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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치고 심심한 친구들아, 장수생 인생 얘기 들어 볼래?(1편)

ㅇㅇ(121.170) 2020.11.23 19:20:19
조회 3857 추천 15 댓글 15


우선, 임용 보느라 다들 고생 많았다. 잘 봤든, 못 봤든 혹은 공부를 안 하고 허수로 봤든 상관 없이 모두 고생했다.



난 내년이면 서른 다섯인 임용 장수생이다. 나이는 많은데, 임용은 이번이 6수 임용이었다. 나는 니네들이 국가에서 교원자격증을 뿌린다고 욕하는 교대원 출신이거든.


욕 잔뜩 먹을 걸 알지만, 누구한테 속 시원히 이야기할 수 없는 내 인생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엄청난 장문일 거니까 시간이 남는 애들만 봐라. 우울한 이야기니까 재미있게 놀 애들은 보지 말고. 세상에 이런 병신도 있다는 것을 보고 싶다면 계속 봐라.



먼지만큼의 MSG없이, 지금부터 내가 적는 모든 것은 거짓 하나 보태지 않은 내 인생 이야기이다.





우리 부모님은 중졸, 고졸 출신이다. 아버지께서는 중졸, 어머니께서는 당신께서 돈을 벌어 2년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분이시다. 한 푼 가진 것 없이 서울에 올라오셔서 세 자식을 키우고 자기 명의의 빌라 한 채는 있으신 분들이시다. 엄청나게 성공한 케이스지.


아버지께서는 공장 노동자로 고강도의 노동을 하셨고, 어머니께서는 분식집부터 고깃집, 횟집까지 전전하며 맞벌이로 자식들을 키우셨다.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공장 노동자시다. 어머니께서는 전업주부시고. 누나들은 모두 시집을 갔고, 나에게는 세 명의 조카가 있다. 


부잣집 며느리는 되지 못했고, 지금도 돈에 쪼들려 힘들게들 산다. 비록 매형들이 가진 것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누나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착한 사람들이긴 하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주폭이 굉장히 심하셨다. 글쎄, 너희들은 어떤 집안에서 자랐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오는 날이면 항상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스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을 나는 일상처럼 겪었었다. 일주일에 약 세 번은 겪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는 칼을 들고 모두 다 같이 죽자고 위협하셨던 적도 많았고, 어머니를 개처럼 패는 것도 모자라 산에 끌고 가서 죽여버리겠다고 했던 적도 많았다. 이런 일을 상상할 수 없는 친구들이 여기에는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버지에게 맞아 기절한 적도 있었고, 심지어 고3 때는 나를 창가로 밀면서 내 목을 졸라 창문이 다 깨지고 나도 죽을 뻔 했었다. 뭐, 아버지를 말리거나 어머니나 누나들을 보호하려다 맞은 건 항상 있는 일이었다.



이런 일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작년 그리고 올해 초까지 일어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신 건 사실이지만, 올해 초에도 칼 들고 난리도 아니었었으니까.



내 가정환경이 이렇다고 해서 부모님을 탓하고 싶진 않다. 아니, 탓한 적도 없다. 내가 보살이여서? 내가 둘도 없는 효자라서? 아니다. 그저 운명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만일, 아버지의 주폭이 차츰 좋아지지 않았다거나 혹은 그런 일을 저지른 후에 가족들에게 사과 한 마디 없는 사람이었다면 나는 아버지를 탓했을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잘못이란 걸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당신께서도 고치려고 그렇게 노력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고통스러워 하며 자기비하를 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 어쩌면, 아버지께서는 가족들에게라도 그렇게 풀지 않으면 자신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아버지를 탓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자식들이 말할 때, 이혼하지 않고 우리를 키워내신 어머니를 탓하지도 않는다. 칼을 들었든 내 목을 졸랐든 간에, 자식들을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키우려 했던 부모님 두 분이 나는 진심으로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했었지만, 자식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현실에서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두 분은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서 그걸 견뎌냈고, 세 자식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을 탓하지 않는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우리 가족은 창고를 개조한 지하실 셋방에서 살았다. 두 칸짜리 집. 누나들 방 천정의 반은 계단 하부를 장판으로 발라 놓은 구조였기 때문에, 머리를 박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샤워기에서는 찬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수도에서는 따뜻한 물이 나왔다.


집주인은 우리 가족이 낸 전기세를 어디에 쓰고 전기세를 내지 않은 건지, 간혹 우리 집에는 정전이 났었다. 촛불을 의지해서 하루를 버틴 적이 몇 번은 있었던 것 같다. 꽤 깊숙한 지하실 방이어서, 그럴 때는 낮에도 촛불을 켜야만 물건이 보였다. 그런 날이 있고 난 후에는 언제나 우리 아버지께서는 술을 잔뜩 먹고 주인집 문을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곤 했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환경에서 자랐지만 누나들과 나는 성격이 모나지는 않아서 주위에 친구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물론, 그 어둡고 습한, 극심한 가정폭력이 매일같이 일어나던 지하실에서 사춘기를 보내야만 했던 누나들은 점차 엇나가기는 했다.


