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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의 속임수와 함정에 대해서

그세 2006.06.09 18:36:34
조회 850 추천 0 댓글 7


사람들이 '한정판' 이라는 것을 들으면 일단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무척 귀한 시계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에 매우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500개 이상 만드는 것은 한정판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물론 기준이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볼때... 500개란 숫자를 기억해두면 된다. 파네라이는 스스로 자기네들이 한정판이라면서 각 모델마다 500~3000개 사이로 다양하게 찍어내고 있는데.. 대략 예를 들어 보자면 111 은 년마다 2천개씩 찍어내고 있다. 그것에 시리얼을 알파벳 순으로 찍어서 G 시리얼은 세상에 2천개 밖에 없고 그 다음 H 시리얼도 세상에 2천개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유혹하면서 한정판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엄연히 말해서 이것은 한정판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아주 미세한 페이스리프트만 하면서 한정판이라고 우기는 것은... 말도 안돼는 일이지. 이와 더불어서 한정판을 잘 찍어내는 회사는 오메가이다. 오메가는 각종 스포츠 경기에 거액을 후원하고 있는데 그래서 테니스 경기가 있으면 ~~테니스 한정판, 올림픽이 있으면 ~~올림픽 한정판, F1 레이싱 경기에 자신이 후원하는 선수가 우승하면 ~~선수 기념 한정판, 달나라 시계 50주년 한정판, 60주년 한정판.. 이런 식으로 다이얼 디자인만 조금씩 바꿔가면서 수 많은 한정 판을 내놓는데.. 개당 1500~2천개 사이로 내놓고 있다.. 마찬가지로 불가리나 디올, 에르메스 같은 패션 메이커들도 한정판이랍시고 마구마구 내놓고 있는데 이런 것에 혹하면 진정한 시계매니아라고 볼 수가 없다... 이제부터 의미있는 한정판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고찰해보자.. 1. 한정판은 일단 흔해서는 안된다. - 500개 이상 만드는 것은 말이 한정판이지.. 한정판이라고 볼수가 없다. 이번에 IWC 가 내놓은 F.A 존스 칼리버 한정판은 엄청난 실패작이 되었다. 그 이유는? 스틸 모델이 1천점 이상 발매가 되었는데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내놓았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와 더불어서 아름다운 브릿지형 무브먼트를 단순 두덩어리 플레이트 무브먼트로 몰락시켜버린 것도 한 몫 했다) 진정 한정판의 가치가 있는 것은 100~500점 사이로... 보통 가치있는 한정판은 100개 미만으로 생산한다. 100~500개 사이에 있는 한정판은 그래도 한정판이란 이름은 내걸 수 있는 물건들이다. 2. 한정판은 그에 합당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 오메가가 한정판을 만들 때는 ~~30주년 ~~60주년 이런 식으로 발매를 하고 다른 회사들도 그런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외에 어떤 귀한 단종된 무브먼트의 재고가 남았을 때 사람들이 그것을 원한다면 한정판으로 발매하는 방법도 있고 자신이 후원하는 스포츠선수나 스타에게 어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판으로 발매하기도 한다. 한정판은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저 단순히 '우린 이걸 999개밖에 안만들겠다!' 라고 외치면서 파는 한정판은 의미가 없다. 3. 그렇다면 이유있는 한정판은 모두 용서가 될까? - 아니다. 아무리 한정판이 발매가 되는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정말 희소성이 있는지 알아 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다. 모두가 원하고 사고 싶어하는 주식이 있다 면 그것이 흔하지 않다면 가격은 폭등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유있는 한정판이라고 하더라도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난다면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일단 한정판에서 중요한 것은 무브먼트이다. (물론 기계식 시계에 해당하는 말이다) 한정판의 가치를 가늠 하는 것은 무브먼트의 판단이 최우선적일 수 밖에 없다. 무브먼트의 희소성은 매니아들을 열광 시키고 그러한 한정판은 아무리 디자인이 엉망이라고 하더라도 고가에 팔린다. 1993년에 나왔던 IWC 사의 쥬빌레 한정판을 보면 아름다운 5 브릿지형 자사무브가 사용되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팔려나갔다. 특별히 디자인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현대에 와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브릿지형 무브 를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높은 가치가 인정되었던 것이다. 10년이 넘게 흘러 IWC 는 이번에 자회사의 장인이었던 F.A. 존스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회중시계의 무브먼트를 현대에 와서 재 고증하여 한정판을 출시하였다. IWC는 이번에도 열렬한 성원을 받을 줄 알고 처음부터 고가 정책으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스틸모델이 외국에서 구입해도 800이 넘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장인의 정신을 기념하여 그대로 재 고증하여 디자인한 무브먼트가 문제였다. 사람들은 최근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3/4 분할 디자인의 무브먼트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었고 그것은 다른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이 만들 고 있었던 것이었다. 