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9년 전 2015년, 내가 한창 도박에 미쳐있을 때였다.
나는 아는 선배와의 내기를 시작으로 점점 판을 키워나가다 결국 강원랜드까지 가게 되었고, 차비도 없이 그야말로 빈털털이가 되어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더운 여름, 뜨거운 태양 빛 아래 땀은 육수처럼 흘러나오고 내 앞에 노오란 택시 하나.
이글이글 쬐는 뙤약볕 아래 한줄기 희망처럼 다가오는 택시.
나는 손을 마구 흔들었다.
"..아저씨 죄송한데, 도착해서 돈 드려도 될까요?"
택시 기사는 날 벌레 보듯 째려보고 창문을 올린다.
열받았다. 난 그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렇게 일주일 뒤, 다시 돈을 잔뜩 딴 나는 그 택시를 보았다.
잔뜩 늘어선 택시 행렬. 나는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오른다.
먼저 첫번째 택시에 들어간다.
"아저씨? 한번 빨아드릴테니까 태워주실 수 있나요?"
쫓겨났다. 그리고 다음 택시. 난 똑같이 쫓겨난다.
이번에는.... 내가 기다리던 그 택시였다.

"아저씨. 라팍이요."

그렇게 우린 출발했다.

앞에 두 택시는 이렇게 생각할거다.

'저 양반 게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