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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슈 굵세사 2막-3

dw(121.143) 2013.07.08 11:33:47
조회 873 추천 21 댓글 5

마지막이길 바라고.. 짤리지 않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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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uld we start again, please
솔직히 초반에 이 부분을 볼 때 좀 짜증이 나긴 했습니다. 베드로의 음역대가 맞지 않았던 것인지 음이 귀에 거슬린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중에 가성처리도 좀 들어가고 하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이 부분은 지저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드러나고 사도란 게 무엇인지 사도들이 깨달아가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마리아의 존재감이 확 살아나면서 사도들과 조화를 이루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좋아지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이 부분을 마음에 들게 베드로가 소화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베드로의 경우 정선아 마리아와 함께 할 때 음색이 잘 어우러져 듣는 것이 편해진 반면 장은아 마리아와 함께 할 때는 둘의 화음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앙상블들이 종려나뭇가지를 다시 들고 나왔다는 점입니다. 종려나뭇가지가 등장하면서 이제 신성이 도드라지기 시작합니다. 호산나의 장면에서도 종려나뭇가지가 등장했었지요

사도들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지저스는 병사들에게 맞으면서 끌려갑니다. 지저스가 무대 뒷편 상층부를 끌려가는데 이 부분에서 마이클 리는 몸으로 하는 연기란 이런 것이다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몸을 쓰는 연기가 상당히 노련했고 자연스러웠습니다. 가다가 넘어지는 장면과 병사들의 발동작에 구르는 장면, 창으로 내려치는 장면에서 맞는 연기 모두 합이 잘 맞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른쪽 상부에서의 연기가 워낙 실감이 났기 때문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모습을 사도들과 마리아, 그리고 유다가 지켜봅니다. 모두가 조금씩 오열을 합니다. 안절부절 못하며 따라갈 듯 따라갈 듯 아련하게 동작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다는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갑니다

8.  Juda's death

유다가 무대로 뛰어들면서 넘버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My God’을 외치며 지저스의 고통받는 모습을 토로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 일을 후회합니다. ‘난 그 분 뜻을 따랐을 뿐인데 그 고통받을 것을 알았다면 차라리 날 죽였어. 제발 제발 나를 죽여줘라고 말입니다

이 때 가야바, 안나스, 그리고 사제 한 명이 등장하면서 안나스가 소리칩니다. ‘다 벌어진 일이라고 소리치며 유다의 후회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말을 잇지요. 네가 원한 대로 다 이루어졌다. 군중들이 다 그를 배신했다고 말입니다. 유다가 1막에서 군중들이 그의 목을 조여와라고 한 대사를 받는 대사입니다

이 부분에서 다 벌어진 일처음부터 또박 또박 잘 들린 가사인데 인터넷 상에서는 이상하게 들었다, 대체 무슨 가사냐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안나스의 발음과 억양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했지만 도저히 어떻게 들으면 그렇게 들리나 싶을 정도로 못 알아들은 관객들이 좀 있었습니다

안나스가 유다를 밀치면서 가끔 유다의 조끼가 벗겨지기도 했었고 가야바는 너의 결단이 나라를 지켜낸 거야. 영원히 기억될 널 축하해라고 말하며 유다의 어깨에 잠시 손을 대려 하다 화들짝 놀라 손을 거둬들이는 연기를 했습니다. 마치 불결하고 더럽다는 느낌을 선사한 것입니다. 다만 6 9일 세미막 공연에서는 가야바가 김신의의 어깨에 손을 대도 두드린 일이 벌어졌습니다. 상당히 의외였는데 김신의가 이번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해서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두드렸다고 합니다

이 넘버에서 특이한 점은 1막에서 마리아가 부르는 ‘I don’t know how to love him’과 동일한 곡조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 맘을 어찌하나? 이것이 사랑일까? 누굴까? 그는 누굴까? 왕이라 불린 단지 한 사람 인간일 뿐.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너무도 달라지크슈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한 부분입니다. 마리아와 유다가 같은 곡조로 노래하는 이 부분 말이지요. 유다가 지저스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해서 조금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만 이 은근슬쩍 끼어든 저 곡조는 도발적이면서 매력적입니다

