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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 옥경혜랑 드라마 후의 이야기_15_15.후원자

정갤러(221.145) 2025.01.30 00:51:34
조회 561 추천 13 댓글 8





15. 후원자


주란은 내게 분명히 김이 아닌 다른 후원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영화판에 떠도는 거짓 소문일 확률도 있다. 

기방에서야 기생들에게 개인 후원자들이 있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후원자라는 말은 사실상 두가지 의미의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예술가가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물질적 혹은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란 의미와

또는 처음에는 그런 차원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특별한 관계가 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런 차원에서  제법 많은 기생들이 그들의 후원을 받아 생활을 하기도 하고, 혹은 그런 사람들의 아내나 첩이 되기도 했다.

또는 예술적으로 마음이 맞는 경우에는 영화판에서 새로운 일을 도모하거나, 모임, 극단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매란의 경우 처음부터 소복은 개인 후원자에 대해 못을 박았다. 즉 국극단 단원들은 개인적인 후원자를 두는 것을 금지했다.

대신 누군가 후원의 뜻을 밝히면 그를 예술적 동지로 받아들이고 국극단 전체의 후원자로 초대하는 것으로 했다. 


그런 소복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품었던 초기 몇몇 배우들은 이런 문제로 극단을 떠나기도 했다.

왜냐하면 개인 후원자가 있다는 것은 기생들에게는 큰 도움이며 짧은 수명의 기생이라는 일에서 물러나고 나면

후원자란 이후에 살 길을 도모하는 방편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래서 국극단의 배우라는 것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을 지니지 못했던 초기의 배우들은

그것을 소복이 개인 후원자를 가로챈다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소복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매우 철저해서 매란은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한 푼도 허투루 쓴 적이 없었다.

매란이 국극단 가운데 가장 좋은 배우들을 확보하고 각본과 무대, 음악 모든 것에서

가장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소복의 그런 투명하고 분명한 후원자 관리 덕분이었다. 


물론 어떤 배우의 개인 후원자가 개인도 후원하고 국극단 전체도 후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영서같은 경우 이미 연습생 시절부터 많은 후원자들이 있었다. 


아마 영서 집안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연유에서 후원을 하는 이들이었는데,

영서가 창극단으로 갈 때 영서는 이들에게 매란에도 여전히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여 영서는 비록 없지만

그들이 지속적으로 매란을 후원해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사실 옥경이 후원자가 있었다는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매란에 들어오는 후원의 절반 이상이 왕자 문옥경에게 향하는 후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옥경은 그 누구보다도 후원자가 많았다. 

국극단 최고의 스타인 문옥경에게는 늘 크고 작은 후원이 이어졌고 옥경은 이 후원들에 대해 한번도 자신의 것으로 착복한다든지 숨기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 후원자가 옥경이 국극을 시작할 무렵,

그러니까 기생일을 아직 할 때 부터 이미 옥경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왜냐하면 내가 은재 아빠와 결혼하고 옥경을 만나지 못한 1년 반 사이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나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1년 반만에 만난 옥경은 이상한 점이 많긴 했다.

옥경의 아편 중독을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렇지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것이 많았다.

당장에 이 집도 그렇고, 아편도 그렇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웠다 할지라도 옥경이 스스로 아편굴에 들어가 아편을 태웠을 것이라는 것은 옥경의 성미를 생각하면 지금도 믿기가 어렵다.

언젠가 소복이 한번 예전에는 소리꾼들이 아편을 하면 소리가 더 잘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여 아편 중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은 했었지만

옥경은 기방에 나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도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짚히는 부분이 있긴 하다. 


고대일. 

그사람이라면 매란이 모르는 옥경의 후원자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소복 모르게 자신을 통해 들어오는 후원자들을 따로 관리하기도 했다.

매란 초창기에는 때로는 좀 더 돈이 필요한 기생들에게 일을 더 하도록 주선한 뒤 자신이 받은 돈의 일부를 가로채기도 했다.

기방에 있을 때는 아마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만약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했다가는 기방의 사업부에게 은재 아빠가 당한 일과 똑같은 일을 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매란의 사업부에서 그는 그런 계통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유일한 경력자였고 아무도 몰래 그런 일을 하는게 무척 수월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와 처음부터 손을 잡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 기방에서부터 잘 알던 사이고 은재 아빠와도 형님 동생하던 사이라 

나도 좀 친근하게 지냈던 사이긴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매란에서 여역으로 이름이 알려지자 혼인 사실을 숨기는게 배우 경력에 더 득이 되지 않겠냐며 기자 관리 명목으로 내게 돈을 요구했다.

