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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코코시에나 티페어링 코스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4 08:43:16
조회 686 추천 1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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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티 오마카세'라는 이름으로 뉴스를 타기도 했던, 티 페어링 코스.


사실 오마카세는 그날그날 품질이 다른 일식집에서 가장 물 좋은 걸로 알아서 내달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차와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었지요.


계절을 타는 차는 있어도 홍차나 녹차의 품질이 매일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티 페어링, 티 코스, 티 클래스 등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남동 코코시에나에서는 계절에 맞는 여러 가지 차와, 중간중간 간단한 티푸드를 곁들인 코스를 선보입니다. 


이번 겨울은 '설화'라는 제목으로 다섯 가지의 차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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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목록에는 없는 웰컴 드링크, 호박과 루이보스티.


의외로 루이보스의 맛과 향이 호박의 고소하고 달큰한 풍미와 잘 어우러집니다.


호박을 차로 마시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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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코스, 다즐링과 애플파이.


다즐링은 인도 다원에서 기른 퍼스트 플러쉬. 다즐링FF 특유의 샴페인 색깔과, 녹차의 흔적이 희미하게 보이는 맛이 특징입니다.


애플파이는 사과와 살구가 들어가서 산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만.


차에 비해 퀄리티가 너무 떨어집니다.


애플파이 겉은 바삭한 반면 안쪽은 축축하고 눅눅해졌는데 이건 모양 잡느라 너무 오래 잡고있느라 버터가 녹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어지간한 차와 함께 후딱 마시는 자리라면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을텐데 좋은 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공간이다보니 화가 날 정도로 티푸드 퀄리티가 못 따라오는게 확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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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코스, 봉황단총 압시향.


다른 사람들이 "그 차 맛이 어떤가?"라고 물었는데 너무 맛과 향이 좋아서 차나무를 훔쳐갈까봐 "그냥 오리(압鴨) 똥(시屎) 냄새밖에 안 나네"라고 둘러대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죠.


그 이름과는 다르게 굉장히 향기로운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살구나 복숭아 내지는 버찌의 느낌이 납니다.


뭐랄까 루피시아 사쿠란보 상위 호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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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코스로 나온 로즈마리 홍차. 티푸드는 감자와 대구로 속을 채운 리가토니.


차는 훌륭합니다. 2022년에 만든 보성 홍차에 로즈마리를 섞어 숙성시켰는데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꿀 좀 타먹으면 정말 좋겠다 싶은 차.


근데 티푸드는...


일단 크림소스 리가토니 자체는 홍차와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첫째. 그릇 예열을 안하더군요. 찻잔 예열하는 게 중요한 걸 안다면 플레이트, 그것도 크림 소스 잔뜩 담아 나오는 그릇이 차가우면 어떤 악영향을 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둘째, 겨우 세 개 들어있는 리가토니 익힘 정도가 다 다릅니다. 차라리 일관되게 덜익었으면 '알덴테로 익혔네'하면서 먹을테고 일관되고 푹 익었으면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부드럽게 익혔네' 할텐데 말이죠.


앞서도 말했지만 음료가 그냥 평범하면 아무 생각없이 먹을텐데 차에 비해 퀄리티가 너무 떨어지니까 아주 안타깝더라구요.


크림소스와 로즈마리 홍차 궁합이 정말 잘 맞아서 제대로 된 티푸드가 더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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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나온 차는 겨울답게 뱅쇼.


화이트 와인에 쑥, 캐모마일, 바닐라, 카다멈, 시나몬을 우려냈습니다.


이거 되게 좋습니다. 뱅쇼는 레드와인으로만 만들어 먹곤 했는데 올 겨울 다 지나가기 전에 집에서 한 번 끓여봐야지 생각중.


특히 지금까지 단맛 없이 쭉 달려오다가 설탕이 약간 들어가니까 그 위력이 강렬합니다.


생강이 안들어갔는데도 생강 느낌이 나는 것도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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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마지막, 티라미수 디저트 티.


카카오 껍질을 가공한 카카오티와 일본산 호지차를 블렌딩하고 그 위에 크림치즈를 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림 안 얹은 쪽이 더 취향이었지만요.


다른 코스들은 그래도 한 번쯤 봤던 맛이거나, 어느 정도 예상 범위 안의 맛이었다면 카카오 티는 처음 마셔봐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티 코스 끝나고 티백 한 상자 구입했을 정도. '초콜릿인데.. 분명 코코아 느낌인데 이게 뭐지?' 싶은 새로운 경험.


​일단 1인당 42,000원의 가치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차에 엄청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글쎄요'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 원~만 오천원 정도 저렴했다면 새로운 경험삼아 한 번 정도는 추천할만한데, 호기심 충족용으로 이 가격은 좀 쎄죠.


그리고 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도 애매한게, 티푸드가 이 가격대의 하이퀄리티 티 코스에 붙이기 미안할정도로 상태가 별로입니다.


메뉴 선정은 좋은데 음식 수준이 왜 이렇지 싶네요. 코스가 거의 한 시간 넘게 진행되기 때문에 한 모금, 한 입을 신경써서 음미하게 되는데 워낙 차가 좋다보니 음식이 발목을 잡고 늘어집니다.


푸드쪽 셰프를 따로 구하던가, 아예 주변에 널린 음식점과 베이커리중에 잘 나가는 곳에 컨택해서 따로 공급받는게 나을듯.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30,000원~35,000원이 적정가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와인 페어링과는 달라서 티 페어링은 이만치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희소성 감안하면 납득은 갑니다.


그냥... 차라리 같은 가격에 티푸드가 안나왔으면 오히려 만족도가 더 올라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EMP에서 경험했던 티 페어링이 눈을 너무 높여놨나 봅니다. (EMP 후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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