유다의 가사는 조금씩 변했는데 중반을 훨씬 넘겨서 추가된 것이 바로 내가 죽으면 예언대로 당신은 메시아가 되는 겁니까?’였습니다. 때에 따라 혹은 유다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들리기도 했지만 이 대사가 추가됨으로 인해서 유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지저스에게 돌아갑니다.<o:p></o:p>

원어로는 신에게 돌리는 것이긴 하지만 지저스에게 돌리는 이번 공연도 인상적이긴 합니다. 예언을 이루기 위해 지저스에게 이용당했다고 울부짖는 유다는 인상적이긴 합니다만 유다의 노선을 아예 애초부터 잘 잡았다면 상당히 논란 속의 매력을 선사했겠으나 유다 자체가 많이 두 노선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습니다

원래 이 공연이 유다는 과연 지저스가 죽을 것을 알았느냐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극이기도 하니까요.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라는 비명 속에 천장에서 내려온 올가미를 향해 유다가 비틀거리면서 걸어갑니다. 정면을 바라보면서 지저스를 원망합니다

윤도현 유다의 경우 매우 특이한 날이 하루 있었는데 목이 아주 안 좋았던 날 6월의 어느 공연으로 기억합니다만 지저스의 이름을 부르면서 울부짖는 듯한 말로 표현 못할 애통함을 선사한 날이 있었습니다. 안 좋은 목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보여지는데 그게 반감이 아닌 관객을 휘어잡는 힘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유다의 죽음 부분에서 감정을 제대로 살린 것은 윤도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연기와는 다른 그 어떤 느낌입니다. 연기라면 한지상이 나았지만 연기에 깔린 내면적인 그 무엇이 배어나오는 면에서는 윤도현에게 시선이 갔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살아온 시간이란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한지상이 다시 유다를 한다고 하면 지금과 다른 유다가 되어있을 테지요

유다가 올가미에 목을 매고 죽는 장면은 매우 고전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조명이 꺼지면서 싱겁게 끝났지만 이게 좋습니다. 암전 상태가 되면서 코러스가 들립니다. ‘잘했다 유다. 불쌍한 유다라고 1막의 마지막처럼 음이 깔립니다

그리고 지저스가 등장합니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지저스에게 분장이 추가됩니다. 조금 더 고난을 당한 모습을 구현하는 것인데 일단 가짜 피로 얼굴과 팔을 도배합니다. 문제는 이 가짜 피가 조금 번들거렸기 때문에 조명에 반사되면 신경을 약간 거슬렸다는 점입니다. 또 분장을 더하고 나올 때까지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가끔 눈물이라도 흘리면 그대로 피눈물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다의 죽음 이후 마이클 리와 박은태의 연기가 조금 많이 달랐습니다. 박은태는 그 동안 1막 내내 억누르는 연기를 펼쳤는데 이게 겟세마네에서 아주 폭발적으로 발산되지 못하고 슬픔으로 발산했기 때문에 그 슬픔의 연장선을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억눌러서 감정을 내보이지 않는 연기는 표정 연기와 감정 연기에서 밀고 당기기가 아주 노련해야 하는데 박은태에게는 그것이 약간 부족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제가 본 박은태의 모든 공연 중에서라면 이번 지크슈가 가장 괄목할 만한 연기력의 성장을 보여준 공연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세부 연기가 추가되는 것이 좋은데 박은태 또한 중반 이후 실려나가는 유다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 연기는 매우 적절했다고 보여집니다

