


그리고 누군가의 아버지이기 이전에


고된 삶에 힘겨워 하는 한 인간의 속마음이 담겨 있었다.



일기장을 넘기던 중 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어머니와의 다툼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날의 일기 마지막 줄엔


다음과 같은 아버지의 다짐이 적혀 있었다.



"다시는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겠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목격하고


어렴풋이나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머나먼 기억을..



아버지의 고함 소리..


어머니의 울음 소리..


그리고 바닥에 누워있는 내 머리위로 날아다니던 집안 물건들..


부서진 장난감..



그렇다.


내 아버지는


당신께서 일기에 쓰고 다짐하신 것과는 달리


그 이후로도 숱하게 많은 폭력과 폭언을 자행하셨다.


아주 선명히 기억한다.



특히 아버지는


뭔가 당신의 성에 안차거나 심사가 뒤틀리는 일이 있을때면


주로 문에다 화풀이를 하곤 하셨다.



쾅!!


쾅!! 쾅!!



대문이 닫히는 소리.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그 소리는


마치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총포음과 같아


문소리가 들리고 난 뒤엔 어김없이 폭언과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나에게

그 소리는 마치 하늘이 찢어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공포로 다가왔다.



덕분에 나는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선가 큰 소리가 나거나 고함 소리가 들릴 때면


뭔가 엄청난 일이 터질 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와 심장이 두근거린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토록 무섭기만 하던 아버지의 모습도


이제는 세월의 파도에 침식되어 많이 순화되셨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나보다 훨씬 작아진 당신의 모습을 볼 때면


괜시리 가슴 한쪽이 아려오며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 있어 아버지라는 존재는


여전히 세상 무엇보다도 두렵고 어려운 존재다.



누군가가 내게


아버지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나는 대답 할 준비가 안되있다.



내가 받은 상처의 골은


흘러간 시간들이 축적된 세월의 높이보다 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상처를 핑계로 아버지를 부정하진 않는다.


아버지를 부정한다는 것은


내 존재의 근원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용서하려 한다.


또 노력하려 한다.



