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우리 뫼꽃에 아름다움을 처음 느꼈고 그 자태에 빠졌을 무렵 나도\' 바람꽃\'종류를 찾아보자하고 무조건 올랐던 골짜기. 집 앞이라 쉽게 올랐지만 황량하기만한 계곡에서 너도바람꽃이란 놈을 처음 찾아내곤....환희에 탄성보단 더 위험한 뫼꽃중독증세로 발전했던 그 바람골(너도바람꽃을 처음 봤기에 내 나름대로 이름붙인...)을 추억에 젖어 다시 올랐다.

 봄날에 더위완 달리 골바람이 불어 차가운 봄바람을 맞받으며 올라간 골에 나를 반겨주는 올 첫 뫼꽃 현호색...

겨우 내내 숨겨둔 장비를 꺼내 뷰파인더를 맞춰본다. 허나 첫 묏님에 촛점이라 역시나 이 놈에 수전증ㅋㅋㅋ 첫만남에 설레임인지...아님 과도한 알콜섭취에 의한 중독증세인지..이젠 판단하기도 힘들다. 앵글파인더와 지면에 의지한채 겨우 찍어낸 현호색..... 아!!!!!!!!!!!!! 겨우내 소진한 공력이 딸린다...

 그 옆에서 세를 넓히고 있는 점현호색... 이제사 꽃망울을 보이고 있었고...

 이 놈은 요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노루삼이다 !

  내가 맘대로 이름붙인 \'바람골\'에 주인공인 너도바람꽃의 애정어린 모습이다. 처음으로 정을 준 바람꽃이기에 여느 바람꽃종류보다 더욱 애착이 간다.

 시기가 늦었는지, 화려한 모습은 지고, 이젠 씨방을 남기느라 온 힘을 쏟고 있는 \'너도바람꽃\' 그래 비록 화려한 꽃잎은 보이지 않지만 난 이대로에 너를 사랑한다... 왜냐면 우리 뫼꽃에 대한 사랑을 가르쳐준 너였기에...

 그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니 역시  미치광이풀이 따스한 햇볕에 무리지어 피어있다...그리고 이 골짜기는 또 하나에 우리 뫼꽃이 있었지...바로 꽁바람꽃.... 그래 올라가 보는거야...다시 꽁을 만나러...

 그럼 그렇지 ...꽁은 여지없이 피어 있었네... 비록 많은 개체수는 아니지만...

 점현호색과 나란히 한 꽁!... 특이하게도 이 골짜기엔 복수초와 노루귀는 없다... 해서 꽁만 보면 미련 없이 내려가야 하는 곳..하지만 너도바람꽃을 만났으니 다른 꽃님에 대한 미련은 없다.

 하산 중간...양지바른 곳은 어김없이 보이는 산괴불주머니...

 그 옆에  자리한 둥근털제비꽃..

 이른 봄날이면 굶주린 산짐승에 주식이 되는 앉은부채 암꽃...일명 도깨비방망이도 보이고...

 짙은 보라빛으로 산객을 유혹하는 미치광이풀...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 피어나는 봄날에 뫼꽃들이 내려오는 발길을 자꾸 잡는다.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난 생강나무에 짙은 향이 산객을 유혹하니, 이젠 매주 휴일만 기다려진다.

 이젠 정녕 봄인가?

저 멀리  보이는 깃대봉의 북사면에서 피어나는 복수초가 다음 주 나를 유혹하고...이래저래 바쁜 봄날에 산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