마이클 리의 경우는 자신의 풍부한 무대 경험을 아주 잘 살려내서 연기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눈에 확 뜨이는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단지 유다를 보고 하늘을 한 번 쳐다본 후 관객석을 바라봅니다. 다만 그 짧은 시간에 표정과 눈빛이 상당하게 변하면서 관객들을 설득시킵니다. 때로는 손끝이 살짝 움직이기도 했습니다만 큰 동작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이 부분의 표정연기로 극찬을 들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이 부분 표정 연기가 가장 잘 된 날은 6 6일과 8일 공연이었습니다. 6 6일 공연을 보고 더 이상의 감정을 객석으로 실어 나르는 것은 어렵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6 8일에 그 이상을 실어 날랐지요. 그 날의 표정은 온갖 격양된 감정이 켜켜히 쌓인 표정이었고 그가 내보이는 단호함 속에 복잡함을 내보였습니다. 마이클 리는 유다의 죽음 이후 아주 단호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 정도가 사람을 섬뜩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 냉정할 정도의 단호함 속에 끓는 용암이 보인 형국이었습니다. 이게 빌라도와의 재판까지 이어지면서 겟세마네부터 시작한 저 들끓음이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이어진 것이 6 8일의 공연이었습니다

9. Trial before Pilate

유다가 실려나가고 나면 지저스는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스스로 무대 정 중앙에 무릎을 꿇습니다. 이전에는 병사들이 창으로 치거나 해서 강제로 꿇렸다면 이제는 스스로 무릎을 꿇는다는 점에서 유다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제반조건은 완성되었고 나는 이제부터 나에게 정해진 길을 가련다 혹은 내게 정해진 길을 갈 수 밖에는 없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표정도 다시금 무표정 일색이 됩니다. 박은태의 경우 가끔 피눈물을 선사하기도 했었던 전 장면에서의 감정을 수습해 차가운 분위기를 연기했습니다

이제 유다 외에 또 다른 한 사람이 남아있습니다. 빌라도입니다. 예수를 못 박아 죽여야 하는 운명을 가진 사람입니다. 빌라도는 그것을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저스는 그 모습을 보면서 넌 벗어날 수 없다라며 그를 옭아내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헤롯에게 보냈던 지저스가 돌아온 것을 보고 빌라도가 말합니다. ‘왕께서 왜 또 다시 오셨나?’ 이제 가야바를 위시해 유대인들이 그를 압박합니다. 법에 의해 처형할 권리 가진 사람은 당신 뿐이라며 지저스의 처형을 요구합니다. 권리가 아닌 권한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마 노래할 때 단어의 음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한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연극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뮤지컬과 같은 음악에서 대사를 소화하는 극일 때는 올라가는 음이나 내려가는 음에서 적절한 발음이 될 수 있도록 손을 보는 편이니까요

사제들과 유대인의 말에 기겁을 한 빌라도가 지저스에게 달려듭니다. 보이지 않는 지저스의 왕국에 대해 묻습니다. 이 부분에서 지저스는 답합니다. ‘누구나 갈 수는 없는 왕국. 모두의 천국이부분의 가사는 인상적입니다. 호산나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천국이 이제는 누구나 갈수는 없는 천국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잠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 부분의 해석은 많은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 머릿속에서만 정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 대사가 나오면서 군중들의 분노는 극에 달합니다

빌라도가 반문합니다. ‘천국의 왕?’ 지저스는 다시 말하지요. 나는 진실을 말했고 판단은 너의 몫이다라고. 빌라도는 꿈을 통해 모든 것을 본 상태입니다. 그래서 진실을 알고 있다고 답합니다. 자신의 운명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니 빌라도는 여기서부터 상당히 절박해집니다.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 밖아라라고 외치면 빌라도가 계속 반문합니다. 너의 왕인데 왜 내가 그를 죽여야 하느냐구요. 군중들은 답합니다. 우리의 왕은 시저. 앙상블들의 합이 정말 딱딱 맞아 떨어진 부분이 바로 이 재판 부분입니다. 무섭고 소름끼칠 정도의 합이었습니다