목포에서 옥경에 대한 아편기사가 터졌을 때 나는 그에게 옥경의 기사가 나지 않도록 기자들을 관리해줄 것을 부탁했고,

그 일을 매란의 공금으로 하자고 입을 맞춘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가끔 기방 사업부에서 들었다면서 은재 아빠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고

그에게 전해주겠다면서 내게 돈을 받아갔다. 


바보와 공주 초연이 있기 전에 매란의 공금을 몽땅 들고 사라진 이후에 한동안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바보와 공주 공연이 초연을 끝으로 무산되어 매란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는 뻔뻔하게도 국극단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매란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사실 그는 소복과도 누님이라 부르며 제법 친근한 사이를 유지했던 관계였는데,

아무튼 돈을 좋아하여 돈이 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야비한 일이든 개의치 않았다. 


매란 건물을 사서 기방을 짓겠다며 소복의 속을 뒤집어 놓던 그는 다행이 쌍탑전설의 흥행으로 매란이 건물을 지키게 되자

가지고 있던 돈으로 이전 우리가 일하던 기방을 사버렸다. 

성격이야 어떻든 사람들의 비위를 잘 맞추고 금전관리 능력이 좋았던 그는 기방을 요정으로 개조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도 그곳은 나라의 높은 분들, 외국인들, 부유층들이 드나는 호사스러운 요정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어

소복은 고대일 이야기만 나오면 한 때 예인으로 존중받았던 예기들을 술 따르고 몸파는 기생과 구분 안 되게 만들어 놓은게 그 인간이라며 이를 갈았다. 


어쨌거나 지금의 나는, 그 고대일을 만나서 옥경의 후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지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가 분명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무작정 찾아간 고대일의 기방에 다행히 그가 있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그 능글거리는 여전한 웃음으로 

-여, 매란의 공주님 아니신가. 이게 웬일이야? 하며 포옹을 해 오는 것이다.


나는 그를 밀어내며

-그게 언제적 일인데. 사장님 되더니 신수가 훤해지셨어?


-아 그래 보여?  혜랑아. 내가 요새 좀 잘 나간다. 야, 너 기다려라. 내가 우리집에서 제일 맛있는 요리 한상 대접하마. 청요리 괜찮냐?


-됐어요. 나 할말이 있어 왔어.


-할 말? 우리 사이에 할 말이 뭐가 필요해. 뭐야, 누님이 보낼 리는 없고…어떻게, 소복 누님 잘 지내시냐?


-아저씨만 아니면 우리 단장님이야 잘 지내지. 


-야…너는 이제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아저씨가 뭐냐. 오라버니라고 불러.


원래 나는 그를 기방에 있을 때부터 아재라고 불렀다. 사실 사업부 남자들을 우리는 다 아재라고 불렀고 그는 대일이 아재였는데,

매란에 와서 그렇게 부르기가 좀 그래서 남들처럼 고부장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만날 때는 여전히 그는 내게 아재였다. 


-아재, 헛소리 하지 말고. 나 은재 아빠한테 다 들었어.


그제야 고대일이 얼굴에 웃음기를 거두며

-뭘 들어?


-내가 옛날에 준 돈, 은재 아빠한테 하나도 안 보냈다며.

그는 전혀 당황한 기색도 없이, 쩝 입맛을 다시며. 


-야 그거는 오라버니가 좀 한참 힘들 때…그리고 처음에는 줬어. 근데 그놈 자식이 그 노름에 완전히 손을 못떼가지고…줄 필요가 없겠더라고.

-그래서 그걸 당신이 먹어?


-야, 혜랑아. 왜 이러냐. 너 오빠 이제 그런 사람 아니다. 그거 이제 나한테 푼돈이니 내가 지금이라도…

-시끄럽고. 아저씨 그런거 기억력 무지하게 좋으니까 나 속일 생각 말고.

-뭔데?


돈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에 그는 그 느물거리는 태도를 거두고 몸을 기울인다. 


-아저씨 혹시 옥경이 개인 후원자에 대해 아는 거 있어?

-옥경이? 문옥경? 

-응. 초창기 때. 매란 초연 하기 전에 말이야.

-아 그래 오래 된 게 어떻게 기억나. 그런거 지금 캐서 뭐하려고.

그러나 그의 눈빛은 달랐다. 약간 당황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속을 잘 알 수 없는 음흉한 인간이긴 하지만, 나를 완전히 속일 수야 없지. 


그래, 이 인간이 그런 걸 그렇게 쉽게 말해줄 리는 없다. 돈냄새를 좋아하는 인간들은 자기가 먹지 못하더라도

돈냄새를 맡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에 미끼가 필요한 법이다.

-내가 어디서 좀 알게 되었는데, 암튼 돈이 좀 될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아니나 다를까. 돈이 되는 일이란 말에 고대일의 몸이 앞으로 기운다. 

