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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윤태현 선발 관련 쓴 글

애초에 데뷔 초 한돈처럼 평속 150 넘나드는 유형이 아님

단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투구폼 교정하며 올리는 것도 아니고 당장 담 시즌 선발 경쟁부터 시키는데 정우영과 같은 특이 케이스를 일반화하여 맹신하면 안 됨

윤태현은 전형적으로 속구-슬라이더 투 피쳐로 첸졉은 대회에서 결정구로 못 던질 정도지 던질 수 없는 구종이 아님

윤태현과 같은 사이드-언더 유형의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구종은 체인지업

결론부터 말하면 고교레벨에서 슬라이더만으로도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둘 수 있겠다만, 프로레벨에선 택도 없음

반면 고교레벨에서 첸졉으로 대회 씹어먹고 올라온 경우에는 프로레벨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음

그 이유에 대해선 야구 이론이나 빅리그 기록도 가져올 수 있지만 가장 쉬운 예는 kbo의 유사한 유형들을 보면 됨

한현희와 정우영은 전형적인 속-슬 투 피쳐, 사이드암의 경우 속구의 테일링이 꽤나 심하기 때문에 싱커나 투심으로 분류되기도 함. 따라서 이 선수들은 평속 145가 넘는 속구만으로도 리그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

하지만 두 선수는 선발로서의 가능성은 희박함. 왜냐하면 체인지업이 없기 때문

선발로 전환이 안되니 쓰레기네~ 이런 흑백논리가 아니라 좌우 타자를 상대로 경쟁력을 가져야하는 선발투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둘다 좌타자 쥐약)

실제로 한현희가 선발전환하여 보낸 시즌은 한현희의 워스트 시즌들이었고, 릴리버로 데뷔했거나 전환한 시즌이 한현희의 베스트 시즌이었음

너무나 당연하게도 좌우 스플릿에서 좌타자에게 극악의 성적을 기록하게 됨

반면 내가 엠팍에서 고영표가 올 시즌 리그 5위 안에 드는 탑 선발이 될거란 글 썼다가 9개 구단 팬들한테 000보다 얘가 더 잘한다구요? 아예 잘 봤습니다~ ㅇㅈㄹ해대서 빡삭제했다가 글삭튀했네뭐네해서 엠팍 눈팅만하게 됐는데

내가 고영표를 높게 봤던 이유는 우리와 스캠에서 고영표와 한 경기를 봤을 때 첸졉에 타자들이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고, 당시에는 실험삼아 구사율을 높였던 커브도 죄다 땅볼, 속구에는 죄다 파울이 나왔었음

이게 뭘 의미하냐면 애초에 모든 구종에서의 제구력이 갖춰진 투수가 좌우타자 모두에게 결정구가 될 수 있는 첸졉과 커브를 자유자재로 던진다는 말

이전에도 사이드 계열 투수는 첸졉이 없으면 선발로 뛸 수 없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고영표 경기들을 시즌 전에 두 어개 챙겨보면서 더욱 굳어지게 됐음

때문에 올 봄에 윤태현에 대해서 분석글 썼을 때 윤태현이 첸졉을 다듬지 않으면 선발로서 정착할 확률은 점점 낮아질 것이다라고 썼었음

댓에 최원준이 속-슬 투피쳐라고 했지만, 슬라이더만큼 첸졉 계열의 공을 던지는 선수가 최원준

이걸 다 종합하면 윤태현=선발 불가 = 릴리버에서 잘하기나 해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님

개인적으로 윤태현의 선발 안착 가능성을 높게 봄. 여태 첸졉 없다고 졸라 까댔지만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음

1. 사이드암의 전형적인 싱커성 속구 무브먼트가 매우 좋다

윤태현 고교 경기보면 속구의 테일링이 어마무시하다는 걸 알 수 있음. 특히 우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떨어지는 속구의 무브먼트에 죄다 붕붕

근데 여기 여론과 달리 윤태현은 제구가 좋은 선수가 아님. 오히려 속구의 구위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삼진 때려잡는 유형이었음