메시아 지저스를 외친 것은 너희들인데 왜 나더러 죽이라고 하냐고 빌라도는 소리치지만 그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입니다. 군중들이 다시 외칩니다. 당신이 결정해. 그 소리에 빌라도는 다시 지저스에게 매달립니다. ‘말해 봐. 지저스 크라이스트그 대사를 하는 순간 빌라도와 지저스는 시선을 온전히 마주칩니다. 6 8일 마이클 리와 지현준의 경우는 지현준이 마이클 리의 들끓는 감정을 그 부분에서부터 아주 잘 받아넘겼습니다. 지현준이 가끔 과장된 연기를 해서 약간의 거부감을 선사하긴 했습니다만 연극 무대에서 다져진 연기와 상대방의 연기에 반응하는 것은 과히 차고 넘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빌라도가 군중들에게 자신은 이 자의 죄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왕이 아닌 자라고 말하면서 메시아일 수 없는 한 초라한 인간일 뿐이라고 외치지만 군중들이 소리칩니다. ‘신성을 모독한, 너도 시저도 죽일 지저스이 가사에서 저도 잠시 사오정이었습니다. 저는 저 가사를 너도 찢어 죽일 지저스라고 알아들었고 이게 한 동안 지속되어서 대체 왜 저 가사일까 궁금해했습니다만 어느 순간 찢어가 아닌 시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빌라도가 배신자라고 위선자라고 군중을 질타하지만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결국 빌라도가 내린 판결은 39대의 채찍입니다. 빌라도는 이것으로 군중들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군중들은 여전히 십자가를 부르짖습니다

 
병사들이 지저스를 채찍질할 대에 매답니다. 말로 매다는 것이지 그냥 지저스가 자신의 손을 가로로 된 봉에 고정시킵니다. 손짓 하나로 벗겨진 상의와 더불어 마이크 선이 조금 현실 속으로 관객을 몰아넣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마이크 없이 무대 뒤까지 다 전달시키게 노래를 부르려면 배우 목은 하루 이틀 안에 망가지겠죠. 가뜩이나 두 개의 마이크를 달고 있었으니 방법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손을 고정시키고 자세를 잡으면 봉에 뚫린 구멍을 통해 가짜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구멍은 네 개였고 가끔 두 군데서만 핏물이 나올 때가 있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더군요. 본격적인 채찍질이 시작하기 전부터 핏물은 나오긴 하지만 초반에는 상당히 흐린 상태로 나온 탓인지 처음부터 핏물이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의 연출은 상당히 고전적이지만 관객들은 좀 더 실감나는 연출을 원했습니다. 조금 더 잔인하고 조금 더 자극적인 연출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빌라도가 영어로 숫자를 세면 주변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때로 마이클 리는 비명을 질렀고 마리아나 시몬, 베드로의 오열이 들리기도 했고 헤롯의 웃음과 괴성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군중들의 환호 비슷한 것도 들렸습니다. 빌라도들의 발음 문제가 조금 문제가 되었고 가끔 셋던 숫자 다시 셌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헤롯은 무대 제일 뒷 편 높은 곳에 자리하고 앉아 이 처형 장면을 바라봅니다. 조권은 좀 다소곳하게 앉을 때가 많았고 김동현은 다리를 벌리고 앉을 때가 많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포도를 먹고 술잔을 들어 마시는 행위를 했었고 군중들을 선동하기도 했습니다. 김동현 같은 경우는 자신의 다리 사이에 위치한 여자 앙상블의 얼굴을 쓰다듬을 때도 있었습니다. 헤롯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상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채찍질이 계속되자 호들갑을 떨고 치를 떨면서 자리를 빠져나갑니다

 
이 장면에서 마이클 리는 등 근육을 적절하게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였는데 문제라면 가끔 채찍의 음향과 채찍의 동작, 등 근육의 움직임이 엇박자를 낼 때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박은태의 경우는 점점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몸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보여주는 면에서는 사람들을 빠지게 했던 것 같습니다. 무대 장치가 빙글 돌며 앞과 뒤를 보여주고 그 사이 핏물이 흘러 등과 배부분을 적십니다. 가장 많이 묻은 곳은 머리지만 그게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가짜 피가 시럽인 탓인지 앞줄에서는 달콤한 향 때문에 미칠 뻔 했다는 소리도 들리긴 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지현준은 마치 심장마비를 일으킬 것처럼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는 연기를 했고 김태한은 초조한 것처럼 연기를 했습니다. 이 순간 강박적으로 손을 비빈 것은 김태한이었고 이후의 강박적인 손 비빔은 지현준 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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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센 빌라도가 매달린 지저스를 풀어 옮깁니다. 마이클 리는 몸이 안 좋았던 5 29일 공연 이후에 이 장면에서 즉흥 연기를 몇 번 선보였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피를 손가락으로 훑어 물끄러미 바라보는 연기를 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꽤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연기는 길게 한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6 1일까지 했던 연기고 저도 한 번 보았습니다. 6 2일 이후 연기 노선이 달라졌는데 이전까지는 그래도 자세가 많이 곧았다면 6 2일 이후로는 완벽하게 널부러진 연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6 2일에는 바닥에 널부러진 상태에서 바닥을 손으로 훑어 보는 연기를 살짝 했긴 했습니다. 마이클 리에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후반 부의 이 시점의 연기인데 사람들이 패대기치는 것 같아도 배우들이 스스로 하는 연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어려움에도 부자연스러움이 전혀 없었던 데다가 허벅지와 허리 근육이 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의 상체가 뒤집혀 눕혀진 상태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동작까지 선보인 점입니다. 빌라도의 작은 손짓에도 완벽하게 과하게 반응했습니다.<o:p></o:p>

