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덕 하나가 뮤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2011 쓰릴미 후기를 써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것이 쓰릴미가 맞는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다른 뮤덕들의 댓글을 기다린다.

다른 뮤덕들은 후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영업을 당해 직접 관람하고

 "보았소."

하고 또 다른 후기를 내어 준다.

영업한 쓸덕은 '보았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제조된 나무늘보 짤방을 받아서

내그림 폴더에 집어넣고 ㅋ를 몇 번이나 연타하며 간다.



그는 새로고침을 자꾸 클릭해보며 쓰릴미 글을 검색하더니 또 다른 페어를 찾아 보러갔다.

영업당한 다른 뮤덕들과 연출의 문제점에 대해 논하면서,

 "연출자를 바꾸던지, 등짝미가 되어가는 연출이라도 수정하면 안 되오리까?"

하고 해븐과 연출자에게 묻는다.

 연출자와 해븐은 군자의 눈으로 바라보더니,

 "가끔 극장을 찾는 사람들보다 적은 수인 열광적인 팬들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찾는 것이오?"


쓸덕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결국 관객이 투덜대면서도 뭉클해하는 조정을 원하는 것이오? 크레이지?"

 "누가 크레이지란 말입니까? 프렌즈 카드는 기념품이었소? 어서 사과하십시오."

 쓸덕은 성명서를 내밀었다.


 해븐과 연출자는 당황한 빛을 한 번 비추면서

 "좋소."

 하고 사과문을 십여일이나 지나서야 던져 주었다.

그는 24개의 문장으로 되어 있지만 죄송하다는 말은 한 번 쓰여 있던 사과문을 내던지고 뮤갤을 떠났다.

배우에 대한 미련으로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나타나지 않는가 싶더니

슬금슬금 뮤갤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출자가 결국 빠지고 그나마 배우들의 연기를 위해 보러가는 것이다.

오늘 낮공은 레전드였다는 후기에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해븐과 연출자에 넌더리가 난 갤러들을 피해

[쓸 얘기 주의] 라고 적어놓은 글에 쪼그리고 앉아서 몇 백개나 되는 댓글로 달리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해븐이 이제 대우는 해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넥투노 티켓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글을 펑하려고 했다.

 "비난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마음을 이해는 하오."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아마도 이 일은 연출 사퇴와 해븐의 같잖은 사과문으로 일단락 될 모양입니다.


아마도 해븐과 연출자는 또 다른 새컨 계정으로 크레이지라 욕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이제는 트위터에 플텍이라는 걸 걸어 직접적으로 욕하는 걸 볼 일은 없겠지요.
 

그래도 배우들이 무슨 죄고, 극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공연을 본단 말이오? 그 돈으로 따뜻한 겨울을 난다고 하지 않았소?"

 하고 물을 수가 없었다.


쓸덕은 자주 돌려 입어 광택이 없어진 패딩을 추스르며 크로스페어를 보러 공원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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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은전 한 닢 - 피천득


연뮤갤 이야기 : 늘보늘보 앓앓 ㅜ 크로스페어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