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글을 쓸 때가 오는구나

평범했던 나의 식쇼가 병충해와 싸움과 환불조정센터와 쓰레기봉투를 거쳐 약 10일만에 환불로 돌아온 후기

그리고 식물 컨디션을 책임지지도 않으면서, 반품도 회피하는 노답 판매자를 상대하는 방법이기도 함.

이전 글 봤던 사람은 5번부터 보면 됨

1. 안녕두구동에서 식물 쇼핑을 함

2. 받아봤더니 식물 상태가 개판남 & 아무 말도 없이 멋대로 상품 몇개 빼고 보냄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ree&no=813659

안녕두구동 상태 개 에바로 심하네 - 식물 갤러리

1. 식물 12개 주문인데 10개 보내고 전체 배송완료시킴12개 시킴10개 옴12개 다 배송완료 처리함;문제는 식물 상태 에바라서 (상세페이지랑 너무 다름)잎 특징 뚜렷하지 않은 애들은 뭐가 안왔는지 모르겠단거임ㅋㅋ2

gall.dcinside.com

대충.. 응애 + 거미줄 + 진딧물 + 쥐며느리 + 콩벌레 + 뿌파 등등의 총집합을 보냈고,

그와중에 주문했던 식물 두 개는 보내지도 않은 상태로 배송완료를 띄워버린 사건임 (이 시점까지 판매자한테서 아무 연락도 못 받음)

3. 반품 요청한 다음 판매자한테 톡톡으로 연락함

벌레 떨어진 것들이며, 화분 택배 언박싱 영상 다 보냄

4. 판매자 측의 변명과 회피

솔직히 입고 지연됐다고 말만 하면 기다렸을 텐데 왜 그랬냐고 물으니

내가 연락을 받질 않아서 못 알려줬다고 함 -> 부재중 기록, 메일, 문자, 쪽지까지 다 뒤져봄. 전부 없었음

여기서, 판매자는 상품이 품절인 걸 인지하고도 그냥 배송완료 처리했다는 게 드러남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ree&no=813795

2. 안녕두구동 개판난 식물택배 컴플레인 중 알게된 사실 - 식물 갤러리

귀찮은 사람 or 식린이는 다음 세가지만 알고 가셈1. 온라인 식쇼 시 바로 화분에서 애들 분리한 다음 뿌리랑 잎 상태 살펴봐라2. 이상 없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구매확정 누르지마라(스토어에 확정 입금하지 마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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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판매자 측이 문자로 연락해서 난리치기 시작함 << 이전 시리즈 본 사람들은 여기서부터가 새소식

아래가 대화내용 요약

판매자 : 나비수국과 운간초가 입고 지연되어서 먼저 보냈다, 보낸 식물 중 하나는 노지에서 키워서 방제가 되지않아 벌레가 있었다

나 : ㅇㅋ 그래도 기존 식물이랑 같이 키울 수는 없으니 전체 반품하겠다

판매자 : 다른식물에도 문제가 있는지? 다른 식물은 병충해 없지않는가?

나 : 톡톡으로 식물들 이미지 다 보냈으니 확인 좀 해라. 그리고 애초에 품절이면 품절 처리를 하지 왜 안 하고 전체 배송완료했냐. 연락 한 적도 없으면서 왜 내 탓하냐. 톡톡이나 문자로라도 설명을 남겨놨어야지

판매자 : 연락 못해 죄송하다, 입고되더라도 한박스에 다 포장되질 않았다. 식물 반품하면 받을때 괜찮은 상태일 것 같냐. 사진부탁한다

나 : 화원만큼의 꼼꼼한 포장은 자신없긴 하지만, 일단 박스 두세개로 나눠서 보내드릴 수는 있다. 불안하시면 빨리 가져가달라.

여기까지 대화하고서 진짜 속이 개 터짐

한 박스에 포장되질 않으니 품절 상태인데도 주문을 누락하고 보냈다는게 말이 되냐구요 ㅋㅋ ㅠㅠ 더 큰 박스를 쓰든 박스를 두개쓰든 했어야지

그런데,

6. 갑자기 여기까지 문자하다가 바로 반품거절 처리가 됐다고 네이버 알림이 뜸

판매자가 연락을 하다말고 갑자기 반품 거절 처리를 때려버린것임

7. 이제부터 대환장 파티가 시작됨

왜 그러냐고 하니 판매자는 소 귀에 경읽기로 계속 대처법 알려줄테니 식물 사진 보내달라는 말만 반복함

그래서 진짜 7장쯤 되는 식물 벌레 사진 세트를 한 세번은 보내줌. 문자, 톡톡, 메일 다 보냄.

그랬더니 이제는 식물 이상 없다고 우기는 노선으로 변경

도대체 이 '식물특성상'이 마법의 변명인 줄 아는 사람이 어떻게 식물을 판매하는 사업자인지 모르겠음

계속 이상한 변명이나 하고, 연락도 안 했으면서 연락을 했다고 우기는 것만 반복

그 와중에 본인이 충분히 기분나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건 차치하고, 일단 듣는 단어들이 기분나쁘다고 역으로 따지기 시작함... 답답해짐.

진짜 마음 깝깝해지는 대화 개길게 했는데 TMI라서 대충 압축함

8. 하지만 판매자의 저 발언으로 인해 나는 환불받을 수 있는 근거가 더 뚜렷해짐.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재화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안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함. 즉 택배받은 지 일주일 안에는 환불된다는 것임.

