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후기가 잘 올라오지 않는 라만차이지만
나 오늘 홍혜용에 너무 감동받고 와서 단 한줄이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써.

나 사실 홍이 본진이지만
공연 전반적으로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컥거리는 감동을 준 동키는 범동키였거든.
홍동키는 부분부분적으로 좋았고 공연 전체로 확 다가오는 건 범동키 보단 적었던 게 사실이야.
근데 오늘 공연 정말 좋았어.

오늘 머글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
한동안 웃음이 많이 줄어들었던 장면들이서도 많이 빵빵 터지고.
근데 그러면 1막은 좀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거든.
하지만 오늘은 1막의 깨알같은 재미 사이사이에서도 묵직하고 진지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
영주배우가 도지사일 때 지난 번 보다는 더 무게감을 실어서 진지모드로 임해준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
까라스코의 도지사의 반응에 욱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온 몸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확실하게하는 것도 늘어서 좋았어.
그리고 찰야기도 신에서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조용히 읊는 홍동키가 참으로 좋았다.
여기서 울컥해서 운 날은 범동키 첫공과 홍동키 초반 공연 1번었는데 오늘 여기서부터 눈물이 줄줄 나오더라 ㅠㅠ
한마디한마디가 얼마나 가슴에 확 박히는 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배 돈키호테도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할 모습이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과연 나는 내 앞 길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봤고 고민해 봤는지.. 내가 지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곰곰히 돌아보기 만드는 오늘이었어.
그래서 인터미션때 가만히 앉아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네 ㅠㅠㅠ

그리고 이번주 동안 조돈자 대신 공연 2번 더 뛰어야 했던 혜경돈자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감정적으로 깊어졌더라.
최근들어 너무 힘 뺀 건 아닌가 걱정했던 2막의 알돈자 넘버도 오늘 강약 조절 잘하면서 처절하게 불러줬지 ㅠㅠㅠㅠㅠ
또 언제나 완벽하고 감동적인 둘시네아립도 ㅠㅠㅠㅠㅠㅠㅠ

용초는 점점 손을 사용하는 게 넘 많아져서 가끔은 정신사납기도 하고 또 오히려 솜 끝나자마자 했던 초반 공연보다 요즘 더 앨빈이 소환되더라.
그래도 아쉬웠던 혜돈자와의 빨래터신과 키하나가 쓰러진 후의 연기는 더 좋아진 것 같아.

암튼 1막부터 날 진지진지하게 만들더니 거울의 기사신부터는 아예 입틀어막고 울면서 봤어 ㅠㅠㅠㅠ
커튼콜에서 일어나 박수 치는데 무릎이 몇 번이고 꺾이며 주저앉을 뻔 했네 ㅠㅠ
배우들의 눈이 다 촉촉히 젖어 있으면서 얼굴은 감동과 행복이 가득하여 임파서블드림을 부르고 있는 걸 보고 있는데 참 감사하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



- 여관주인이 용초에게 머리 어디서 잘랐냐. 라니까 "직접!"이라 답한 용초 ㅋ
- 체스 신 전 세스반테스가 닥터 까라스코 소개할 때 가정부 제발 입다물고 있으라고!! 거기서 애드립 치지마 !!! 그 부분은 세르반의 변론을 마땅치 않게 여기고 있던 공작이 까라스코가 되어 공연에 함께 하게 되는 신이고 세르반과 공작의 팽팽한 긴장감이 나타나야 하는 부분이라 그 둘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서 가정부가 애드립을 치니 순간 까라스코에게 갔던 시선을 가정부가 뺐어가게 됨;;;;;;:
-오늘 영주님 나름대로 "끝이 마음에 안드는데.. " 대사에 무게 주려고 했던 거 같은데 그래도 터져나오는 웃음. 미남배우는 과연 어떻게 할지 궁금.



담주는 추석이라 라만차 표 잡아놓은거 없어서 슬프다 ㅠㅠ
2두나 기다려야한다니 ㅠㅠㅠㅠㅠㅠㅠ

DC.연뮤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