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유혹 두섭/유영/산호/경화로 총막공 보고 왔음. 아, 정말 기대대로의 총막이라서 늑유 달린 보람이 만땅이었다능 ㅎㅎ

분위기 자체도 팬클럽도 많고 시작전부터 좀 들썩이는 분위기긴 했는데, 경화다름이 나와서 "안녕, 나 미녀 교생선생님이야-"부터 시작해서 오늘 마지막 수업이라고 확인사살. 그 후로 1부 내내 앙상블의 깨알같은 애드립때매 정말 웃다 죽다 왔음. 게다가...더 무서운 건 객석-_-;; 평소에 빵빵 터지던 웃음코드에선 다들 거의 안 터지고 조금이라도 평소랑 다른 애드립 나오면 다들 넘어가는데다 박수치는 노래 나올 때마다 박수 들어가는 타이밍이랑 그 박자 척척 맞는 거 어쩔;;...레알 누구 표현대로 오늘은 객석이 앙상블급이었다능.

너무 깨알같아서 다 기억은 안 날 거 같은데, 반해원 소개하면서 두본재 나왔을 때 현욱본재의 모션이 평소보다 좀 많이 화려했던데다 실망하는 앙상블들 대신 객석은 캐환호-해서 그 분위기 이어서 현욱본재 으쓱 한번 더 해주고...산호해원도 처음 나올 때 팔 쭉 뻗는 모션이 평소랑은 좀 달랐던 듯?

태성이가 한경이네 학교 찾아왔을 때는 들어왔을 때도 뭔가 앙상블 애드립이 깨알같더니 의자 밀쳤을 때 맞는 앙상블이 평소 앙상블이 아니라 다른 앙상블이어서 앙상블들끼리 또 빵 터지고 객석도 터지고.그리고 그 가방 바꿀 때 두섭태성이 들고나오는 가방이 투명해서 객석에서 안이 보이는데 그 안에 든 거 빅파이랑 커스타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너예 다음에는 태성이의 이쁘지?에 평소엔 걍 끄떡거리던 앙상블이 더 격하게 이뻐-했다가 디스당하고- 여기가 니네 안방이냐?가 오늘은 경상도 사투리 버전이라 그것도 빵, 그리고 노상 we school이다가 오늘은 제대로 our school, 이 나왔음 ㅎㅎ 그 다음의 조직소굴 씬에서는 태성이 들어오기 전 형님 한 분이 괜히 다른 동생 메어치기 한번 하시고-    

생일파티에서는 그 요상한 옷 입은 한경이한테 산호해원이 "세상에서 니가 제일 예뻐!!"라고 하니까 유영한경이 "내가 왜 세상에서 젤 이뻐!!!"하고 되려 버럭- 오늘은 유영한경 취한 연기가 평소의 두 배는 되는 거 같았고- 태성이한테 쏟아지는 빗줄기는 묘하게 무지개까지 아른아른해 보이더라 ㅎㅎ

태성이 들어왔을 때 해원이가 잡아!!라고 하니까 앙상블들이 전부 태성이 다리 잡고 늘어져서 또 한번 빵.

초딩씬에서는 그때까지는 애드립 최대한 자제중이던 두섭태성이 태권모션으로 등장할때 평소같은 태권도가 아니라 묘한 살풀이춤같은 모션으로 들어와서 객석 와아안전 빵 터지고, 나 "택껸" 배우고 있다고 해서 한번 더 다들 넘어가고....암튼 1막 내내 정신줄 놓고 웃었음.

상대적으로 1막보다 2막이 더 진지하다보니까 2막엔 애드립 넣을 구석이 좀 없긴 했는데, 다름이랑의 벤치씬에서 성태성이 옆으로 오라고 한 다음에 기대면서 "어깨 넓다"하고 애드립 치고 경화다름이 어차피 넓은 어깨니까 푹 자라, 하는 식으로 받아쳐서 또 빵 터지고.