 이 부분은 체념의 표정이나 혹은 순응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가끔 무표정 속에서 흘러나왔습니다만 특이했던 것은 6 8일 공연에서는 마이클 리가 6 9일 공연에서는 박은태가 그 상태에서 웃었다는 점입니다. 소리내서 웃은 것은 아니지만 입꼬리가 완연히 웃는 모습을 만들어냈고 피칠갑을 한 상태에서의 그 표정은 괴기스러우면서도 온 몸을 오싹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마이클 리의 경우는 동안에다가 완벽하게 잡힌 몸매와 넝마와 핏자욱이 환상적으로 어울려서 사람들은 그가 과하게 반응할 때마다 더욱 그에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빌라도가 지저스에게 묻습니다. 넌 누구인가? 내게 뭘 원하나? 그리곤 말하지요. 넌 죽을 지 모르니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저들이 들리게 살려달라고 말하라고 애원합니다. 하지만 지저스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안나스가 귀가 솔깃해 지저스를 바라보지만 군중들의 시선도 지저스에게 쏠리지만 지저스는 답합니다. 모든 것은 정해진 하늘의 계시, 당신은 이해 못해라고 지저스가 못 박는 순간 군중들은 다시 고함을 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제가 굉장히 인상깊게 보고 몰입해서 들은 대사가 나옵니다. ‘어떤 것도 넌 바꿀 수 없어때로는 그 무엇도 넌 바꿀 수 없어라고 할 때도 있었긴 하지만 이것은 지저스가 빌라도에게 한 귓속말입니다. 박은태도 마이클 리도 전부 빌라도를 향해 라는 호칭을 씁니다. 이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이 속삭임에서 박은태와 마이클 리가 아주 다른 느낌을 선사한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박은태는 이미 하늘이 정한 운명, 신이 정하신 운명이기 때문에 인간에 불과한 빌라도 네가 감히 신의 예언을 바꿀 수 없다라며 신성이 강조된 느낌을 선사했고 마이클 리는 만일 내가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네 앞에 내가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고 여기까지 온 이상 내가 바꿀 수 있었다면 진작 바꿨을 것이니 너는 바꿀 수 없다라며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운명에 대한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리의 경우 인상적인 연기로 지현준과 이마를 맞댄 것과 빌라도역의 얼굴을 감싸안은 것, 빌라도역이 지저스의 손을 잡으면 그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연기, 빌라도역의 손에 의지해 몸을 완전히 뒤로 꺾어 배회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빌라도가 죽는 이유를 말해달라 하지만 위의 연기를 할 뿐 지저스는 답하지 않습니다. 군중들의 소리가 커집니다. 군중들의 소요가 병사들의 제지를 뚫고 빌라도를 직접 압박합니다. 무언과 유언의 압박이 가해지면 빌라도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며 괴성을 지릅니다. ‘네 스스로 선택한 이 파멸. 메시아이길 원한 것은 네 선택. 내 죄라면 널 꺾지 못한 것. 난 무죄야. 내 손에 묻은 피라고 절규합니다. 이 부분에서 지현준의 과장됨은 일종의 거부감을 불러왔습니다. 뮤지컬은 무대에 음악이 흐르고 있기에 과장에 어느 정도 선의 절제가 있어야 하는데 뮤지컬 무대에 간간히 서는 지현준은 아직도 그 선을 찾지 못하고 연극 무대처럼 연기해 버렸습니다. 빌라도의 손에 다시 붉은 조명이 비춰지고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병사들이 십자가를 가지고 나타납니다. 지저스는 비틀거리면서 그 십자가를 스스로 짊어 집니다. 십자가를 지는 연기는 마이클 리가 작은 체구로 아주 완벽하게 연기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비틀거리면서 자신의 길을 가면 가림막이 내려옵니다. 하지만 연기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딱 한 번 박은태가 가림막으로 가려진 마지막 부분에서 일찍 허리를 펴고 십자가를 가뿐히 옆에 끼고 사라진 종점의 기적을 선보였다고 들었습니다만 이후로는 아무도 그 광경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주 가벼운 십자가임에도 무거운 십자가로 연기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니까요

