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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딸 마니

식갤누리레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02 21: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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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아마존에는 어느 부족이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그 부족은 농사를 지을 줄은 몰랐지만, 주변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기에 주변에서 열매를 채집하고 동물을 사냥하며 살았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해서 주변에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곳을 반복했다 


어느 날, 촌장의 딸의 집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주변 사람들과 다르게 아이의 피부는 새하얗고 반대로 눈은 검은색이었기에 아이를 보러 온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아이에게 마니라는 이름을 주고 정성으로 키웠다.


마니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아주 빠르게 자랐고, 태어난 지 몇 달이 안 되어서도 마을의 일을 도울 정도로 자라났다. 그렇게 잘 자라던 마니는 태어난 지 1년이 지나자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 마을 사람들이 마니를 위해 기도해보고 약을 썼지만 마니는 얼마 안 가서 죽고 말았다.


마니가 죽은 뒤, 마을 사람들은 마니를 위해 장례를 치르고 햇볕이 잘 드는 언덕 위에 묻어주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마을에는 이상하게 비가 오지 않았다. 비가 오지 않은 게 며칠째 지속되던 어느날 밤, 촌장의 딸의 꿈 속에 마니가 나타나서 너무 더워서 물을 달라고 말했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마니의 무덤으로 가서 물을 뿌려주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에도 마니가 또 다시 촌장의 딸의 꿈 속에 나타나 덥다고 말했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마니의 무덤을 정글 깊은 곳으로 옮겨주었다. 마니의 무덤을 옮겨주고 나서는 마니가 더 이상 꿈에 나오지 않았고,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시 촌장의 딸의 꿈 속에 마니가 나타나서 너무 춥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마니의 무덤으로 가서 확인해보니 무덤 자리에 비가 고여서 물웅덩이가 생겨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는 덥지도 춥지도 않고 주변에 강이 흐르는 정글 깊숙한 곳에 마니를 옮겨주었다. 다음 날, 마니는 꿈 속에 나오지 않았고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세월 속에서 마니를 잊어갔다.


시간이 지나서, 정글에 다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고 물이 마르고 열매가 줄어들고 동물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닥쳐온 기근에 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고 새로운 장소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려 할 때 어떤 새가 날아와서 마을 사람들을 마니의 무덤으로 이끌었다. 


마을 사람들이 마니의 무덤으로 가자 마니의 무덤에 처음 보는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나무 주변에는 새들이 모여있었으며 그 나무의 열매를 먹은 새들은 취한 것 같은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나무의 뿌리 밑에는 땅이 갈라진 흔적이 있었고, 땅이 갈라진 부분을 파보자 큰 덩이뿌리가 나왔다. 그러자 나무의 뿌리에서 잠깐 마니의 얼굴이 비치더니 덩이뿌리를 빵으로 만드는 방법과 나무를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마니의 무덤에서 얻은 덩이뿌리들을 마을로 가져왔다. 덩이뿌리를 만들어내는 나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빠르게 자랐기에 얼마 안 가서 마을은 마을 전체를 먹일 수 있을만큼의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마니를 기리며 나무를 마니의 집, 혹은 마니의 무덤이라는 뜻의 "마니오카" 혹은 "만디오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마니오카는 지금까지도 많은 지역에 퍼져서 척박한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을 먹여살리는 작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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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hot esculenta

말피기아목 대극과 카사바속

카사바, 유카, 마니홋, 마니오카


투피족의 전설 중 하나인 마니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다양해서 마니의 성별이 달랐다거나 마니가 빨리 죽지 않고 오래 살았다거나 하는 다른 버전들이 많다. 위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잘 알려진 버전과 어릴 때 읽었던 마니에 대한 동화를 잘 섞어서 써놓은 것이다. 물론 마니의 무덤에서 카사바가 나왔다는 내용은 대부분 동일한 부분이다.


카사바는 잘 알려진 열대 지방의 작물로, 엄청 빠르게 자라며 무화과보다 뛰어날 정도로 쉬운 삽목 난이도, 높은 병해충 내성과 토지 면적당 높은 칼로리 생산량으로 열대 지방에서 많은 사람을 먹여살리는 주요 작물이다. 특유의 성장 속도는 몇 개월 안에 완전히 자라고 수확이 가능할 수준이며, 삽목 난이도는 그냥 가지를 꺾어서 별다른 처리 없이 땅에 꽂아두기만 하면 알아서 뿌리를 낸다. 거기에 카사바에 잔뜩 존재하는 독소가 해충으로부터의 높은 저항성을 보장해준다.