나는 누나들에게 학업적인 도움은 받지 못했지만, 생활적인 도움은 많이 받았다. 큰누나는 전국구에서 알아 주는 양아치였고, 작은 누나는 적어도 우리 구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양아치였다. 일진? 일진이건 건달이건 어짜피 다 양아치지 뭐. 한자나 영어로 무엇인가를 명명하면 그것은 원래 가지고 있는 속성보다 조금 더 고상하게 느껴진다. 괜히 일진이라고 한자어로 부르지 마라. 사회에 도움되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놈들은 다 쓰레기같은 양아치일 뿐이다.



어쨌든, 그런 누나들 덕에 나는 중학교 생활만큼은 정말 편하게 보냈다. 내가 친구들과 어디를 놀러 가서 어떤 양아치를 마주치건 간에, 누나들 이름을 대면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맙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나 역시 엇나가기 시작했다. 학교를 무단 결석하거나, 무단 결과를 하고 중간에 그냥 나와버리거나, 꾀병을 부리고 밥 먹듯이 조퇴를 했었다.


너희들은 어떤 교사를 만나 학창시절을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학생을 쓰레기라고 부르며 교무실로 불러 출석부로 머리통을 계속 내리치는 아주 대단한 교사를 만났었다. 교무실에서 아주 큰 소리로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나에게 쓰레기라고 소리 지르며 때리고 훈계하던 선생이 있었다. 그런데, 개기지는 않았다. 내가 잘못을 한 것은 맞으니까. 그래도, 교사가 자신의 학생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은 아닌데.


그 날 이후로, 나는 더 엇나가기 시작했다. 가정폭력은 나아지질 않았고, 학교에도 적응하질 못했기 때문에 계속 방황했다.


집에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피시방이나 오락실에 처박히거나 하기에는 그럴 돈도 없었다. 나는 대학교 때 처음으로 용돈을 받아 본 사람이다. 메이커 신발도, 메이커 가방도, 핸드폰도 대학교를 입학하며 처음 사 봤다. 우리집은 그 만큼 가난했으니까.


인간은 끼리끼리 논다는 것을 다들 알 것이다. 당연히 내 주위에도 인생 꼬인 놈들이 넘쳐났다. 다른 학교에서 싸움을 걸어 와도 다 패버리고 항상 이겨서 다른 구까지 이름을 날린 싸움 잘하는 놈도 있었고, 그냥 또라이같은 놈들도 있었다. 나는 그냥 애매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우리 무리는 여러학교로 찢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더 우울해졌었다. 앞의 내용을 봐서 알겠지만, 내 성적은 당연히 최악이었다. 아마 이 게시판에 나같은 놈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때에는 성적을 지금처럼 백분위로 표시하지 않았다. 대신, '수우미양가'라는 전설의 평가 시스템이 있었다. 수학 20점, 국사 15점.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한 점수다.


참 웃기게도, 국어는 공부를 안 해도 점수를 잘 맞았다. 그래서 반 친구들은 나를 보며 항상 신기해 했다. 꼴통에 병신에 쓰레긴데, 이상하게 국어는 점수가 잘 나오는 병신.


모르겠다. 그냥 국어가 좋았다. 정확히는, 그냥 문학이 좋았다. 시가 좋았다. 김소월과 한용운이 좋았고, 윤동주와 이육사가 좋았고, 조지훈과 신경림이 좋았고, 황지우와 오규원이 좋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내 삶에 큰 전환점이 찾아 오게 되었다. 단 한 번도 회장이란 것을 해 본 적 없는 놈이, 회장이 되었다. 우리 때는 반장이라는 명칭이 회장으로 바뀌던 과도기 시기였다. 그래서 나는 반 회장이 되었다.


골때리는 건, 투표로 선출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전교 1~3등을 왔다갔다 하던 똑똑이를 회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 놈은 공부가 바쁘다며 하기 싫어했다. 전교 5~10등을 왔다갔다 하던 다음 놈도 회장을 꺼렸다. 분노한 담임 선생님께서는 갑자기 근처에 앉아 있던 나를 지목하면서 말하셨다. 


"너 해라. 회장."


무슨 용기가 났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그냥 "네."라고 대답하고 회장이 됐다. 지금도 내 주위에는 나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보면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1 때는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이라고 적혀있는데, 고2 때는 갑자기 성실한 회장이라고 적혀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생활기록부다.




그런데, 그 일이 내 인생이 바뀌게 되는 기점이 됐다. 




공부를 안 하는 대다수의 꼴통들은 나를 잘 따라 주었다. 전달사항을 말하면 알아서 잘 듣고,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하자고 하면 그래도 조용하는 척이라도 열심히 해 줬다. 그런데,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대놓고 나를 깔봤었다. 공부도 못하는 흙수저에 병신같은 새끼가 꼴에 회장이라고 선생님들께 나름 예쁨도 많이 받고 했으니까.


