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생각인데, 갤이니까 정리 안 하고 대충 쓸께 ㅋㅋ
스테파는 다양성을 중시한 기획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세 가지 다른 장르의 춤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심사위원단 구성도 여성이 심위장이고, 여성 수가 많은 편이고, 성소수자도 있어. 리액션 영상도 성소수자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소수자와 여성이 남성 출연자들의 몸을 대놓고 평가해서 계급을 매기는 걸 어디서 그렇게 쉽게 볼 수 있겠어? 상탈한 몸의 문신도 대충 가리는 척은 하지만, 그대로 나오지. 아예 출연자로 안 뽑을 수도 있었을텐데. 한국 무용은 국제적으로는 매우 소수만 하는 영역인데, 발레, 현대 무용과 같은 수준의 비중으로 보여주는 게 흥미로워. 한국인에겐 자연스럽게 느껴질지 몰라도, 외국인에겐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거야. 일본에서 발레, 현대 무용, 일본 무용으로 나눠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느낌을 이해할 거라 생각해. 나름 제작진이 이런저런 고민을 했지 싶고, 크건 작건 위험을 떠안은 거 같아.
다양성이란 결국엔 판단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거고, 예술은 더더욱 판단이 주관적이고 다양할 수밖에 없어. 그게 예술의 탁월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야. 우리가 방구석 댄스를 한다고 수십 년을 갈고 닦은 무용수들과 같은 차원이 될 수는 없지. 다만 그 기준이 하나는 아니라는 거야.
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일차원적으로 매겨진 계급이라는 형식은 그래서 매우 모순적이야. 일차원이 아닌 걸 일차원으로 보여주니까. 동시에 작진이 의도를 했건 아니건 예술에 대한 기준이 얼마나 주관적일 수 있는지도 보여주는 것 같아.
공연을 몇 번 볼 기회가 있긴 했지만 무용에 별 관심은 없었는데, 사람 몸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아름다움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보게 되어서 작진과 출연진들에게 고마움을 느껴. 삶에 기쁨이 늘어났어. 다양한 무용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 족한 것 같고, 계급은 넘 진지하게 안 봐도 될 거 같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