아직은 멀기만 한 아버지와 나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히기 위해


당신을 향한 첫 발걸음을 떼어보려 한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39156 한국인에겐 부동산 아닌 야망이 필요하다 [1] ㅇㅇ(175.223) 15.11.07 49 0
39155 행복한 토요일 흙수저들은 뭐하냐?? 흙수저들(220.70) 15.11.07 27 0
39154 남자는 흙수저만 넷폐인질 하는데 여자는 메갈리아년처럼 [2] dd(110.34) 15.11.07 87 0
39153 흙수저 출신인데 대기업 취직한 애들 공통점 [1] 13234(222.251) 15.11.07 189 0
39150 진심으로 이런얼굴의 여자랑 결혼이나 임신이 가능하다고? [6] ㅇㅇ(110.34) 15.11.07 269 0
39149 니네도 시골살아라... 13234(222.251) 15.11.07 109 0
39148 형 지금 밖에 5000원짜리 김치찌개 먹으러간다 [4] 하이루(39.7) 15.11.07 116 0
39144 인증은 아이피를 인증해야지 ㅋㅋㅋㅋ [1] ㅈㅂ(110.14) 15.11.07 69 0
39143 예비탈모충... 산성비... 꼴칰(117.111) 15.11.07 80 0
39141 한달에 돈 제일 많이벌수있는 알바는 뭐임?? ㅇㅇ(211.36) 15.11.07 46 0
39140 잉글랜드-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 코스좋음 ㅇㅇ(59.7) 15.11.07 28 0
39138 원하는 배우자 조건이 어떻게 되냐? [2] ㅇㅇ(39.7) 15.11.07 74 0
39137 사랑꿈=컨셉충 절대 구제 금지 [1] 사랑꿈(117.111) 15.11.07 48 1
39136 나는 여행가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쪽으로만 가는데 유럽은 왠지 별로 sd(121.55) 15.11.07 36 0
39135 그래도 여자는 남자가 부자라면 할배라도 추남이라도 섹스해주잖아 [3] dd(110.34) 15.11.07 243 0
39133 사랑꿈 컨셉충맞네 ㅇㅇ(220.71) 15.11.07 41 2
39132 여자보다 다리 가는 사람잇냐? [2] ㅇㅇ(27.35) 15.11.07 79 0
39131 인간계기준으로서는 ㅅㅌㅊ외모에 금수저와 ㅎㅊㅌ외모에 흙수저는 전혀 다른인 dd(110.34) 15.11.07 45 0
39129 요즘 시대에 밥 한끼 먹을 돈 없는 사람은 ㅇㅇ(180.67) 15.11.07 45 0
39127 아.. 오늘은 또 밥 어디서 먹지 .. ㅇㅇ(223.62) 15.11.07 28 0
39126 여기가 그 유명한 흙수저갤러리냐 [4] ㄱㅇㄱㅂ(39.7) 15.11.07 90 0
39125 사랑꿈아 니가 그렇게 절박하면 ㅇㅇ(220.71) 15.11.07 40 2
39122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ㅇㅇ(223.62) 15.11.07 39 0
39121 흙수저들의 특징 ㅇㅇ(59.7) 15.11.07 51 0
39119 ㅂㄷㄱ ㅇㄱᆢ(39.7) 15.11.07 20 0
39117 흙갤러들의 시계 똥송합니다(125.191) 15.11.07 100 0
39114 퇴근길.... 비참.... [1] 꼴칰(117.111) 15.11.07 99 0
39110 내가 덕후는 아닌데 애는 존나 이쁘다. [1] dd(110.34) 15.11.07 187 0
39109 이 여자보다 못생김? ㅋㅋ [2] dd(110.34) 15.11.07 279 0
39108 국방의 의무 지긴 싫고 남들 세금낸걸로 복지는 받고싶고 ㅇㅇ(59.7) 15.11.07 39 0
39106 남이 어렵게 개고생해서 번 돈 떼어다가 보험에 생활비에 세금감면해주면 ㅇㅇ(59.7) 15.11.07 74 0
39105 추녀에다가 우울증... [8] 캐슈넛(1.243) 15.11.07 212 0
39101 고딩때 우연히 미녀여친 임신시킨 것도 좋지만 dd(110.34) 15.11.07 124 0
39100 야 너네보다 잘사는 사람들이 세금내서 복지해준게 싫음 ㅇㅇ(59.7) 15.11.07 35 0
39098 그러고보니 이쁜년은 중고딩때 말고 비처녀 없지 dd(110.34) 15.11.07 76 0
39097 그렇게 중산층 고혈빨아서 놀고먹고싶음 북유럽으로 가^^ ㅇㅇ(59.7) 15.11.07 39 0
39096 흙수져 여자가 이쁘면 그걸로 불행한거야 [4] ㅇㅇ(117.111) 15.11.07 206 1
39095 북유럽에선 연봉 5만달러기준으로 세금 올라감ㅇ [3] ㅇㅇ(112.72) 15.11.07 66 0
39093 아이돌이 예쁘기만 하면 된다고 하네 왜 아프리카 방송이랑 반대로 쳐말함? [1] dd(110.34) 15.11.07 81 0
39091 남자들 마른여자 안좋아하지않냐? [2] ㅇㅇ(182.161) 15.11.07 135 0
39090 여기갤 ㅈㄴ 재밌네 ㅂㄴ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1.07 46 0
39089 제도적 문제로 사회가 바뀌는것보다는 나노과학기술이 발달해서 dd(110.34) 15.11.07 42 0
39088 복지에 놀고먹는 흙수저들 복지 끊어버려야함 ^^ [1] ㅇㅇ(59.7) 15.11.07 65 2
39087 이쁘다고 성공 하는건 아님 이쁜 애들 지금도 클럽에서 육변기 짓이나 하고 [14] ㅇㅇ(117.111) 15.11.07 265 0
39086 나 ^^♡얘알아ㅋㅋ [9] ㅇㅇ(112.149) 15.11.07 150 3
39084 니네가 그러니까 욕을 쳐먹는거임 1억버는 중산층에게 세금 70퍼센트 떼가 [2] ㅇㅇ(59.7) 15.11.07 69 1
39081 그럼 세금떼서복지챙겨야지 줫병신새끼인가 [2] ㅇㅇ(112.72) 15.11.07 54 0
39080 복지에 빌붙어 놀고먹으려는 흙수저 아웃 [2] ㅇㅇ(59.7) 15.11.07 58 0
39079 수능이나 고시,노동보다는 끼 만드는게 더 쉬운데 ㅋㅋㅋㅋ [9] dd(110.34) 15.11.07 117 0
39078 여선생이 보통 더 착하고 더 정 있잖아 [1] ㅇㅇ(117.111) 15.11.07 10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