여기서 반품 및 환불이 되지 않는 예외조항으로는, 소비자의 사용 또는 과실 혹은 시간의 경과로 인해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훼손되었을 때임.

그럼 저렇게 상품이 이상이 없다고 우기는 판매자는 오히려, 우리의 반품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

반대여도 마찬가지임. 상품에 이상이 있으면, 당연히 환불해야 하는거고. 상품에 이상이 없더라도, 환불할 수 있는것.

지금처럼 반품 거절하는 것은 '청약 철회 반대 행위'로, 판매자가 정당한 사유(위처럼 상품 훼손 등) 없이 반품을 거절하면

이 거절에 소요된 기간만큼은 청약 철회가 가능한 일주일 안에 포함되지 않음. 즉 시간 끈 만큼 우리의 시간도 늘어나는 것임.

사실상 식물 사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말임. 세상에 좋은 화원도 많지만, 안 좋은 화원들도 차고 넘치는 게 사실임.

https://m.blog.naver.com/lawinformation/222838758593

쇼핑몰이 환불을 안해주면 신고하세요( = 청약 철회 방해 행위, 과태료, 시정명령)

이 법은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등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의 공정한 거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소...

blog.naver.com

9. 네이버페이 분쟁조정센터로 연락

사실 무언가를 구매할 때 네이버나 쿠팡 같은 포털을 사용하는 이유지... 내 돈은 구매확정 누르기 전까지 판매자에게 넘어가지 않음.

그리고 이런 종류의 시간이 드는 분쟁 발생 시, '구매확정지연' 제도가 있어서 내가 구매확정지연 버튼을 누르면 10일쯤 자동구매확정을 지연시켜 줌.

일단 싸움 발생 시 이걸로 지연 걸고 시작하는 것. 이미 구매확정 되어버리면 더 복잡해짐.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캡쳐를 싹다 모아서 네이버페이 분쟁조정센터로 메일을 넣음.

그리고 유선으로도 연락을 함. 고객센터 종사자 분들께 죄송하지만 이러면 일이 진행되는 속도 자체가 다르더라...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게, 여기도 말 그대로 분쟁을 조정하는 센터이므로 계속 판매자와 구매자의 절충안을 찾아주려 함.

판매자의 편도, 구매자의 편도 들지 않는다는 것임. 따라서 나의 권리는 내가 찾아야 함.

분쟁조정 센터에서도 '식물은 반품이 어려울 수 있어~' 어쩌구 안내해 주시길래,

"판매자가 식물 상태 괜찮다고 했고, 전자상거래법에서 받은지 7일 이내 상태 괜찮으면 반품 가능하다 하니까 그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대답했음.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고 별 다른 말씀 없이 처리절차로 넘겨 주시더라. 판매자에게 그렇게 전달하겠다고 했음.

10. 기다림

말이 왔다갔다 하는 데에는 당연히 시간이 필요함. 체감상 영업일 1~2일에 한번은 연락 주셨음.

첫 번째는, 판매자가 전액 환불은 어렵고 반액 환불할 테니 내가 폐기해달라고 함. 말도 안된다고 전액 환불 받겠다고 했음.

두 번째로, 판매자가 의견 타협이 어려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므로, 네이버페이가 조금 보태서 일단 전액 환불할 테니 판매자 의견대로 식물 폐기한 사진 보내라고 함.

받은 안내대로 드디어 벌레가 우글거려서 집 밖에 격리해둔 식물들을 쓰봉으로 보내고, 사진 찍어 보냄.

마음이 좀 많이 안 좋았음. 벌레 먹은 식물을 이렇게 버리는 게 좀... 아픈 애 내다버리는 마음 같긴 한데.

판매자가 우긴 대로 그렇게 멀쩡했으면 반품 받고 다시 약을 쳐서 키우든 하지. 왜 멀쩡하다면서 보낸대도 안 받고 알아서 폐기하라 하는지 모르겠음.

어떻게 이딴 마인드로 화원을 하는 장사치가 있나 싶다...

11. 드디어 오늘 환불 들어옴

주말에 사진 보냈고, 오늘 오전에 또 분쟁조정센터로 유선 연락해서 메일 보냈으니 확인해달라 함. 그랬더니 30분만에 환불 완료됨.

기나긴 열흘간이었어...

그래도 나는 이따위로 식물을 파는 사람한테서 식물을 구입하고 싶지가 않음.

식물 반품 이슈가 발생할 때, 식물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키울 생각으로 사니까 좋은 컨디션으로 온다면 문제없이 받아들이겠지.

다만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식물이 도착했을 때 판매자의 대응은 대부분 저런 식임. '제가 보기엔 좋아 보이는데요? 반품 안돼요', 혹은 '식물 특성상 안돼요' 등.

하지만 단순 변심만으로도 청약을 취소할 수 있고, 판매자들의 저런 대응은 우리가 반품을 하는 데에 오히려 확실한 근거가 되어 줌.

포털에서 구매를 한 사람들이라면 저런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겠고, 없다면 소비자보호원이나 기타 소비자 상담센터를 이용할 수 있음.

언제부터 익충도 아닌 해충이 기어나오는 화분이 식물 특성이라고 포장되는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다들 심각한 식물을 받았을 때 손해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