아니 경기 보니까 죄다 바깥쪽에 꽉 차게 던지던데요??? -> 이젠 프로선수니 프로의 존으로 보면 그거 다 볼이고 그 이전에 던진 공들이 죄다 같은 코스로 들어가던 게 아님. 그리고 제구 좋다고 평가받는 선수들 경기 보고 윤태현 경기 보면 선입견과 달리 제구가 뛰어난 선수가 아님을 알 수 있음

때문에 하이패스트볼의 적극적 사용을 통해 강력한 선발 후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봄

모두 알 듯이 담 시즌부터 하이존 확대는 사이드암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호재가 없음

윤태현의 무브먼트로 하이볼을 던지면 장담컨대 8할은 헛스윙내지 땅볼에 그칠 거라고 봄

이와 가장 유사한 유형이 최원준인데, 최원준의 하이패스트볼은 명성이 자자함. 뭐 말로만 쓰면 뭐라하겠지?

최원준이 하이볼을 가장 많이 던지면서도 가장 헛스윙이 많이 나오는 구간임

집에서 보는 입장에서야 저딴 공에 왜 배트가 나오냐고 하지만, 알잖아 꼬우면 니가 직접 타석에 서보라고

근데 최원준의 속구 평속은 137-8에 머뭄. 윤태현의 현재 평속이 장지훈과 별 차이가 없는 140에 머무를텐데 한현희나 정우영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지지 말고 최원준의 피칭 디자인에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음

2. 백도어 슬라이더

이어 말하면 최원준의 주무기인 하이패스트볼을 빛나게 해주는 구종이 백도어 슬라이더임

ㅁ

특히 좌타자를 기준으로 저 백도어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데, 지난 삼성전에서도 저 백도어 슬라이더가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었음. 저게 양날의 검인 이유는 제구.

지난 삼성과의 플옵에서 2회 박해민한테 3루타 맞은 게 백도어 슬라이더 던지려다가 가운데로 몰린 것이며, 직후 김지찬에게 복판 커트 2개로 2스트 잡고 박세혁이 갑자기 일어나서 타임 후에 리드를 바꾼 장면이 있었음. 

그 때 박세혁을 감탄하면서 봤었는데, 원래 리드가 가운데에서 몸 쪽으로 휘는 하이패스트볼. 하지만 초구 슬라이더가 풀려서 복판에 들어갔고 박해민한테 맞았던 코스와 같은 코스였음. 때문에 타임 이후에 백도어 슬라이더 3개를 볼로 연거푸 던져 김지찬의 눈을 속이고 난 후 속구 던졌지만 벗어남. 그리고나서 다시 한 가운데 백도어 슬라이더 커트 후 다시 한 번 하이볼로 던져서 삼진. 이게 윤태현이 좌타자를 상대할 때 써먹어야할 피칭 디자인이라고 봄

윤태현의 속구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슬라이더는 아직 프로레벨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만큼 첸졉 연마도 중요하지만 슬라이더의 무브먼트보다 던지는 방식과 제구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됨

결론. 

1. 윤태현이 첸졉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기대 이상의 선발감을 얻을 것이다 = 컴페리즌 언럭키 고영표

2. 첸졉을 연마하지 못하더라도 슬라이더의 제구력을 보완하고 백도어와 하이볼의 조합을 적절히 살린 피칭 디자인을 구성한다면 선발 안정권에 든다고 본다

3. 하이볼 존 확대와 문박의 후반기 복귀는 윤태현이 4개월만 바짝 활약하고 팔 관리받으며 담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4. 다만 슬라이더 제구 문제와 로우 존을 고집하는 피칭 디자인을 구상한다면 개인적으로 윤태현의 선발 안착 가능성을 낮게 본다. 

특히 이재원의 리드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라고 봄. 근데 리드는 어차피 데이터 팀의 정보를 기반으로 코치가 주는 거기 때문에 사실 이건 큰 관련은 없음 그냥 까고 싶어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