커튼콜은 평소처럼 신났는데 앙상블부터 기립이 제법 있어서 나도 늘 기립해주고 싶었던 늑유 앙상블한테 드디어 기립해줄 수 있어서 좋았고- 커튼콜 그냥 풀로 하고 나서 불 꺼졌다가 다시 켜진 다음에 두섭태성 사회로 간단한 막공 인사. 근데 워낙 막공인사에선 범사마라던가 류님이라던가 성화옵같은 능숙한 사회자들을 보다 보니 뭔가 참 서투르다 싶..긴 했는데 뭐 나름 풋풋했다능 ㅎㅎ 더블배우들 소개하는데 예상대로 아이돌들은 다들 \'스케줄때매\' 소개만 하고 못왔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와서 배우들이랑 같이 인사하는 린아가 참 이뻐 보이더라. 뭐 그쪽이야 인제 아이돌스케줄은 접는 시점이니 그렇겠지,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이번 늑유 보면서 이 처자 꽤 호감 되어서 다른 작품에서도 볼 생각 있음. 현덕태성이랑 주희다름도 왔는데, 서툰 두섭사회가 주희다름 소개를 빼먹을 뻔 해서 경화다름이 황급히 챙겼...

스텝들 한 사람씩 이름 부르고 감사인사 하고 나서(그와중에 두섭시가 조연출을 \'우리 은정이\'라 칭해서 조연출이 두섭시보다 어리구나 싶었...ㅎㅎ)  이대로 돌아가시기 아쉽죠? 하면서 마이크를 칼날형님한테 넘겼고 칼날형님이 환호 나오니 칼날이 이렇게 마니아층이 있더라구요, 하고 농담 한 다음에 브로드웨이 뮤지컬보다 창작 뮤지컬이 앞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자기는 열심히 창작 뮤지컬 할 거고 후배들도 그럴 거라고 하고 나서 커튼콜 한번 다시 갔다능...주희다름 린아한경 현덕태성까지 다 같이 하니까 좀 더 축제 분위기고, 현덕태성 챙겨서 나란히 다니는 두섭태성 보기 좋더라. 유영한경이랑 린아한경이 같이 하는 것도 보기 좋고.  

이번 늑유는 뮤덕 취향으로 볼 때 원작의 한계, 주크박스 뮤지컬의 한계, 아이돌 캐스팅의 한계, 라는 평소같으면 넘사벽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는데, 그 세 가지를 다 나름 극복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서 PMC라는 기획사를 다시 보는 계기까지 만들어줬다는...원작의 한계는 재기넘치는 작가와와 연출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이라 쓰고 병맛을 고퀄로 제대로 살리는-이라 읽어야 할지도) 능력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의 한계 역시 장소영 음감의 능력있는 편곡으로, 아이돌 캐스팅 역시 적절한 뮤배 캐스팅과의 조합과 실력있는 조연들의 배치로 극복해 낸 듯. 특히 제일 많이 공연하고 고생한 뮤배들한테 막공을 준 거 참 고마웠고. 그리고 객석 비워놓느니 원없이 달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도가 보였던 놀라운 할인도 나를 포함한 덕들이 이 작품을 달리게 만든 큰 원동력이었지. 이래저래 늑유에 관한 한 PMC는 개념기획사 소리를 충분히 들을 만 했다고 생각. 외국인 한류팬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잠재력도 충분히 갖췄다 싶고, 아마 다시 올라와도 어느 정도 아이돌 캐스팅을 끼얹겠지만 작품 자체가 아이돌들의 단점보단 장점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놨고, 초연 정도로 뮤배 캐스팅 섞어 주면 난 거기 맞춰서 또 보러 갈 듯.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내용과 가격이었던 늑유, 굿바이하려니 무척이나 아쉽더라.  정말이지, 내 마음대로 하는 거였으면 올해 한뮤대 극본상 연출상 안무상 다 주고 싶었던 늑유였다능- 장면장면 꽤 생각날 거 같고, 오정반합이나 루시퍼에서의 앙상블들의 파워 넘치는 군무와, 성태성의 누너예가 아마 제일 그리워지겠지. 굿바이, 늑유. 개인적으로는 올해 최고의 반전상감인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을 안 놓치고 달린게 올해 제일 잘한 일 중 하나일 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