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마장동 소재 정육점에서 알바를 하던 때였다

당시 정육점 사장은 한우 정육작업으로 이름을 날려
한달에 8천만원을 순익으로 남겨먹는 고소득층이었다

그는 자신이 차고있는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자랑하며
이것이 자신의 부유함의 상징이라고 과시하곤 했다

그의 앞에선 내가 찬 지샥 5600이 유난히 창피해
괜시리 손목을 숨기게 되었다

평소처럼 사장과 작업에 집중하던 어느날,
사장에게 월급을 떼인 전 알바가 작업용 칼을 들고
가게에 들어와 당장 돈을 내놓지 않으면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사장은 코웃음을 쳤고, 결국 전알바는 우리의 손목에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가 알지 못했던 한가지!
바로 카시오의 장인정신과 기술력이 집약된
지샥 "쇼크레지스트"

사장의 손목은 그가 자랑하던 롤렉스와 함께 두동강났고
나의 5600은 오히려 휘두른 칼을 박살내어
상황을 종결시켰다

그 사건 이후 사장은 불구가 되었지만
다른쪽 손목에는 롤렉스 대신 카시오 f-91w를 차게 되었다
진정한 명품 지샥을 찬 나에 대한 질투심으로 말미암아 선택한 차선책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