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요약은 맨 아래쪽에.

후지쯔 P1510bta를 구입한지도 어언 5년.
그동안 이걸로 학교도 다니고 회사도 다니고 하면서 그야말로 본전 제대로 뽑아먹었습니다.
아직도 잔고장 하나 없이 잘 돌아가지만 XP의 한계도 있고, 슬슬 프로그램 돌리는걸 버거워하는지라 결국 바이바이.

타블렛 노트북에 익숙해지니 다른 노트북은 너무 불편한 관계로 일단 터치기능은 필수. (다른 사람 노트북 쓸때마다 화면을 쿡쿡 찌릅니다 -_-;)
무게는 반드시 1~1.5kg 내외. 이보다 더 무거우면 손에 들고 사용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이거 두가지 조건만 해도 대다수 노트북은 다 떨어져나갑니다.
게다가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패드도 탈락 OTL.
아놔 미쿸이라서 다들 맥북 들고다니더만 인터넷 수업은 윈도우 환경에서만 돌아간다니...
그러다가 발견한 물건이 아수스 EEE슬레이트입니다.
와컴 깔아놨다는데서부터 하앍거리게 만들더니 컴퓨팅 파워도 쩔고, 12.1인치가 1킬로그램대 초반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게다가 SSD 기본탑재.
아마존에서 64기가짜리가 1100$인가 하길래 낼름 질렀지요.

일단 열흘정도 써본 소감을 말하자면 기계 자체는 확실히 잘 만들었습니다.
10초 부팅, 터치 잘되고, 프로그램 실행시키면 날아다니고, 가끔 디지타이져 펜으로 그림도 그리고, 아이패드 쓰던 양키 애들이 다가와서 이거 뭐냐고 물어보고 같이 하앍거리고...
간단한 학교 수업 듣는데서부터 좀 무거운 프로그램 돌리는 것까지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인텔 i5, 4기가 램, SSD의 조합이니 안날아다니면 이상한거죠.

아쉬운 점이라면, 아수스 얘네들이 센스가 부족해요, 센스가.
가벼운게 장점인 노트북 팔아먹으면서 가방 무게를 이렇게 개념없이 무겁게 만들어놓고,
가죽을 썼으니 무게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가방 끈도 좀 달고 다른 물건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좀 만들어주고 할 일이지 에누리 없이 본체만 딱 들어가게 만들어놔서 결국 더 큰 가방을 갖고다니게 합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선 \'생활 스크래치 따위 상관안해!\'라는 마인드로 가방 빼고 스크린 보호필름만 붙여서 본체만 갖고 다녀야 하지요.

게다가 그래픽카드... 물론 미국 애들이 그렇게 게임에 목숨걸진 않고, 게임할일 없으면 그래픽카드 그렇게 좋은거 달 필요 없는것도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다른 부품들 스펙에 비해서 너무 떨어지니까 굉장히 아쉽습니다. 3.2점이 뭐니 3.2점이... 그나마 다행인건 개인적으로 꾸준히 하는 게임은 마비노기랑 와우 정도라는거~ 이 수준의 게임은 잘 돌아가더군요.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는 버튼이 없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예전 노트북은 사용자 지정 버튼이 5개 있어서 이걸로 자주 쓰는 기능을 지정해주니까 굉장히 편했는데 말이죠.. ㅠ_ㅠ

의외로 내장형 조루 배터리는 크게 문제되지 않더군요. 워낙 사방에 콘센트가 널려 있으니 전원 모자라서 꺼질 일은 없을듯.
뭐, 이건 개인 생활패턴에 달린 문제이긴 합니다만.

요약하자면 나름 가볍고 다용도로 써먹을 수 있으면서 은근 뽀대나는 물건입니다.
접이식 거치대에 걸쳐놓고 기본 제공되는 블투 키보드에 블투 마우스에 블투 헤드셋 끼고 사용하면 데탑과 비교해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개념없는 가방과 사용자 지정 버튼을 안 박아준데서 느낄 수 있는 센스 부족, 사람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단점이 될 수 있는 배터리, 게임 하려는 사람은 거의 포기하게 만드는 그래픽 카드 정도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