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 메 왜 어쩌다 보니 다 엘리에선 못사였는데 생각보다 다들 잘 어울리고 잘 하더라


특히 왜는 진짜 캐릭터랑 착붙이고 몸을 개잘씀 넘버 몇 개는 살짝 아쉬웠지만 나쁘지 않았음 진짜 냉소적이고 왕가를 농락하는 아나키스트 같은 느낌
그리고 중간에 가끔씩 이탈리아 단어 몇 개 넣어서 대사치는 부분이 극호

옥은 연기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하는데 1막에서 철없는 공주 연기를 하는데 얼빡때 좀 현입되더라... 옥을 까려는 의도가 아니고 다른 40대 여배 누가 왔어도 큰 영화 스크린으로 그렇게 얼빡을 하면 당연히 티가 났을 거임 좀 부자연스러워 보이더라도 피부 보정 좀 넣어주지 그랬나 싶음

2막 때는 늙은 미친 여자같은 목소리 톤이 튕겼음 암만 나이 들었다지만 엘리 나이가 4~50대였을 건데 너무 늙은 톤을 내는 게 불호... 그 외에 방황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연기나 아들 잃고 오열하는 연기는 정말 좋았음

메는 아이돌처럼 빡세게 꾸미니까 엄청 튀고 잘생겼고 인외느낌 나고 좋았음 넘버도 연기도 괜찮았는데 좀 더 여유로웠으면 좋았을듯...

영화 시작하고 처음에 나름 고퀄 인트로 있는 거 보고 오 했다가 프롤로그에서 루케니 심문하는 목소리 너무 웅웅 울려서 놀랐음; 설마 영화 내내 이런 음향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다행
처음에는 뮤지컬 연기 특유의 과함이 영상으로 그대로 담기니까 되게 어색했는데 보다 보니까 적응됐는지 ㄱㅊ음

그래도 대극장이라서 의도적으로 하는 과한 몸동작은 좀 멀리서 잡아줬으면 좋았을 텐데 별 쓸데없는 것까지 줌인으로 잡아주는 건 끝까지 적응이 안됨(예시 : 황후는 빛나야 해 앙상블 안무 같은 거)

그리고 카메라 워킹 되게 정신없고 어지럽더라 주로 토드 나오는 장면이 그랬는데 특히나 마지막 춤 장면은 약간 멀미날 정도였음

좋았던 카메라 연출 말해 보자면 애기 루돌프가 껴안고 있는 배 모형 집중적으로 보여주다가 행너멀 때 다시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미장센, 질문들은 던져졌다 맆 전체 씬, 베일은 떨어지고 토드대교 관객한테 정면으로 보여주는 거 정도?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보고 나면 제일 기억에 남는 넘버는 그림자는 길어지고 인듯...
그 장면 뒤에 영상 지나가는 게 정말 멋있는데 그 부분을 풀샷으로 좀 더 잡아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음ㅠ

여기서부터는 사담인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입장에서 넥이랑 엘리는 우울증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함

엘리가 그렇게 원하는 자유가 도대체 어떤 건지 그 심리를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은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엘리는 세상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음

황후로서의 권위든, 부모로서의 책임이든, 인간이라면 해야 하는 모든 의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게 아닐까...

결국 그게 세상을 우울하게 바라보는 병을 앓고 있으니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자기도피였을 텐데, 그런 경우에 조금의 압박에도 습관적으로 '아 그냥 확 죽어버리고 싶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거든...

물론 진짜로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예를 들면 게임을 엄청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의미없이 의식을 다른 곳에 집중하면서 현실도피를 하는데, 그래서 엘리의 경우엔 끝없이 가만히 정착하지 못하고 여행을 다닌 거라고 생각함

같은 맥락으로, 루돌프를 도와 주지 않은 것도 자신은 최대한 머리아프고 우울해지는 일에 의식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설령 자기 자식의 일이라고 해도 그런 우울한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고 부딪히는 건 부서지기 일보 직전인 엘리의 정신 상태상 매우 힘든 일이었을 거임...

그 와중에 루돌프의 죽음은 결코 시선을 떼거나 억지로 도피할 수 없는 코앞에 다가온 현실이었던 거지ㅠ 그 때 와서 환상 속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존재하는 아들의 손을 잡아줬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늦어버림

그런데 이렇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아들이 죽었다고 과연 황후의 자리로 돌아갈까? 아무리 요제프가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 한다지만 엘리자벳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수도 없고, 황후라는 무거운 직책을 감당할 수도 없음

행너멀에서 서로를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 좀 울었음... 글고 요제프를 보니까 나를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생각나서 많이 반성됨 좀 더 주변사람들을 돌아봐야겠다

아무튼 종합적으로 음향 좋았고(돌비) 자둘의사 있음 근데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머글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