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갤에서 뻘글 쌌다가 1주일 차단크리먹고 이제서야 풀렸습니당... ㅡ.ㅡ;;;

오늘의 이야기는 \'야키니쿠\'

다음 뉴스를 봤는데 카라 \'야키니쿠\' 발언 때문에 뻘기사들이 몇 개 있던데요..
그저께 마누라하고 아들놈하고 야키니쿠 食べ放題집 가서 꽤 괜춘한 고기를 배터지게 먹고 온 터라
그 기사를 보니까 괜히 태클을 걸고 싶어지더군요.

일본의 야키니쿠는 한국의 \'불고기\'라고 써갈겼던 그 초짜기자가 싼 글을 보고 존내 비웃었습니다.
어거지로 갖다 맞추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똥된장 구별도 못하나. 쪽팔리지도 않나.

야키니쿠는 태생이 한국의 숯불구이라고들 하죠.
그건 맞는 말입니다. 일제시대 때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로, 또는 자발적으로 노동판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죠. 당연히 식문화도 같이 넘어왔는데 조선인 부락에서 고기를 구워서 먹는 문화가
일본 사회로 퍼지게 된 게 \'야키니쿠\'의 시초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 일본의 전통 육류조리법은 니코미(통째로, 혹은 얇게 썰어서 푹 삶는 것), 샤부샤부(얇게 썬 고기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기)
스키야키 (야채와 함께 간장베이스 소스에 삶는 것, 불고기와 가장 비슷한 조리법)가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여행하다 보면 알겠지만 야키니쿠집이 이제는 일본 식문화의 주류중의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어딜 가도 야키니쿠집은 있습니다. 식당 안 배기파이프를 식당 밖 인도 쪽으로 꺼내놔서 고기굽는 냄새를 풍기며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하는 고전적인 마케팅 수법도 이젠 흔해졌구요.

근데 야키니쿠는 야키니쿠일 뿐입니다.
기본적인 조리방법인 불 위에 석쇠 올려놓고 한입 크기로 고기를 썰어서 석쇠에 얹어 굽는 거 빼고는
한국의 불고기하고는 커녕 그냥 숯불구이하고도 공통적인 게 없다는 뜻입니다.
이젠 토착화된 일본식 요리일 뿐이죠.

일부 음식점에서는 구이조리법이 한국에서 건너왔다 하여
한국식으로 상추도 준비해 놓는 곳도 있고(모든 손님들한테 주는 거 아니고 주문하면 줍니다)
오너가 재일교포거나 한국에서 생활 좀 해 봤다는 야키니쿠집들은 마늘, 된장, 풋고추도 구비해 놓는 곳도 더러 있습니다.
후식(しめ라고 하죠)메뉴는 (돌솥)비빔밥/국밥/꼬리곰탕으로 정형화되었구요. 김치 깍두기도 기본메뉴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야키니쿠는 \'일본요리\'가 맞습니다.
우선 상추쌈이 안들어가죠.
상추, 쌈장, 파절이, 마늘, 고추 안 들어가죠.
그냥 고기에다 타레(소스)만 찍어서 먹는 게 전부이고 오히려
서양 바베큐식으로 버섯, 양파, 피망, 양배추, 옥수수, 해산물, 소시지등을
사이드 메뉴로 해서 같이 구워먹는 게 일본 야키니쿠의 기본입니다.

따라서 카라가 일본에서 인터뷰할 때
제일 좋아하는 일본 음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야키니쿠라고 대답한 것은 \'옳습니다\'
불고기는 양념을 만들어서 30분 or 몇시간동안 고기 위에
끼얹어 양념을 배게 만들고 숙성을 하는 전통조리법이 있는
한국음식인데 야키니쿠가 과연 한국의 불고기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는 게 옳은건가요?

제가 쓴 글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로 설명해드리겠는데 \'카레\'라는 인도 음식이기도 하지만
현대 일본요리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본인들 속에서 살아본 분들은 아시죠
이 놈의 일본인들이 얼마나 카레를 많이 쳐묵쳐묵하는지.

피망과 고추가 비슷하게 생겼고 원류가 비슷하다 해서
피망을 고추라고 부르진 않습니다.
피망은 피망일 뿐이고 고추는 고추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