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 에릭 와츠에 대한 지나친 푸쉬 (World Championship Wrestling 이하 WCW)

많은 이들이 WCW가 권력다툼으로 개판이 된 것은 호건과 비숍세대 이후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부터 WCW는 백스테이지의 권력으로 인해 돌아가고 있었다. 루이빌 대학교의 쿼터백이었던 에릭 와츠는 미식축구를 관두고 프로레슬링을 배운지 3주만에 WCW에 데뷔하여 '포 호스맨'의 멤버 안 앤더슨과 대립하는 어마어마한 푸쉬를 받는다. 이것은 그의 아버지이자 현역시절 전설적인 레슬러인 '카우보이' 빌 와츠가 WCW에서 부커로 활동했기 때문이었으며, 관중들의 무반응 속에 에릭 와츠는 아버지가 WWF로 떠나자 자신도 WWF로 이적하면서 그곳에서 테크노 팀 2000이라는 기믹의 태그팀으로 데뷔한다. 이 기믹은 'WWE 선정 가장 우스꽝스러운 기믹' 순위에 올라있다.

1993년 - 캑터스 잭이 기억상실증에 걸리다 (WCW)

캑터스 잭으로 활동하던 믹 폴리는 베이더와의 혈투 끝에 콘크리트에 파워밤을 맞아 뇌에 이상이 생겨 미쳐버린 뒤, 기억상실증에 걸려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가 탈출하는 기믹을 소화해야 했다. 폴리는 이 기믹을 통해 관중들이 자신에게 연민과 진정한 공감을 하길 바랐고 스스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하나도 통과하지 못하였으며, 그 대신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빈민가에서 자신이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나는 배를 몰던 선원이었다며 떠들어야만 했다. 지금도 WCW를 논하는 팬들은 이 앵글의 존재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1994년 - 릭플레어의 은퇴 세그먼트 (WCW)

WCW는 이상하게 릭플레어에게 굴욕을 주는것을 좋아했고, 호건과의 경기에서 '지는 사람이 단체를 떠난다'는 조항을 걸어 패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당시 WWF의 '패자는 영원히 떠난다'에서 따온 것으로, WCW는 호건에게만 환호하는 사람들로 채워놓고 싶었는지 릭 플레어를 응원하던 팬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정작 이 당시 릭 플레어의 기량은 한창 만개하던 때였는데, 그는 이 해에 이노키와 북한에서 명경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국 불필요한 앵글연출로 인해 훌륭하고 관중들의 지지를 받는 레슬러 하나를 멍하게 썩힌 셈이 되었다.

1995년 - '민' 진 오클런드의 900 핫라인 광고 (WCW)

WCW의 아나운서 민 진 오클런드는 WCW 내에서 900 핫라인이라는 전화연결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었다. WCW 도중 화면에 나타나는 번호로 전화를 하면, 오클런드가 직접 받아서 온갖 음담패설과 레슬러가 다른 단체로 떠났다느니 어디를 다쳤다느니, 심지어는 어떤식으로 죽었는지를 넌저시 표현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가 말한 것들은 당사자들과 협의가 되어있지 않은것은 둘째치고 대부분 스토리라인과 결부되어 사실이 아닌 것들이 더 많았다. 이것은 ARS로 돈을 벌기 위한 거짓홍보에 불과했다.

1996년 - 가짜 디젤, 가짜 레이저 라몬 그리고 '리얼 더블 J' 제시 제임스 (World Wrestling Federation 이하 WWF)

WWE의 유치한 뒤끝은 WWF시절부터 이어진 일종의 전통이었는데, 잭 브리스코, 팻 패터슨에게 의도적으로 헐크 호건을 연상케 하는 제스쳐를 우스꽝스럽게 취하도록 만드는가 하면 WCW로 떠난 디젤, 레이저 라몬을 조롱하는 가짜 캐릭터들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리얼 더블 J'에서 더블 J는 빈스 맥맨과의 불화로 WCW행을 택한 제프 제럿을 조롱하는 기믹이었고 제시 제임스는 컨추리 싱어 기믹의 제프 제럿이 부르던 히트송 "With My Baby Tonight"을 우스꽝스럽게 부르는 앵글을 연출하기도 했다.

알 사람은 다 알 사실들이지만 저기서 가짜 디젤역할을 맡은 선수는 현재 WWE에서 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글렌 제이콥스였으며, 제시 제임스는 'New Age Outlaws'로 WWF/E 태그팀계의 전설로 남은 로드 독이었다. 다만 가짜 레이저 라몬은 이 일회성 기믹이 끝나자 WWF에서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1997년 - 브라이언 필먼 사망 바로 다음날 그의 아내 멜라니 필먼을 RAW에서 인터뷰하다. (WWF)

간단하다. WWF는 하루아침에 미망인이 된 그녀를 배려하지 않았으며 브라이언 필먼의 사망을 각본으로 쓰려 했던 것이다. 또한 WWF측은 단체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필먼이 예전부터 잔부상을 견디기 위해 투여했던 약물 과다로 사망했음에도 그의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았으며, 이러한 이유에서 필먼과 절친관계였던 브렛 하트의 가족들은 WWF 시청을 일제히 거부했다. 마침 이 시기에 브렛 하트와 실제로 사이가 안 좋았던 숀 마이클스는 RAW에서 병상에 누워있던 스투 하트를 조롱하는 세그먼트를 펼쳤으니 차라리 안 본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