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만 주구장창 돌려듣다가 드디어 자체 첫공.

'내 인생의 뮤지컬'에 횽들이 자주 언급해서 기대가 너무 컸나, 기대만큼 마음 울리고 마음 속에 어떤 꿈이 꿈틀꿈틀 이러진 않았어

그리고 내가 알돈자&노새끌이 씬에 너무 겁먹었는지 막상 보니까 그냥 '아이고 어쩌니...'싶기만 하고.


근데 커튼콜에 눈물 흘리는 나를 발견....



다른 횽들 후기 보면 라만차 보면서 나란 사람 자체에 대해서 다시 곱씹게 됐다고 했는데

나는 이상하게 내 뮤덕 인생이 돌이켜보게 되더라.

남들은 미래를 생각하고 전 지나온 과거를 회상했죠.

나이 많은... 재수하고 2년 휴학하고 1년 학교 더 다니고 하니까 현실감각 없어지더라

내 또래or선배들은 양복입은 직장인이고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한참 아래 후배들or고시 준비하는 고학생 선배들.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더라. 살얼음판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 같은.

아까도 한 번 얘기 나왔더만 나는 오는 길에 내가 얼마 쓰나 생각해봤거든

아직도 용돈받는데 용돈도 받고 간간히 글 쓰는 대행업 하고 있어서 5만원~8만원 단위로 짜잘하게 들어오는데

본격 뮤덕 달리면서 한달에 용돈 두 번 받고 굉장히 풍족했는데 언제부턴가 군것질도 딱 끊고 다니던 관리실도 끊고 그렇게 되더라.

그 두 시간이 나한텐 마약같은 거라 (특히) 수요일에 집에 있으면 마음 불안하고 나가고 싶고 이러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난 희곡작가 준비하는데 내가 만난 연출가쌤이나 작가쌤은 대학원 적극 추천하더라.

재능은 있는데 논리가 부족하다고, 글이 배운다고 다 써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체계적인 교육 받아도 좋을거라고 하는데

대학원 가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고 부모님 생각하니까 죄송하더라.

오냐오냐 컸고 돈 걱정 안하면서도 컸는데 이제 머리가 커서 그런가 그 돈 내가 못 받겠더라고..

요새는 내가 번 돈으로만 예매하는 '훈련'하는데 이거 진짜 어렵더라.

그냥 맞선보고 시집가라고도 하시는데 그렇게 살고 싶진 않고...

서윤미 작가가 그랬더라. 3년만 버티라고. 3년 간 밤에 별보면서 집에가고 택시타고 집에 가면 동료를 만나고 꿈에 가까워진 걸 볼 수 있다고.

꿈을 간직한다. 그리고 실천한다.

말은 쉬운데 행동은 참 어렵네. 정말 3년 동안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면 도로시가 걷는 노란벽돌길을 찾을 수 있으려나.

평범한 범인은 그런 결단 하나 못 내리고 갈팡질팡한다. 라만차는 치유극이 아닌 마음을 쑤신 바주카포극이었어ㅠㅠㅠㅠㅠㅠ

사실 나는 그냥 뮤덕 인생으로 만족하기도 한다는 진짜 속마음이랑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