-야, 서혜랑. 넌 역시 국극배우같은 거 하기엔 아깝다니까. 오빠랑 사업하자니까…너 오라버니 제끼면 안된다? 알아야 하는게 정확히 뭔데.

-옥경이 개인 후원자에 대해서. 국극 배우 되기 전에.


-그 때는 말하면 죽인다고 해가지고 내가 절대 말 안했는데. 뭐 지금 와서 뭐 별 수 있겠나.

고대일이 입을 열었다.


-너 기억나냐? 왜 너네 기생일 할 때 옥경이 그것이 경찰 대가리 한번 터뜨린 적 있잖냐?

아 그 때 그 새끼가 옥경이 잡아 넣는다고 발광하는 바람에 애들 몇 달 번거랑 해서 진짜 돈 많이 들었거든.

그 때 소복이 누님이 한번 잡혀들어가면 죽어서 나온다고 돈이 얼마든 들어도 무조건 못들어가게 하라고 했어.

그렇게 쓸데 없는 데 돈을 다 쓰고 나니 얼마나 내 속이 썩어 문드러지냐? 게다가 그 문옥경 독한 것이 경찰한테 사과도 안하겠다잖아.

그래서 내가 그 드런 새끼 비위 다 맞춰주느라 아주 사리가 나올 뻔 했다. 


-알아. 우리도 그 때 그 인간 피해다니느라 아주 죽는 줄 알았잖아. 근데 그게 왜?


-아니…그래 가지고 내가 그 때 쪼달리고 있는데 마침, 은밀하게 일이 들어온 거야. 근데 이게 사람이 느낌이란 게 있잖냐. 뭐가 좀 쎄하더라고.

입이 무겁고, 대화가 되는 애라야 된다는 거야. 뭐 예쁘고 뭐야 이거 노래 잘 부르는 기생 찾는 손님들이야 많지.

근데 입 무거운 애 찾는 거는 좀 위험할 수가 있거든. 

재수 없으면 우리 애들도 다친다고. 야 남자새끼들이 중요한 이야기 있으면 지들끼리 하면 되는데

꼭 기생 애들 끼고 그 이야기 하다가 애들까지 골로 보내는 일이 더러 있어.

그래가지고 내가 그런 말 하는 손님들은 웬만하면 잘 안 엮일라 그러거든. 지금도 그래.


그때 마침 그가 주방에 이야기 해 놓은 청요리가 들어왔다. 


-야, 혜랑아. 일단 먹고 할까?

-아니 먹으면서 말 해. 술은 내가 살테니까.

-아 그럴래? 

술을 마셔도 좋다는 내말에 그는 입맛을 다시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게다가 기생이 한명만 필요하다는거야. 그건 진짜 하면 안되거든. 애들은 항상 짝을 지어서 보내야지,

거기서 뭔일 터져도 수습도 되고 상황파악도 되고 그런 거거든. 아 물론 밤에 하는 일은…

-아, 시끄럽고 본론만 말해.

그는 느물거리면서 

-뭐 너는 애도 있으면서 그런 이야기하면 꼭 그러더라. 암튼 말이야, 한창 돈도 쪼달릴 때고,

그래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누굴 내보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게 옥경이었어?

다 지나간 일이지만 부아가 치밀어오르는 걸 꾹 참으며 물었다. 

-아니, 첨엔 생각을 안 했지. 야, 너나 옥경이나 아주 그냥 고집이 보통 고집이었냐? 그리고 가야금으로 경찰 대갈통 날린 애를 내가 그런 자리에 어떻게 보내냐?

그랬는데 마침, 옥경이가 날 찾아왔더라고.

-옥경이가? 아저씨를?

-응. 나도 생전 그런 일이 첨이라. 아 뭐 딴 애들이야 누님 몰래 일 좀 달라고 그러기도 하고,

또 오라버니 연모하는 애들이 간식도 좀 갖다주고 뭐 그런 일은 많았는데, 진짜 야, 걔는 생전 그런게 없어서 지금도 잊어버려지지도 않는다.

그 때도 나도 막 긴장이 되더라고.

-그래서 뭐랬는데, 옥경이가?

-아니 뭐…막상은 별 거 없었어. 자기 때문에 동료들이 일한 돈을 다 쓴거 알고 있다. 얼마나 썼냐 뭐 그런거 묻더라고. 지 딴에는 뭐 지가 좀 더 일해서 갚고 싶었던 모양이지.

-그래서?

-그래서는 뭐 뻔하지. 자기도 소복 몰래 일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아, 맞다. 그리고 조건이 있었어. 

-조건?

