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와 홍성찬이 같이 군입대 했는데 데이비스컵 대표팀에는 권순우만 있고 홍성찬은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보호 랭킹 제도 때문일 것이다.

6개월 이상 부상 선수들을 위한 보호 랭킹은 부상 시작 기간부터 3개월 간의 평균 랭킹으로 부상 회복 후 대회들에 나갈 수 있는 제도인데 군 복무 기간도 부상 기간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부상 기간 동안은 ATP 대회 뿐 아니라 다른 대회에도 나가지 않아야 부상으로 인정된다. 작년 10월 이후로 대회에 나가지 않은 홍성찬의 보호 랭킹은 160위 정도일텐데 데이비스컵에 나가면 그 이후 3개월 동안 랭킹이 많이 떨어질 것이므로 200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랜드슬램 예선 출전 여부를 바꿀 수 있는 큰 차이이다. 

권순우는 사정이 다르다. 9월 이후 대회에 나가지 않아서 보호 랭킹이 350위 쯤 될 것 같은데, 데이비스컵에 나가면 400위 쯤으로 떨어질 것이다. 물론 큰 차이이긴 하지만 둘 다 일부 챌린저 예선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복귀 후 당분간 투어급 대회는 못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차이는 두 선수의 이후 대회 참가 예측도 가능하게 한다. 권순우는 9월 데이비스컵에도 나갈 수 있다. 6개월 부상 기간을 채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비스컵에 나간 후 재부상으로 다신 신청해 보호 랭킹 사용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내년 2월 데이비스컵과 4월 한국에서 열리는 챌린저 3개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대회는 출전할 수 있다고 하고 또 와일드카드를 받을 수 있을테니). 그 챌린저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실지 랭킹이 보호 랭킹을 넘어서서 보호 랭킹을 쓸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다. 

홍성찬을 다르다. '부상' 기간이 12개월이 넘으면 12개월 동안 보호랭킹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복귀 시점을 제대 시기인 내년 7월쯤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 1년 동안의 4개 그랜드슬램에 모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예측은 ATP가 군복무 기간의 보호 랭킹을 부상 보호 랭킹과 같이 적용하되, 상무 복무의 의무로서 나가는 대회는 '테니스 활동'으로 치지 않아서 부상 기간으로 계속 인정해 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이루어졌다. 상무 복무를 테니스 활동으로 치면 두 선수 모두 보호 랭킹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