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레베카 다 읽었다ㅠㅠ 생각보다 너무 진도가 안 나가더라;
두 도시는 초반에 정말 읽기 힘들다가 마지막엔 미친듯이 속도가 붙던데 레베카는 오히려 몬테카를로에서 나랑 맥심이랑 연애질 하는 게 더 재밌었-_-;;(심지어 난 연애소설 취향도 아닌데;)

이걸로 레베카 소설, 영화, 뮤지컬을 다 본 건데...(뮤지컬=이번 라센 초연)
전체적인 느낌은 캐릭터 설정이랑 스토리라인만 비슷하고 다 다른 작품 같아. 원작과 다른 부분도 많고...

원작과 영화&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레베카가 사고사가 아니라는 것.
영화나 뮤지컬에선 그나마 맥심이 살해했다기 보다는 실족사, 사고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원작에선 대놓고 총으로 쏴; 레베카 총 맞아 죽은 거임. 그걸 어떻게든 덮으려고 맥심이랑 \'나\'가 전전긍긍하는 거 보니까 와 이 새퀴들...지들 살려고 범죄를 은폐하네?? 싶었어.

그래서 엔딩은 소설 엔딩이 더 맘에 들더라. 초반에 맨덜리 화제사건 이후의 얘기가 나오니까(넘버로 치자면 \'어젯밤 꿈 속 맨덜리\') 엔딩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아무튼 결말이.
뮤지컬은 그나마 해피엔딩이라는 느낌이고 영화는 맥심과 \'나\'가 불타는 맨덜리에 도착하고 댄버스 부인 위로 천장이 무너지면서 끝나는데, 소설은 심지어 맨덜리에 도착하지도 않아. 그리고 댄버스 부인이 갑자기 맨덜리를 떠났다는 얘기는 있지만 화재의 범인(?)이 댄버스 부인이라고 나오진 않아. 그냥 의심만 할 뿐.
소설도 뮤지컬처럼 끝났다면 "쟤넨 사람을 죽여놓고도 나름 행복하게 잘 사네?" 하면서 빡쳤겠지만 소설에서의 맥심과 \'나\'는 맨덜리를 떠나서도 계속해서 과거의 악몽과 레베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속으로는 썩어가는 느낌이라 나름의 죗값을 치른다는 느낌이더라.

결론적으로 소설은 로맨스 스릴러의 이미지가 강하고, 영화랑 뮤지컬은 캐릭터적인 설정을 극단적으로 살린 느낌이야.
다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소설 읽고 났더니 뮤지컬이 겁나 단순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 문학과 공연의 차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