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끝나면 한 번씩 생각 정리하는데 지크슈가 유일한 내 본진극이다 보니 나도 좀 많이 글을 쓴 편이긴 해.
일단 내가 독실하지는 않아도 신자이고 신자 입장에서 불편한 극이지만, 종교와 극을 철저히 분리해서 보는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불편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지.
신자입장에서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힘드냐를 밝히려면 교리까지 다 나와야 하니까 이건 그냥 어떤 신자에게는 매우 불편한, 그렇다고 이단까지는 아닌 가벼운 불편함과 거북함이 있었다라고만 받아들여줬음 좋겠음.

내가 생각할 때 해븐의 가사가 정말 마음에 안 들어서 해븐 가사를 내가 원하는 식으로 개사를 한 번 해보려고 해.

유다 : 모든 게 분명해 결국 당신은 메시아란 착각에 빠졌어
　　　인간의 길을 벗어 던지고 신의 길 따른단 착각을 Jesus

　　　당신을 신이라 외치는 말들에 당신은 미쳤어 대체 뭘 원하나

　　　수많은 기적을 이룩한 이 순간 모든 걸 다 걷어찰 길 왜 가려해 왜

　　　Jesus 제발 이건 말도 안 돼 난 결코 당신 뜻 이해 못 해

　　　난 다 보여 당신이 가려 하는 그 길이

　　　결국 시작된 건가 착각이 불러온 메시아 현실없는 허황된 헛 생각

　　　우리 함께 꿈꾼 그 모든 것 신보다 위대한 인간의 길

　　　난 아직도 그 뜻을 굳게 믿고 있는데

　　　왜 다 버리려 하나 왜 왜 하필 이 선택인가 결국 군중들이 등돌릴 길

 　　 나사렛의 목수인 아버지와 같은 삶 택했다면 차라리 현명했지

　　　의자 따위 만들던 예수 어디로 가고 위험하신 몽상가 돼버렸나

　　　Jesus 다시 한 번 생각해봐 결국 빼앗긴 우리의 땅

　　　짓밟힌 채로 피 흘려 고통받는 우리를

　　　저기 침략자들은 생각치 않는 당신의 말

　　　이 선택은 너무 위험해 너무나 위험해 Jesus

　　　Jesus 우린 여길 지켜야 해 우린 이겨내고 살아야 해

　　　당신 선택 멈추고 다시 한 번 생각해

　　　저기 사람들 모두 헛된 천국 생각뿐 이 선택은 너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메시아 따윈 다 잊어버려 남겨질 우릴 기억해줘

　　　Jesus 우리가 여길 지켜야 해 우리가 우리가 이겨내고 살아야 해

　　　다시 생각해줘 제발 Jesus

최소한 이런 식이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좀 했었어. 그리고 난 저주받을 이름에서의 유다 대사는 유다가 지저스에 의해 종용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다가 그 상황에 맞게 연기했다라는 쪽으로 일관성을 주고 있음.

다만 최후의 만찬에서의 대사 몇 군데하고 유다의 죽음에서 유다의 죄책감을 덜어냈음 하는 소망이 있지.
유다의 죽음에서 마이갓, 다음에 유다는 지저스가 저 정도까지 고난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 더 부각되고 그 다음으로 미친 선택에 따른 계시의 완성을 위해 죽는다라는 의미가 조금 더 부각되었음 했어.

그래서 '대체 난 무슨 짓을 한 건가?'라는 대사를 뺐음 좋겠다 생각했었지.

뭐 나머지는 그럭 저럭 나한텐 괜찮았었다는 게 내 개인적인 감상인 거고. 그럼 유다가 조금 더 확실하게 살아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