10.  Superstar
 이번 지크슈 수퍼스타에서 특이한 점은 유다가 마이크를 들고 나온 점입니다. 아주 생경한 장면이었습니다. 보통의 뮤지컬 무대에서 손에 든 마이크를 볼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 수퍼스타는 바로 같은 공간에서 지저스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동안 신나고 재미있게 놀아주는 게 제 맛인데 한지상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놀지 못했습니다. 일종의 조롱과 비슷한 느낌까지도 선사할 수 있는 게 이 넘버의 매력이면서 장점인데 그걸 못 살린 겁니다
 윤도현과 김신의의 경우는 춤 소화가 조금 부족했었고 앙상블들은 천사를 연상시키는 하얀 곱슬머리 가발에 팔에 깃털장식으로 덮인 복장으로 나타나 아주 고전적인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별 특이한 사항은 없었지만 베드로가 한 동안 인터넷에서 악평으로 시달리다가 남자 앙상블 한 명의 대타로 나온 이후 호감으로 바뀐 일이 있었습니다. 몸놀림이 참 이뻤기 때문에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계속 베드로가 나왔으면 좋겠다 했지만 남자 앙상블은 다시 복귀했습니다.<o:p></o:p>

 가사를 들어보면 재미있습니다. 부처님, 그분과는 친하세요라고 묻지를 않나, 마호메트가 옮겼다는 산은 진짜인가요라고 묻지 않나. 또 왜 하필 그 시대를 선택했냐고 물어도 봅니다. 지금 이 시대라면 어땠을까요라고 말입니다. 실수였는지 계획이었는지를 묻는 유다는 제 생각으로는 유다가 아닙니다. 유다가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의 질문입니다. 그것도 신을 믿지 않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질문인 셈입니다. 이런 면이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느낌이 들면서 이 뮤지컬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가림막이 있는 연출은 저로서는 달갑지 않았습니다. 대비가 확 살아나지 못하는 경향도 있었고 십자가에 못박는 장면이 가림막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림막 뒤에서는 앞의 수퍼스타 노래가 흥겹게 진행되는 것과 대비되게 십자가에 못박는 장면이 한창 진행됩니다. 마이클 리는 고함을 지르기도 했으나 앞쪽 관객을 제외하고는 듣지 못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안 사실이지만 십자가가 허공에 매달리게 되면 기울어진 형태가 되기 때문에(상체부분이 앞쪽으로 쏠렸죠) 두 배우 모두 허공에서 제대로 버틸 수 있게 자세를 잡기 위해 요동을 쳤습니다. 마이클 리의 경우는 키가 작은 관계로 그 장면에서 조금 더 발버둥을 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허공에 매달린 십자가에 몸을 고정시키는 장치라고는 양 손목의 밧줄과 허리에 연결한 벨트가 전부였습니다

