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솔큐에서 본 일이다. 늙은 유저 하나가 방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한대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전차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팀원들의 입을 쳐다본다. 

팀원은 총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전차를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이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전차를 받아서 차고 한 가운데에 넣고 덕국 만세를 몇 번이나 외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방을 찾아 들어갔다. 

그 전차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마우스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중대장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전차, 불곰군 거지?" 총통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쌀국에서 연구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전차를 연구합니까? 연구하면 경험치는 안 드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유저는 손을 내밀었다. 팀원들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길을 비켜줬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느릿느릿하게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전차 궤도가 부시져져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포탄이 장갑 위로 튕겨 질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시가지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건물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전차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안좋은 전차를 연구하더이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티타임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는 전차를 움직여서 힘들게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공격하지는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좋은 전차가 아닙니다. 공방 투입도 여의치 않습니다. 이런 안좋은 전차를 어떻게 굴리겠습니까? 다른 나라 전차를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자유 경험치 전환이나 프리미엄 계정을 굴려도 힘들뿐입니다. 나는 수 많은 지뢰들로 자유경험치를 얼마간씩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은 자유경험치로 지뢰를 통과히길 네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마우스(maus) 한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전차 하나 만드느라고 1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마우스를 연구했단 말이오? 그 전차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마우스 전차 한 대가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