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종핑 춤의 기술적인 부분은 뭐라 말얹을 수준이 아니어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감상은 생략함.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로 가득한 세계에서, 나를 대변하는 것들이 점차 사라질 때, 고통과 역동만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라는 안무 설명을 읽었을 때, 설명이 상당히 특이하다고 생각했음. 오랫동안 업계 정상에 있어온 사람이 이런 기분을 어떻게 알지 싶었는데, 나름은 스테파로 받은 스트레스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음(...) 개인사 차원에서는 국립무용단 그만 둔 상황도 있었고, 기질적으로 불안이 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잠깐 생각;; 창작자와 창작물 사이의 관계 역시 작품 이해의 한 차원이니 궁예도 이 정도 수준은 정당화 된다고 생각;;

호종핑 ㅇㅅㅅ에 걸려있어서 최근 안무작 Cosmo 영상을 잠깐 봤었는데, 쾌락 자극이 주입된 신경계를 묘사하는 작품이었음. 이것도 꽤나 특이하다 싶었는데, 악몽핑 안무 설명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음. 심리적인 동역학을 묘사하는 안무를 좋아하는 것 같음.

기술을, 단순히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안무에 꽉꽉 채워 넣으면 눈만 피곤하고 전달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악몽핑 안무 경우에는 주제에 잘 어울렸음. 동선이 비정형적이고 빨라서 정신없이 불안하게 흘러가는 무의식 같았고, 발과 얼굴을 동시에 잡는 동작은 프랜시스 베이컨 생각났음. 손동작이 재밌고 좋았는데, 가위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손동작들이 찢겨지는 자아상을 의미하는 것 같았음. 거울을 보는 것 같이 팔을 들고 있는 동작도 좋았음.

약간 아쉽다면 비는 구간 없이 꽉꽉 긴장으로 채워서, 긴장이 고조되는 방식의 고전적인 서사 구조(기승전결)는 약해 보였음. 현대 예술은 서사 구조 포함 고전적인 구조 무시하는 경우도 많아서, 다른 걸로 채워진다면, 약점은 안 된다고 생각. 우연히 본 동영상에서, 빡빡하게 채운 안무 스타일이 좋아 입덕한 것이었기도 함.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맑눈광 같음.

긴 글 읽어주어(?) 고맙고, 반박 시 니 말이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