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국서 연출 작품은 2년 전 목화밭의 고독속에서 이후 되게 오랜만인데 역시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생각났어.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대사가 그만큼 관념적이야. 그리고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서 분열적이고.
실제 햄릿보다 훨씬 더 난해해 대사가.

유신과 군부를 거쳐 용산참사까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는 우리 현실에 대한 우울함과 비분 강개가 꽤나 거칠고 음울하게 또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기도 하는데 마지막 아름다운 강산의 음악과 함께 제자리 걸음이지만 분명히 목적성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주인공의 움직임은 꽤 벅찬 감동을 준다.

드림플레이에서 용산 참사를 다뤘던 여기 사람이 있다나 현대사를 우화처럼 풀었던 전명출 평전, 신파를 비틀어서 블랙코미디처럼 보여주다 후반에 펑 터뜨린 푸르른 날에와 비슷한 결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묵직했아 작품이.
저 작품들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비단 관념적인 대사와 메타드라마에 갖가지 정치적 소스를 버무린 분열적이고 복잡한 형식때문만은 아닐거야.

역량있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역시 햄릿의 윤상화 배우는 엄청난 열연을 보여준다.
폰으로 스포없이 쓰려니까 힘드네. 시간나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