 
십자가에 못박는 과정에서 지저스역의 배우들이 가끔 병사를 발로 차기도 했으며 병사들은 침을 뱉는 장면과 때리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다만 가림막에 가려서 가끔 잘 안보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시 면류관을 씌우는 과정에서 일단 마지막에 조명을 받기 때문에 병사들이 신경써서 머리를 정돈해주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지면 가림막이 늦게 올라갔지요. 중반즈음인가 지저스 역 배우들에게 묻은 피 때문에 병사의 손에도 피가 묻을 경우가 많았는데 오른쪽 병사 한 명이 물끄러미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며 좀 고민을 하더니 쓱 지저스의 옷자락에 닦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그 뒤 공연에서는 그냥 천역덕스럽게 옷자락에 닦더군요

 그런데 이 십자가가 공연이 진행될수록 사람을 짓누르기도 했습니다. 지저스들의 가짜피가 십자가에 묻을 수 밖에 없는데 십자가가 내려오는 순간 반복해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짙어진 핏자국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 핏자국이 짙어질수록 마지막 공연이 다가오는 느낌이었고 또 다른 의미로 그 핏자국이 사람의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가림막이 올라가고 십자가에 못박는 것이 끝나고 나면 이미 음악은 잦아들어있는 상태입니다. 수퍼스타의 노래도 끝나고 어둠 속에서 십자가가 서서히 올라가지요. 무대의 모든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등을 돌리고 지저스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습니다. 윤도현만 무릎을 안 꿇었는데 윤도현의 노선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1.  Crucifixion
 십자가 장면에서 가장 관객들을 불안하게 했던 것은 흔들리는 십자가였습니다. 중앙에서 보면 정말 많이 흔들려서 가끔 공연에 몰입하기 보다는 저러다 사고 나면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마조마할 때도 있었습니다. 측면에서 보니 흔들거림이 중앙보다는 덜했습니다만 이제는 십자가의 기울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운 것인지 의도적으로 기울게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의도적으로 반듯하게 고정시키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실했습니다
 십자가에 역광과 조명이 정말 환상적으로 쓰인 무대였는데 실루엣만을 놓고 본다면 박은태는 이보다 더 완벽하게 십자가의 실루엣을 구현하기 어렵다 할 정도의 실루엣을 선보였습니다. 마이클 리는 키(이번 글에서 마이클 리의 키를 의외로 많이 언급하게 되는 군요) 때문에 약간 부자연스러운 면이 보이긴 했습니다

 마이클 리의 발음 중 아버지아부지로 들린다는 말들이 많았고 초반에는 드물게 어머니로 들은 관객도 나왔습니다만 어머니는 좀 심하게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유의 억양과 발음 문제는 계속 공연 내내 따라다녔기 때문에 발음을 중시하는 관객들은 마이클 리의 공연을 피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들을 용서하소서란 대사에서 저들을을 두 번 반복한 것이 특이해서 기억합니다. 아마 6 6일 공연이었을 겁니다.<o:p></o:p>

 대사에 목마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 대사가 매우 심각한 것임에도 웃는 관객들이 나왔습니다. 십자가형이 질식사시키는 형이라서 목 마르다를 들으면 가슴이 전 먹먹해졌는데 아닌 관객들도 상당수 있었던 듯 합니다
 아버지, 제 영혼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를 하고 마지막에 다 이루었다를 하고 나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빛의 조명이 십자가 뒤에서부터 쏟아집니다. 십자가의 그림자가 관객석을 덮치고 일부 관객들은 환한 조명을 받으면서 어두운 십자가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마이클 리는 완벽하게 숨을 멈추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전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인데 인터뷰에서 마이클 리는 그 방법은 비밀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마이클 리의 아가미 호흡설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일부 우스개 반박으로 아가미는 물에서 가능한 호흡법이므로 피부 호흡설로 바꾸자는 이야기까지 돌았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십자가를 바라보느라 마리아가 오열하는 장면은 거의 마지막에만 보았습니다. 정선아와 장은아 두 명의 연기 중에서 시선을 그 짧은 시간 잡아끈 것은 정선아였습니다. 이때 마리아는 흰 옷을 입고 나옵니다. 초반에 입었던 분홍색 옷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죠. 2막에서 다시 시작해요 할 때 흰 천을 두르고 나오는데 이 마리아의 의상 변화가 마리아의 다른 면을 조명하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의 마리아는 성녀의 이미지에 가까운 마리아였습니다