요즈음에는 오히려 브릿지형 무브먼트가 매니아들의 각광을 받고 있었는데 IWC는 기존의 브릿지형 무브먼트를 뜯어고치면서까지 F.A. 존스의 고증에 집중했던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러한 디자인에 너무 질린 나머지 별 호응이 없었고 존스칼리버 한정판은 중고 시장에서 굉장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신품대비) 성공적인 한정판의 사례는 다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Jaquet etoille(맞나?) 라는 회사는 보유하고 있 던 오래된 재고 무브먼트를 새로운 시계에 장착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들이 주력으로 만드는 시계는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것들인데 비너스 175와 벨쥬 23 과 같은 심장을 사용한다. 이것들은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명기 라고 불리는 것이었으며 이런 스타일의 칼럼 휠 수동 크로노 그래프 무브먼트는 고가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에서나 찾아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회 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정판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대부분 저렴하게 만나볼 수있다. 특별히 이유가 없는 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즉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진동수 18000 을 사용하는 칼럼휠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대부분 1천만원 대 이상의 로져드봐 시계나 브레게등에서 만나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구입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 회사는 그점을 간파하여 저렴한 SS케이스로 판매를 시작했고 (골드케이스도 존재) 이것은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었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던 것이다. 한정판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그 시계의 특성과 회사가 어떤 긴밀한 연관성을 가졌냐는 것이다. 군용 시계로 이름을 날렸던 IWC 가 퍼페추얼캘린더+크로노그래프+미닛츠리피터+문페이즈 등의 5가지 이상의 기능을 혼합하여 파텍 필립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수준의 시계를 만들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동등한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가장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파텍 필립의 시계와 비교했을 때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 물론 가치평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금전적인 평가를 했을 때는 당연히 파텍 필립쪽이 더 우세할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트럭만들던 사람이 스포츠카 만들어서 출시한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조금은 무시할 것이지만 스포츠카를 만들던 사람이 계속 스포츠카를 만들어서 출시한다면 사람들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줄 것이다. 이것은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이 굳이 페라리 수준의 슈퍼카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다는 이유와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로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다. 한정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디자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계매니아들은 적어도 한정판에 있어서는 무브먼트를 제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디자인은 매우 중요한 선택의 요소이며... 존스칼리버 한정판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이 디자인을 너무 간과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골드 모델의 다이얼 인덱스는 아라비아 숫자로 금으로 제작 되었지만 스틸 모델은 컴퓨터 프린팅일 뿐이다.. 적어도 에나멜 다이얼로 만들어서 기품있게 꾸미기라 도 해야하지 않았을 까 싶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골드 모델과 플래티늄 모델 다이얼도 변경을 가해야 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저 밑에 찌질이란 친구가 불가리한테 낚인 것 같아서 씁슬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무조건 한정판이면 환장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 것 같은데 이 글보고 정신 차리기 바란다.. 그 불가리 카본 크로노? 그것은 아마 내가 잘 모르지만 무브먼트의 가치도 없고 디자인도 조잡하고 검은색인걸 보니 PVD 코팅인 것 같은데.. 불가리가 원래 그런 스타일의 시계를 만들던 회사는 아니잖아.. PVD 코팅 덕분에 불가리 시계라는 느낌 보다는 검은색 CK 시계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아 쓰다보니귀찮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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