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일 때문에 감정이 좀 메말라서 인간관계나 이런게 너무 힘들고 무섭고 여튼 그랬음 좀 오랫동안.
그리고 누가 슬퍼하거나 아파하거나 행복해하는것도 꼴보기 싫어서 영화 드라마 이런것도 회피하고 보질 않았음 보면 끄거나 넘기거나 했음.
어쩌다 보게된 뮤지컬은 중간에 나가기엔 너무 비싼데다 영화 드라마처럼 멈출수가 없었고 짧은시간안에 모든걸 보여줘야 하니까 전개가 순식간에 몰아쳐서 꼼짝없이 그걸 보고 있어야 했음.
근데 보면서 등장인물들이 격렬하게 화내고 슬퍼하고 울부짖고 절망에빠지고 그러다가 그걸 넘어서는? 어떤 순간에 대신 내 마음이 치유받은 느낌을 받았음.
나는 화내고 슬퍼하는게 힘들고 그로 인한 감정소모가 두려워서 최대한 피했는데, 감정의 파고가 낮아지니 그만큼 기쁜일에도 마음이 설레는게 약해졌음. 근데 뮤지컬 한편에 일반적인 생활에서 겪기 힘든 모든 희노애락이 담겨있고 그거에 빠져들어서 따라가다가 마지막에는 끝이 나잖아. 나 대신 화내주고 나 대신 소리치고 울부짖고 누군가를 저주하고 또 사랑하고. 그 끝이 완전한 파멸이든 아니면 행복해지든,  그 끝남의 여운이 나에게 엄청난 만족감을 주었음.
그런식으로 감정의 치유를 받고 한참 뮤지컬덕질에 빠져살다가 지금 살면서 절대 이루지 못했을거라고 포기했던 걸 이루고 간간히 덕질하고 살고있음.

암튼 난 좋은영향을 받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