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과 도올갤 - 2020 도쿄 올림픽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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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비율 좋다 이쁘다 인종이 다르다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걍 존아 웃기긔 띠니 키즈카페에서 일하는데 걍 빻은 애들이 95프로긔 가끔 눈에 띄는 애들 극소수 김치, 앰백 갓기들 작성자 : ㅇㅇ

텃밭과 도올갤앱에서 작성

일산댁

2025.01.23 19:06:03

조회 63 추천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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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

쿵야는 고요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바람은 싱그럽게 불고,

채소 잎사귀는 초록빛으로 반짝이며 흔들렸다.

하지만 쿵야의 손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이 순간 텃밭은 텃밭이 아니라 도올갤이었다.

“묵정자 또 뻘소리하네. 긔체도 어설프고, 참 노잼이긔.”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쿵야는 게시글을 올렸다.

‘오늘 고추 수확하다가 삐끗했긔ㅋㅋㅋㅋ 묵정자는 텃밭일 안 해봤을듯‘

텃밭에서 흙을 만지는 손보다 더 바쁜 건 쿵야의 두 눈이었다. 게시판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며,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고, 옆밭의 옆집 아주머니가 뭐라고 떠드는지도 슬쩍 귀 기울였다.

“야, 그게 뭐가 노잼이냐? 너 진짜 요즘 재미없다.”

옆밭에 있던 고추심는 오빠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거든, 이건 갤질이긔.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긔.”

쿵야는 새침하게 대꾸하며 다시 휴대폰으로 눈을 돌렸다.

그날 쿵야의 텃밭은 채소보다 게시판의 댓글로 더 풍성해졌다.

도올갤을 하던 손끝에서 쏟아진 긔체는 텃밭의 고추와 상추 사이에서 신기하게도 어우러져 있었다. 쿵야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텃밭과 도올갤이 하나가 되는 이 세계,

이건 오직 쿵야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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