카사바의 독성은 카사바 내부에 함유된 리나마린과 로타우스트랄린이라는 청산배당체, 그리고 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방출되어 청산배당체를 유독한 시안화수소로 분해하는 리나마라아제로 이루어진다. 카사바가 멀쩡할 때는 독성이 적지만, 세포가 파괴되는 순간 시안화수소가 생성되어 카사바를 함부로 먹은 이들을 아프거나 죽게 만든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 생 카사바를 그냥 먹으면 급성 시안화물 중독으로 아프거나 사망할 수 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카사바에는 다양한 항영양소 성분이 들어있어서 생으로 그냥 먹으면 문제가 생긴다.


물론 카사바의 대부분의 독성 물질은 수용성이거나 열을 가하면 분해되기 때문에 물에 담궈서 독성을 씻어내고 삶거나 찌는 식으로 가열해서 독성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물에 말끔하게 씻어서 전분으로 가공할 수도 있는데, 이것을 타피오카라고 부른다. 


그리고 품종 개량을 통해서 카사바의 독성을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이렇게 시안화물 함유량에 따라서 맛이 쓰거나 단 두 가지 계열이 생긴다. 이 중 단 품종은 단순히 물에 담그고 삶은 뒤 삶은 물을 버리는 것으로 대부분의 독성을 제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카사바를 단 카사바 품종으로 재배할 수는 없을까? 위에서도 말했듯 카사바가 해충에 높은 저항성을 지니는 이유는 그 독성 때문이라 독성을 줄이면 당연하게도 해충 저항성이 낮아진다. 결국 해충이 많은 지역은 눈물을 머금고 쓴 카사바를 키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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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바의 잎은 마치 손을 펼친 것 같이 생겼다. 비슷한 형태를 가진 파키라나 홍콩야자와 비슷해서 관엽식물로도 꽤 재미있을 것 같지만 몬스테라보다 강한 독성에 성장세가 빠른 나무인지라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난이도가 높은 식물은 아니라 키울 공간이 있고 구할 수 있으면 키워볼만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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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체는 역시 삽목 개체다. 처음 왔을때보다 상당히 크긴 했지만 아직 작다. 물론 성장세가 빠르니까 큰 화분을 줘도 잘 자라긴 하겠지만 아직 그런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은 없다. 

확실히 난이도가 쉽다고 느껴지는 것이 처음 왔을때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음에도 상한 잎은 빠르게 떨어트려버리고 며칠 안 가서 새 잎을 내기 시작한다. 줄기는 얇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카사바를 구해서 키우기 시작한 이유는 타피오카 때문이다. 정확히는 타피오카를 가공해서 만드는 식품들로, 해외에서 주로 키우는 보라색 심지를 가진 토란을 사서 타로 밀크티를 만들고 거기에 타피오카로 펄을 만들어서 넣는 것이 목적이다. 잘못하면 독성을 덜 제거해서 병원으로 실려가고 해외에서도 기근 중에 가끔 일어나는 카사바 중독으로 병원비 지출한 최초의 인간으로 기록될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직접 키워서 가공할때는 별로 상관 안 해도 되는 내용이지만 카사바가 수확되고 나면 단면에서 시안화수소 발생으로 세포가 손상되고 활성산소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다발 부분의 색이변하고 전분의 성분이 변하기 시작하며 단면부터 급속도로 산화되어 일주일 안에 못쓰게 되기 때문에 카사바는 운송하기 아주 어려운 작물이다. 항산화제인 카로티노이드를 많이 함유하면 산화가 늦춰지기 때문에 노란색 품종의 카사바는 그나마 덜 상한다고는 한다.  덕분에 카사바를 통으로 운송할 때는 카사바 단면을 소독하고 표백제를 발라 산화를 막고 진공포장하여 상하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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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으로 주로 쓰는 Manihot esculenta 말고도 내한성이 좋은 Manihot grahamii(마니홋이라고 유통됨)도 자주 유통되지만 이쪽은 구하기 힘든 게 문제가 아니라 가격이 너무 비싸서 보류, 지금은 카사바로 만족한다. 식용은 모르겠지만 내한성이 영하 7도까지도 견딘다고 하기 때문에 노지에서 적응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줄 요약

1.카사바 혹은 마니오카 마니의 무덤에서 가져와서 마니오카라는 이야기

2.카사바에 대한 칭찬

3.카사바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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