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기보단 그냥 사람 자체가 되게 선한 사람인 것 같다.

우리 소대를 담당하시는 분대장님이었어서 저녁 점호 준비할 때 우리 생활관을 자주 왔다 갔는데,

오실 때마다 분위기도 풀 겸 농담도 던져주시고 훈련병 한 명 한 명 신경써주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우리 생활관은 그래도 깔끔하다며 칭찬해주신 것도 김민준 분대장님이 처음이었다.

분대장 훈련병을 하다 보니까 적은 인원이어도 통제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명 되는 훈련병 전체를 케어해야하는 조교님들이 진짜 고생 많으시구나…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김민준 분대장님 당직 서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분대장님들도 그렇지만, 전파하실 때 마이크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짜증이나 불만, 질책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은 가끔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가끔 톤은 좀 다운되시길래 저분도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5초도 안 돼서 다시 톤 올리시는 거 보고 로봇인가? 싶었다.

그만큼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닐텐데도,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과 끈기가 김민준 분대장님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수료 직전 남은 훈련이 각개전투와 행군밖에 없었을 때, 각개전투 교육을 하다가 AMA 시간도 주셨다.

여러모로 기수 하나 하나마다, 훈련병 한 명 한 명 마다 좋은 추억 남기고 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주시는 것 같았다.

사실 훈련소에 처음 들어왔을 땐 '절대 열심히 안 하고 쉬엄쉬엄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3주 동안 김민준 분대장님을 옆에서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엊그제 목요일부터 새로운 기수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기수도 우리 때처럼 잘 해낼 것이라고 믿지만, 그래도 항상 본인 먼저 챙기시길…

우리 때와는 달리 온순한 친구들이 많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 그리고 진짜 훈련병들 주말에 핸드폰 받아서 이 글 보고 있으면 화장실 변기 막혔으면 본인이 뚫으세요 제발제발제발

물 내리고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나가버리는 사람은 왜이렇게 많은지…

화장실 청소 생활관은 힘내시고

진짜 마지막으로 30연대 9중대 분대장 인원 충원을 간절히 기원하며, 이만 회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