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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언더테일 빨면서 개인적으로 느낀점(장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04 19:10:07
조회 1136 추천 2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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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떡밥에 대한 완급조절이 미친것 같음


처음 언더테일을 접했을 땐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들 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히 차고 넘쳐서 하루죙일 캐릭터 스토리 이스터에그만 즐겨도 충분했는데


언뽕이 빠지고 마음이 식어간 후에 


'언더테일' 이라는 장르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시각이 바뀌니까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보였던 것들을 몇 가지 뽑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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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릭터의 1차적인 성격과 스토리가 생각보다 입체적이지 않다



언더테일에 등장하는 핵심 등장인물들은 스토리가 함유된 창작물의 등장인물 스테레오타입을 철저히 지키고 있음


과묵한 주인공(프리스크), 자비로운 도우미(토리엘), 능청맞고 게으름(샌즈), 과다의욕(파피루스), 정의감 넘침(언다인), 소심한 찐따(알피스), 외향인(메타톤), 우유부단(아스고어), 앞뒤가 다름 (플라위=아스리엘), 절대악(차라), 굳이 넣는다면 재수없는 부자(머펫)까지


소설이든 만화든 게임이든 영화든 뭐든 어떤 스토리적 창작물이든간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성격들이 전부 각각의 캐릭터로 큰 겹침 없이 표현되어 있다


불살루트에선 각각의 성격이 각자의 매력적인 특색으로 자리잡고 어떨 땐 단점을 보완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함


반대로 몰살루트에선 저 성격들의 부정적 특징이 강화됨. 그래서 유일하게 원래 성격을 따르지 않고 직접 주인공을 막으려 하는 샌즈가 임팩트가 큰 것



스토리도 주인공이 지하세계로 모험을 떠났고


보통루트=모험이 끝났다(마침)

불살루트=모두를 구했다(왕도) 

몰살루트=모두를 죽였다(패도) 와 같이

이렇게 아주 짧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선형적인 스토리임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


'아니 그러면 각각의 캐릭터들은 인기가 왜 많은 거고, 왜 스토리가 각광받고, 왜 입체적 해석이 가능한거냐?'


그건 2번에다 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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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계관과 떡밥의 절묘한 완급조절과 표현 방식



이게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임


아무리 선형적인 왕도/패도 스토리라 하더라도 스토리엔 나름대로의 깊이가 있기 마련이고, 다들 알다시피 언더테일도 그러함


그 깊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스토리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그걸 설명하는 과정 중 떡밥의 적절한 투척과 회수가 아주 중요한 핵심 표현 방법인 것도 다들 알거야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건 '미회수된 떡밥이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이 없다' 라는 점이다


아스리엘-차라의 죽음과 플라위의 비밀, 진실의 연구소, 등장인물들의 세이브로드 체감 등이 게임 내에서 직접적으로 투척되고 회수된 떡밥 들인데


게임 내에서 직접 뿌리고 회수한 떡밥들은 대부분 '인게임 진행'에 있어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다뤄져야 했을 요소들임


우린 그걸 플레이하고 관람하면서 언더테일 스토리의 비밀을 깊게 파헤칠 수 있고, 내가 지금껏 한 선택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음


염짝짝



이게 핵심임. 더 깊게 파헤칠수록, 결과를 더 잘 알게 될수록 언더테일 세계관에서 회수되지 않은 떡밥이 정말 많음을 깨달을 수 있다


미회수된 떡밥들이 '인게임 진행'에 큰 영향이 없다고 했지, 세계관 형성에 '중대한' 영향이 없다고는 안했음


예를 들면, '인간-괴물 전쟁은 왜 발발했지?' '샌즈는 왜 주인공의 세이브로드를 어렴풋이 알고 있지?' '가스터는 또 누구야?' 등등


세계관을 형성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선 답변된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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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떡밥 완급 조절이 미쳤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너무 과도하게 뿌려진 떡밥은 자칫하면 스토리를 이해하면서 무수한 물음표만 만들고 끝나거나 이도저도 아닌 맥거핀이 될 우려가 높은데


언더테일은 압도적인 떡밥 수에 비해 발생하는 단점이 굉장히 적은 편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떡밥은 인게임에서의 스토리 요소 배치와 신박한 표현 방식 그리고 제한된 답변으로 해결하면서