-응. 어려운 자리도 가겠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부탁드리는 입장에서 죄송하지만, 혜랑이는 한동안 일을 좀 빼주십시오.


-야, 너 되게 주제 넘는다. 지금 어디서 일을 빼라 마라야. 그리고 뭔 놈의 남의 일을 더 해. 이게 벽돌 찍는 일인 줄 알아?

남의 몫을 니가 하게? 헛소리 말고 꺼져. 안 그래도 니가 대가리 날린 경찰 새끼 때문에 나 요즘 죽을 맛이야. 


-혜랑이가 일을 무서워해요. 

춤추고 노래하는데까지만 하게 해주세요. 그 이상은 그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합니다. 

단장님도 우리한테 그런 일 하라고 하시진 않으셨잖아요.


-아 돌겠네. 야 누가 들었으면 내가 그런 일 시키는 줄 알겠다? 나도 그런거 요구하는 새끼들 땜에 골치가 아파요. 


-솔직히 고부장님, 손님들 대충 알고 일 보내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요구 들어오면

마지 못해 거절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도록 그냥 두는거잖아요. 이번에 그 경찰도 어떤 작자인지 이미 알고 있었잖아요.



-아 문옥경 고것 참 예리하데. 사실 혜랑아 그 똘아이 경찰 새끼가 아니 어디서 널 봤는지 옛날부터 너 한번 꼭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사정을 했거든.

그래서 내가 '선생님 돈을 가져오셔야지요,' 했더니…아니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그러면 그놈이 주제에 돈 없어서 떨어져 나갈 줄 알고..

근데 이 새끼가 돈을 어디서 해가지고 나타난거야. 그래서 내가 너희랑 연결해준 거야.


나는 그의 이야기에 역겨움이 밀려왔지만, 잠자코 있었다. 


-암튼 그래서 내가 그 일을 문옥경이 줘버렸지 뭐. 그런 일이라면 근데 그게 첨이자 마지막이야. 


-그게 누군지 기억나?


-당연히 모르지. 


-정말 이럴래?


-아니, 진짜야. 사실 별 것 아닌 손님들이야 내가 다 알지. 근데 아주 최상류층은 혜랑아,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이름도 얼굴도 안 보여 줘.

그 밑에 것들이 다 하는거야. 암튼 나도 궁금해 디지겠는데 못봤다는 거 아니냐. 암튼 뭐 나도 문옥경 엿 맥일라고 보낸 것도 있었는데 별 일 없었고,

근데 짜증났던 게 그 이후로는 나를 통하지 않고 만나는 것 같더라고. 직접 문옥경이한테 연락해서.

그래서 문옥경이 엄청난 개인 후원자 물었나보나 했지 뭐.

그래도 야, 문옥경이 의리있더라. 따로 만나서 받은 돈을 봉투째로 나를 주더라고. 그거면 너 일 빼줄만큼 되냐고.


정말 옥경이는 나를 미치게 하는 구나. 과거에도, 지금에도.


-그래서, 다른 건 뭐 아는 거 없어? 


-뭐 딴 건 없고…돈은 엄청 많이 주더라. 진짜 있는 놈이었나봐. 내가 첨에 한명은 안 보낸다, 얘네 창기 아니고 예기다 했더니

어차피 잠자리 요구할 거 아니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그것이 안심이 안되면 평소 지불하는 금액의 다섯배를 주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 얼른 두말 않고 하겠다 해버렸지.

아 맞다, 그거 하나 기억나네.

 

-뭐?


-일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 고객이 한국말을 못하는지 아니면 일어가 더 편한지 그건 모르겠는데

암튼 일어로 대화가 잘 되어야 한다고 하더라고.

근데 뭐 일본놈인지 조선사람인지 확실하지도 않아. 암튼 뭐 여러가지로 옥경이가 딱인데 마침 제발로 왔길래 일 키시고 말았지 뭐.

그래서 임마 너도 옥경이 덕분에 일 없이 한가하게 지낸 거야.  


그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옥경이 나를 위해 그런 부탁을 고대일에게 했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왜 옥경은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 아이가 내게 관심이 없고, 

나 혼자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친구로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있었으니. 

고대일에게 그런 부탁을 할 정도의 옥경이 왜 나에게 한번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면 그 옛날의 옥경이 다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정말 그 후원자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고대일의 말대로 그가 일본 사람이라면 해방된 지금까지 옥경이를 후원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리고 이후로도 여러번 옥경이 그를 만났다면, 그들은 후원자 이상의 어떤 관계인 것일까?

그런데 정작 왜 옥경은 그를 두고 김과 떠난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김은 무엇일까.


나는 옥경을 찾는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그 사람이 누군지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전혀 모르는 옥경의 관계. 그것도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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