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내가 심야 공연을 보게 될 줄이야. 태어나서 이렇게 택시까지 타며 비싸게 주고
돌아와보긴 처음이야. 아트원 2층값 나오네. ㅎㅎ 뭔가 벅차고 많이 못본게 슬퍼서 조금이라도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쓰는 긴 글~.

플뷰, 본공 초반에 보고 트유를 쉬다 근래 다시 보며 도무지 이대로 못보내겠더라고.
특히 율본하를. 내가 플뷰 때도 너무 빠져서 본공 보고 어쩐지 계속 보면 심하게 빠질 것 같은 느낌이 와서
제동 걸었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보면 통장은 지켰지만 지금 눈물나네. ㅜㅜ

트유 배우들이 다 빵빵하고 각자 특색있는 극을 보여줘서 어느 페어든 다 매력있지만
내가 트유 보고 빠지게 된게 율용 페어였고 그중 율본하를 보고 무척 충격이었어.

굉장히 자유롭고 관객을 휘어잡는 힘이 있는데 거기에 역할에 대한 몰입이 높고 그 역을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보여줄지 확실하게 아는 배우구나 했음. 그런데 본공 지나고 지금 본 율본하는
정말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 대본 속의 캐릭터가 아니라 극 밖의, 극을 만드는 캐릭터 같아.

그러니까 트유가 보여주는 본하가 아니라 본하가 보여주는 트유라는 드라마 같은 느낌.

이게 연출이나 극본의 메시지를 벗어나는게 아니라 극대화 해서 눈 앞에서 생생하게 만드는 느낌.
지난 번의 율현도 난 좋았지만 오늘은 정말 율현 페어의 완성본을 보고 온 것 같아.

율현이 4번이었나?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호흡을 맞추고 극을 다르게 완성할 수 있다니.. 놀랍다. ㅜㅜ
그리고 저번 웅율에서 율이 세상(진실)으로부터 숨어서 맘껏 놀다 괴로운 현실에 무방비 노출되고 
웅은 받아주고 보호해주다 같이 부셔지던 웅율과는 반대로 율현은 미묘하게 대현우빈이 가서 부딪히고
그러고서 깨질까 눈치보는 것 같던 반면, 율본하는 그런 대현우빈을 받아주고 놀아주다 직시하기 싫은 현실을 
스스로 마주하고 부셔지는 것 같았음.

걘적으로 느껴지기는 율본하가 대현우빈하고 할 때는 연기 균형적으로 좀 받쳐주는 느낌이 들긴 했음.
극에서 자기가 표현하려는걸 한발 뒤로 물리고 극 조화를 안정적이게 맞추기 위해 상대 연기를 더 많이 받아준다고 해야 하나.

거의 밤을 새고 오늘 밤공, 심야공을 본거라 걱정했는데 보는 내내 심장이 뛰어서 흥분의 도가니네 지금.
율본하를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ㅠㅠ 한번만 더 본하를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저렇게 자신을 다 던져서 하니
힘들다고 한거구나 이해도 되어서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기분. ㅜㅜ 그러나 재연때 한번만 더 해주면..전관 찍을께. ㅠㅠ
통장 따위.. 나중에 못보고 땅치는것 보다 적금을 미리 들어두는게 낫구나. ㅜㅜㅜㅜㅜ

끝나고 택시 타고 오면서 이런 극을 볼 수 있었다는게 너무 감동도 되고 더 보지 못한거에 슬픔도 들어서 눈물 찔끔.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그리고 컷콜이 왜 신나야 하는지 오늘 제대로 알 것 같았음.
멍한 머리에 그대로 집으로 왔으면 더했을 듯. 그래도 컷콜에서 좀 털고 나온... 것 같지 않게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겠네. ㅜㅜ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다들 돌아와라~~ 그리고 율우빈도 기대되지만(김칫국) 본하 한번만 더...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