 
공연의 막이 내려왔는데 관객들이 침묵과 정적 속에 빠져든 공연이 네 번 정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박은태의 공연이었고, 마이클 리의 공연에서도 한 번 있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박은태의 네 번의 공연이 정적공이다라고 말합니다. 그 중 한 공연에 제가 있긴 했습니다. 박수를 칠 기분이 나지 않는 이게 뭘까라는 먹먹함과 답답함과 가슴막힘이 모두를 내리눌렀던 공연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대체 박은태와 마이클 리의 공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를 놓고 많은 말들이 돌았습니다. 혹자는 박은태의 공연이 더 인간적이라서 그렇다는 의견을 냈고 혹자는 반대로 박은태의 공연이 지저스의 신성이 더 강조되어서 그렇다라는 의견도 냈습니다만 극 전체를 휘어 감고 관객들을 몰아간 다른 분위기를 딱히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
커튼콜]

 커튼콜 촬영이 허용된 후부터 동영상들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가장 좋게 생각한 것은 지저스역을 맡은 배우들이 환하게 웃을 때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커튼콜 때는 극의 심각했던 마지막 장면을 지우고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기 훨씬 쉬웠습니다

 가장 궁금증을 일으킨 것은 저 짧은 시간에 어떻게 지저스 역을 맡은 배우들이 머리 감고 몸 씻고 옷 갈아입고 등장할까였습니다. 이건 정말 끝까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었습니다. 혹자는 세숫대야에 물 받아놓고 머리 흔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고 혹자는 통 속에 빠졌다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냈었죠. 하지만 진실은 무대 뒤 연출진들과 배우들만이 알겠죠

 커튼콜에서 인상적이었던 사건들 몇이 있었습니다. 첫공 때 한지상이 무대 막이 내려오는 위치를 오인해서 무대 막이 내려왔는데 그 안에 있지 못하고 막 밖에 위치해서 우왕좌왕한 일이 발생해 인터넷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보진 못했지만 관객들은 조금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한지상과 마이클 리의 마지막 공연에서(인터넷상에서는 마한 막공이라고 칭해지죠) 마이클 리가 한지상이 커튼콜에서 수퍼스타 부르는데 난데없이 등장해서 관객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입었건만 수퍼스타 열창에 정신을 판 한지상이 마이클 리를 보지 못해서 아주 싱겁게 끝나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한지상이 마이클 리에게 마이크를 넘기거나 아니면 같이 부르는 진풍경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역시 한지상만 지탄을 받고 말았습니다

 김신의의 경우는 박은태와의 마지막 공연에서 은태야, 또 만나자란 글이 적힌 종이를 꺼냈고 마이클 리와의 마지막 공연에서는 마이클, 행복했어요가 적힌 종이를 선보였습니다
 
6
9일 마지막 공연 때 낮 공연 커튼콜 때부터 제사장 삼인방이 싱거운 춤을 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총막공 때 짧은 무대 인사 뒤 수퍼스타 커튼콜 공연에서 총막공 유다였던 윤도현이 아닌 한지상과 김신의가 나눠 노래를 불렀고 앙상블 뿐만 아니라 전 출연진들이 무대로 난입했으며 병사들은 완벽하게 상체를 탈의했고(뭐 솔직히 끈만 세 개에서 다섯 개로 상체를 장식했으니 벗으나 안 벗으나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사장들은 쭈꾸미를 연상시키던 모자를 벗어 던졌으며 마이클 리는 사복차림으로 유연하게 웨이브를 탔고 박은태는 지저스 복장 그대로 한 번 몸 펴고 구석에 박혀있다가 윤도현에게 마이클 리와 함께 끌려 나왔습니다. 춤들을 다들 잘 추었는데 헤롯 복장의 조권이 환상적인 털기춤을 박은태 앞에서 시전했으나 아주 어정쩡한 털기춤이랄지 율동이랄지로 박은태가 화답했지요
 마지막 ‘Who are you? Who are you? Jesus’부분은 마이클 리가 불러서 장 내의 환호성을 샀습니다. 음색을 들어보니 마이클 리는 유다 역에도 매우 잘 맞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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