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닝 크라우더:
니네 업계에서 그걸 뭐라 그러지?
루도? 루타?
세스 롤린스:
루차? 마스크 쓰는거?
채:
아니 아니 니가 잘 하는거 있잖아
악역 (bad guy) 이라고 하는거
세:
힐?
채:
아 그래 그거
세:
지금 와서 경력을 쭉 돌아 보면
난 항상 스스로를 악역으로 여겼던거 같아
몰라 난 그냥 욕 먹는게 재밌어
악마화 되는게 즐겁고 그래
사람들 긁는게 너무 꿀잼임
솔직히 악역이 소화 하기는 더 쉽긴 해
특히나 2024년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 그렇지
요새 사람들 얼마나 분노가 많아
SNS에서 뭐 터지면 바로들 몰려서 린치 놓고
어마어마하게 폭격 하고
뭐든 걸려라 식으로 화를 품고 살잖음
아무튼 현재의 WWE 문제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악역이 없다는거야
지난 한 몇년을 보면 로만 레인즈가
희대의 악역 이였고 그 로만을 코디가 이긴 이후로
지금 덥덥이는 모두가 선역임
돌아온 로만도 선역 이고
다들 해피해피 행복하게 굴러가고 있긴 한데
난 문득 이거 찐 악역이 없는데?
가끔 걱정 될 때가 있어
채:
길고 긴 경력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세:
나한테뿐만이 아니라
역사에도 영원히 남을 순간이 있지
레슬매니아 31 캐싱 인
호건이 앙드레 더 자이언트를 바디 슬램 했던 레메 3
더 락과 호건이 얼굴을 마주 하고 싸웠던 레메 18
이런것들 처럼 한 시대 그 자체를 상징 하는
순간으로 남게 될거임
그거 말고는 개인적으로는
레메 31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건
2014년 쉴드 해체 아닐까 싶네
2014년의 WWE 상황은 굉장히 안 좋았어
시청률은 계속 나락 가고
관중들도 쭉 줄어 들고
선수들 상태도 그닥 이였는데
쉴드가 해체 하면서 우리 3명 다
로만 딘 앰브로스 아 목슬리 나
전부 각자의 길로 가게 됐고
그 결정과 각장의 행보가
일종의 10년 뒤 지금의 나비 효과를 일으켰지
내 생각에 쉴드 해체 결정이 없었다면
지금 이 산업의 거대한 성공도 없었다고 생각해
채:
가장 경기 뛰기 좋았던 선수는?
세:
나
난 진심으로 내가 최고라고 여김
과장 아니라 나는 진짜 아무하고나 다 경기 만들 수 있어
심지어 내 신발끈 묶을 자격도 없는
깡통들이랑 붙여도 좋은 경기 뽑을 자신 있음
채:
아버지가 되면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세:
사실 한동안 인생에 목적이 없었어
내 평생의 꿈은 이 업계로 와서 최고가 되는거였고
이 바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면서
당연히 돈도 벌고 유명 해지는거 뿐이였음
내 유일한 소망이 그거 하나 였는데
어느 시기쯤에 그걸 이루고 나니까
완전히 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더라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공허감에 시달리다가
막 태어난 딸래미를 품에 딱 안았는데
드디어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긴거야
새로운 목표가 생긴거지
아부지 라는 위치가 되고 나니까
이 레슬링은 이제 나한테 크게 중요치 않아졌어
물론 경기 하러 가면 재밌지 즐겁고 열심히 하는데
더이상 내 삶의 1순위가 아닌거야
이제 가족이 1선발이 된거임
내 딸에게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게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됐음
내년 해 바뀌면 이제
내 나이가 39살이 되는데
21년 동안 이 바닥에서 이 짓을 해왔어
이 정도 시기쯤 되면 가장 신경 쓰이는건
어떻게든 계속 몸 상태가 안 무너지도록 하는거지
다행히 예전 WWE에 비하면 일정이 많이
널널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몸이 예전 같을 순 없고
날 보러 와주는 팬들을 위해서 항상 기대치에 걸맞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제일 걱정 되는게 몸이야
경기야 매일 매일 어제 막
이 업계에 들어온 실력 증명 하고 싶어서
미쳐버린 쌩쌩한 신인 처럼 하고 싶지만
문제는 몸이 그걸 따라 갈수 있느냐지
지금의 난 이제 시간 하고 싸우고 있어
솔직히 21살에 했던 기술들 그때 보여줬던 모습들
이제 더이상은 아예 안 되는게 꽤 많아
물론 내 또래들에 비하면 몸 상태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세월은 내 편이 아님
일단 한번 뛰고 나면 몸 회복 되는 속도 부터가
매년 느려 지고 있어
특히 35살 딱 찍고 나니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오드라
그동안 육체에 쌓였던게 결국 날 따라 잡은 거지
아 그렇다고 뉴비들아
햄 만만하게 보지 마라
당연히 젊고 유망한 신인 선수들이 점점
내 자리 차지 해야 하는게 맞고
그 친구들이 경기력으로 날 슬슬 밀어내야 하는게 맞아
그게 업계의 자연스러운 이치고 그래야만
업계가 건강하게 돌아가는거지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내 위치를 내줄 생각은 없어
어떻게든 방법 찾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해서 내 자리 지킬거고 최대한 버틸거임
채:
미래의 니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있음?
세: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두는 사람들도 있던데
난 그닥 별로임
이런저런 작품 몇개 해보긴 했지만
글쎄 그쪽 바닥은 내 입맛이 아닌거 같아
난 그냥 이 레슬링판이 제일 좋음
그러니까 아무래도 경기력이 퇴물 되갈수록
차차 공개 활동을 줄이고
뒤에서 일 하는 그런 부류의 역할로
다시 또 사랑하는 이 업계를 위해서 뛰지 않을까 싶음
코디 락 시나 이런 친구들은 연기판에
어울리고 잘 해내지만
난 뭐랄까
트리플 H 같은 모습을 그리고 있어
더이상 링 안에서 예전 같은 모습 보여줄 수 없으면
차츰차츰 이제 그런 관리자 역할로 갔으면 함
뭐 당장 근 시일 내에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어쩄든 내 경력의 끝물이 시작 됐잖아
현역 선수로서 은퇴 해서 링에서 내려 온 뒤에는
그쪽 방면으로 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싶네
ㅡㅡㅡㅡㅡ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디씨 오지 않을려고 합니다
지난 한 7년여간 프로레슬링 갤러리 분들과
같이 보면 재밌을 것 같은 글들 많이도 번역 해왔는데
이제 그것도 추억 속 한켠으로 가겠네요
다들 잘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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