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시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로얄럼블에서 있었던 그 ‘실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고.

링에 서 있었을 때,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빈스가 달려와서 일어서지도 못하는 걸 봤을 때, 네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어?

바티스타:

그날 하루 종일 나는 해고될 거라고 생각했어.

완전 악몽 같은 하루였지.

진행자:

그날 네가 이길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

바티스타:

응, 알고 있었어.

우리가 그때 베이커스필드에 있었던 것 같은데,

전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경기했거든.

거기서 그냥 머물렀어, 내 어머니가 거기 사시니까 시간을 보내고 싶었거든.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차를 몰고 이동했는데, 완전 늦어버린 거야.

쇼에 엄청 늦게 도착했어.

그날 내가 이기기로 되어 있었고,

이건 엄청난 일이었어.

레슬매니아로 가는 티켓 같은 거였으니까.

그런데 빈스는 내가 늦게 온 걸 엄청 불쾌하게 생각했어.

완전 빡쳤고, 그래서 난 “아, 이거 스토리라인 바뀌겠구나”라고 생각했지.

도착하자마자 빈스한테 엄청 혼났어.

그리고 경기에서 그 실수가 나왔지.

완전히 내 잘못이야.

나는 결말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냥 링 밖으로 넘어가 버렸어.

운 좋게도 거의 동시에 떨어졌고,

기적적으로 상황이 그렇게 맞아떨어진 거지.

그런데 빈스가 달려오는 걸 봤을 때,

나는 "아, 해고당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

내 커리어 대부분 동안, 특히 OVW 시절에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갖고 있었거든.

나는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언제든 잘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어.

진행자:

빈스가 양쪽 쿼드(허벅지 근육)를 찢었다는 걸 언제 알았어?

바티스타:

나중에야 알았어.

경기 중에는 왜 빈스가 거기 앉아 있는지도 몰랐어.

그냥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었지.

그를 링 밖으로 옮겨가고 나서야 알게 된 것 같아.

재밌는 게, 그다음 날이었나?

어디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 안 나는데,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가 나한테

“빈스가 사무실에서 보자고 하셨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아, 올 게 왔구나”라고 생각했지.

사무실로 가는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머릿속으로는 가방 싸는 상상을 하고 있었어.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빈스는 목발을 옆에 두고, 온몸이 붕대에 감겨 있었어.

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빵 터지는 거야.

완전 배를 잡고 웃으면서 “하하하하!”

그래서 나는 “어, 나 안 잘리는 거야?”라고 했는데,

그가 “아냐, 난 너무 좋았어! 완전 리얼했어! 아무도 예상 못 했잖아!”라고 하더라고.

그때 깨달았어.

빈스는 혼돈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그는 이미 억만장자고,

가질 수 있는 건 다 가졌고,

살 수 있는 건 다 샀어.

그럼 그에게 남은 건 뭐겠어?

흥분과 스릴

그 순간이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가 오히려 신이 난 거야.

완전한 실수였지만,

그에게는 짜릿한 순간이었고,

결국 날 용서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