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테갤에 올라온 글 중에서 올림픽 약물검사가 제일 빡세냐는 질문이 있어 거기에 대해 글을 올림

1990년 이전까지는 올림픽 약물검사가 상대적으로 가장 정교했음. 그 이유는 다른 스포츠에서 제대로 된 약물검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

야구가 처음 올림픽 종목이 된 1992년 미국팀은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자국에서 열린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도 MLB 스타들이 대거 불참하고 미국은 동메달에 그침. 당시 MLB는 약물에 대한 금지가 실질적으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음

MLB 스타들이 도핑을 피해 올림픽을 불참한 사건이 있던 1996 올림픽 이후로 올림픽 약물검사는 일반인에게 지나치게 과대 평가 됨.

현재시점 테니스 선수들이 정기적으로 받는 ITIA 도핑 테스트는 올림픽 도핑검사와 비교도 안될만큼 정교하고 정확함

어느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도핑검사는 프로스포츠와 비교가 안되게 허접할 수밖에 없다는 이해할 것임

올림픽 도핑테스트라고 특별할 것이 없는 게 다른 스포츠도핑 테스트처럼 국제 표준에 따라 검사를 진행함

올림픽 도핑테스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짧은 기간에 너무 부족한 인력으로 너무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해야 한다는 것

올해 파리올림픽은 1만명이 넘는 참가선수의 75%를 최소 3회 도핑 테스트했는데 전체 검사횟수 3만회가 훨씬 넘음

ITIA 도핑 테스트를 비롯해 여타 프로 스포츠의 도핑검사는 전문적으로 공인된 도핑검사관에 의해서 진행됨

하지만 올림픽은 도핑테스트 전문요원이 턱없이 부족해서 비전문가인 비급여 자원봉사자들이 실질적인 도핑검사의 핵심요원이 됨

프로선수들은 도핑검사 경험이 많아 테스트를 후다닥 끝내고 가는 반면에 수많은 제3세계 아마추어 선수들은 기준 농도를 맞춘 소변을 90mL 이상 배출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함

이슬람국가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밝은 백색 형광등 아래 검사요원이 은밀한 곳을 주시하는데 극도의 거부감을 느껴 소변검사가 몇시간이 지체되기도 함.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선수들만 죽을 맛) 자원봉사자는 도핑전문요원과 비교해서 대상 선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스킬이 절대적으로 부족함

이렇듯 수많은 선수들과 비전문요원이 뒤섞여 올림픽 도핑의 샘플 채취는 이곳저곳에서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음. 심지어는 출근했다는 기록 남긴 후 무료식사만 챙긴 후 사라지는 자원봉사자들도 적지 않음.

올림픽 도핑테스트의 또 다른 문제점은 도핑검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불시 검사"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ITIA 도핑 테스트처럼 프로 선수들이 받는 도핑검사는 사전 통지 없이 불시에 진행되지만 올림픽 도핑테스는 올림픽 기간에 그 선수의 경기가 끝난 후 실시됨. 따라서 도핑브로커를 통해 일시적으로 도핑 양성반응을 피할 수 있는 기상천외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함. 대부분 그 방법은 인체에 치명적으로 나쁘게 작용하지만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이고 악마의 유혹처럼 눈앞의 승리와 메달을 위해서 그정도 희생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임

올림픽 도핑검사에서 채취된 시료는 10년간 보관됨. 새롭게 발전하는 검사 기법을 적용해 재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임.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IOC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채취한 소변 샘플 719개(베이징 454개, 런던 265개)에 대해 재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719개 가운데 무려 54개(베이징 31개, 런던 23개)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옴. 결국 카자흐스탄이 2012 런던 올림픽 역도에서 딴 4개의 금메달이 모두 취소됨

하지만 샘플 채취 시스템  자체가 허접했고 문제가 많았기에 그들이 도핑을 적발당한 것은 아주 운이 없는 케이스라는 비웃음도 나오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