선생님들에게 내가 칭찬을 많이 받고 예쁨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된 이유는 나를 깔보던 그 친구들 때문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도 알고 있었다.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친구들에게 무시받지 않으려면, 그 친구들에게 힘으로 이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친구들에게 내가 떳떳하고 무시당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나도 그 친구들만큼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 뿐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 친구들은 결코 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내가 양아치들과 친하고 힘이 더 세다고 해봤자, 그 친구들 눈에는 결국 쓰레기들의 일시적인 과시에 불과한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미친듯이 공부했다. 마치 성장 영화나 성장 소설의 진부하고 뻔한 클리셰처럼, 정말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죽어라고 공부했다.

아침 7시 20분까지 등교해서 밤 10시에 학교를 나왔다. 학원을 다닐 돈은 없었다. 그래서 비교적 싼 보충수업을 듣고, 야간자율학습비를 내고 야자를 했다. 저녁 사먹을 돈이 없어서 두 개에 천 원하는 삼각김밥 2개를 사 먹으면서 공부했다. 원래는 하나에 700원인데, 인기가 없는 것들을 두 개 묶어서 세일을 했었다.


아무리 공부해도 수학은 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 오랜 시간 동안, 공부는 커녕 공부의 ㄱ자도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60점이 최대였다.



그래서 암기 과목과 내가 좋아하는 국어 위주로 공부를 했다. 고1 때보다 평균을 25점 넘게 올렸다. 반에서 7등 안에 드는 모범생이 되었다. 내 성장을 보고 놀란 선생님들의 칭찬이 계속되었다. 날 무시하던 친구들은 더 이상 날 무시하지 않았다.


너희들도 다 아는 현상이다.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자기효능감, 거기에 상징적 상호작용론. 그 모든 것이 작용했다. 선생님들께 듣는 칭찬은 그 무엇보다 달콤했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나라는 인간이 그래도 꽤 쓸모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내 자신이 그렇게나 자랑스러웠다.


선생님들께서는 진심으로 나를 칭찬해 주었다. 특히, 국어 선생님께서는 나를 정말 높게 평가해 주셨다. 습작처럼 끄적인 시들을 가져가 백일장에 나가고 싶다고 하자, 그 무뚝뚝하고 무서운 선생님께서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신청서를 써 주셨다. 내 인생 처음으로 너는 재능이 있다고 말해 준 분이시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내 꿈은 국어 선생이 되었다. 선생님께 감화되어 내가 바뀐 것처럼, 나 역시 나같은 병신들을 적어도 덜 병신으로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고3이 되고, 나는 또 회장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절감한다.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싼 문제집을 사서 푸는 것이 전부였다. 문제집도 비싼 건 살 수 없었다. 그리고 여러 권을 살 수도 없었다. 난 가난했으니까. 그래서 각 과목당 한 권 씩 문제집을 사서 책이 너덜거릴 때까지 봤다. 유일하게 국어만 두 권을 샀었다. 비문학 한 권, 문학 한 권.




그 때 당시, 사범계열은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살면서 들어 본 적도 없는 지방대들 조차 상당히 높은 수능 점수를 요구했다. 물론, 내가 입시를 할 때에는 학생 수가 많기도 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도 있을 것이다.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고 학업을 등한시 했었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수시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정시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다. 무조건 국어교육과, 어느 대학이든 상관 없으니 국어교육과. 내 목표는 학교가 아니라 학과뿐이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국문과에 수시를 하나 넣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었다. 원서비가 꽤 비쌌다. 8만 원은 족히 되었다. 무조건 국어교육과가 아니면 지원하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웠었다. 국문과를 가도 선생이 될 수는 있고, 이 대학의 전형이 그래도 해 볼만 하다며 적극 권유하셨다. 


내 성적이나 내 모의고사 점수로는 분명히 쉽지 않은 대학이었다. 그 학교는 적성검사를 보았다. 난 체념했다. 적성검사같은 것은 본 적도, 들은 적도, 문제 한 번 풀어 본 적도 없었으니까.



적성검사 공부를 단 5분도 하지 않고, 시험을 보러 갔다. 차가 막혀서 입실 1분 전에 겨우 들어갔다. 언어쪽은 그냥 마구 풀었다. 적성검사는 시간을 엄청 조금 주는 시험이라고 해서 문제를 한 번 보고 바로 체크하면서 되는 대로 풀었다. 시간이 3분 정도 남았다. 그리고 수학이나 도형 등을 보는 다음 시간에는 두 문제를 풀고 그냥 잤다. 마킹도 하지 않았다.



포기 상태였다. 수능을 보고, 가채점을 하고 대전에 있는 대학의 국어교육과에 그나마 비벼볼 수 있는 성적이 나왔다. 안정권은 아니었지만, 컷보다는 분명 위였다. 


합격했다. 기숙사를 알아 보면서 마냥 즐거웠다. 국어교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도 안 왔다.


쓰레기, 병신, 부적응아였던 내가 사람새끼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좋아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수시 적성검사를 봤던 대학의 합격자 발표 날짜도 모르는 나에게 친구들이 결과를 확인해 보라고 전화하였다. 그 정도로 나는 이미 포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웃기게도,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나보다 내신이 좋았던 친구들은 모두 떨어지고 나만 그 학교의 국문학과에 합격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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