게임 밖에서의 세계관 이해에 필수적인 떡밥은 답변을 줄듯 말듯 하며 온갖 곳에 감질맛 나는 답변을 이스터에그마냥 숨겨놓은거임


그 답변들은 또 해석에 따라서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지하 세계의 가치를 재구축하거나 현재에 대한 입체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있고


또 다른 미해결 떡밥을 던짐으로써 마르지 않는 떡밥의 우물이 만들어지기도 하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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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람들이 이 게임에 쉽게 과몰입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탄탄한 고정 소비층을 확보했던 것 같아


이 과정에서 다시 보게 된 캐릭터들의 성격적 특성도 당연히 있고, 그걸 토대로 맘에 드는 인물을 성애하고


겉면의 얕은 캐릭터성과 스토리를 완벽하게 커버치면서 관점에 따른 재해석 관점도 제공해주니


기가 막힌 선순환이 아닐 수 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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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타픽션이 남발되지 않는다



언더테일은 메타픽션 요소 결합을 핵심 표현 방식으로 채택함으로써 스토리의 선형성을 해결함과 동시에 큰 표현적 임팩트를 주고


그 영향을 인게임에도 삽입하면서 적극적인 클리셰 붕괴를 시도했음을 다들 알거야


근데 생각을 해보자, 메타 픽션이 언더테일에서 그렇게 자주 사용되었을까? 생각보다 많지 않아, 대표적으로 꼽자면 


- 보통 후 플라위의 조언

- 리셋, 트루리셋

- 리셋 후 등장인물(+플라위) 반응

- 포토샵 플라위 전투

- 샌즈 전투 중 언급 (시간선 등)

- 의지의 능력 (몰살 중 플라위의 언급)


등이 있겠는데


언더테일 3루트 플레이 타임이랑 대사량 생각하면 그렇게 많지 않지?


난 언더테일과 메타픽션은 허구한날 엮이는 영혼의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중요하긴 하지만 생각해보니 아무때나 쓰이지 않았다는 게 꽤 신기하게 다가오더라


메타픽션의 존재를 간간이 확인시키면서 남발은 하지 않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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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택의 모든 주도권을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킴



누구의 말을 듣든 누가 어떤 조언을 하든 간에 모든 선택은 내 몫인건 인게임에서도 당연하고


의지(결의)의 힘인 책임감에 대한 자유가 세이브, 리셋, 스토리 언급을 통해서 계속 환기돼


나는 사람에게 책임감이 사라졌을 때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원초적인 욕망과 호기심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것 때문에 플라위가 불살엔딩 후에 리셋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도 있을 거고


보통 언더테일을 시작한 사람들의 엔딩 순서가 보통-불살-몰살 인 것도 그럴 이유일 거고..


토비여우련은 그걸 당연히 예상했듯 플레이어에게 모든 주도권을 주는 척 하면서 욕망에 의해 의도된 순서대로 게임을 설계했다는 게 참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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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델타룬의 존재



델타룬은 굉장히 흥미롭기도 하면서 부담스러운 위치에 있는 게임이란 생각이 들어


지금껏 밝혀졌던 떡밥이 스핀오프 작품으로 인해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고


모든 떡밥은 아니더라도 상당수 사람들이 중대하게 여겨왔던 미회수 떡밥들의 답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정말 크거든


실제로도 언더테일에서 중요하게 언급된 메타픽션, 주도권, 과거 등의 요소들이 반필수적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 또한 있기 때문에


언더테일이 모든 스토리와 떡밥을 제공하고 그 역할을 다함으로써 거대한 열린 결말이나 맥거핀이 될 수도 있었던 것들을


델타룬으로 재환기를 시도하니 진짜 토비는 미친게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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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생각 못해서 적지 못한 내용들이 더 많을 수 있겠지만은 지금은 이렇게만 생각이 들어


위에서도 말했듯이 언더테일을 장르로 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 게임으로 보니까 다시 보이는 것들이 꽤 많아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도 물어볼겸 끄적여봤름


난 니들 시점도 궁금하다 긍께 빨리글쓰고글젠올려시발새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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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맙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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