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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판정을 받은 오타쿠 넷카마 여장 변태의 인생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1.165) 2017.03.09 16:29:14
조회 2031 추천 26 댓글 13









필자는 길어봐야 두 달 , 짧으면 한 달 내로 죽게 된다.

본인은 3~4년간 가족들과 단 한마디의 대화도 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나 학교의 공지 같은건 문자를 통해 했고... 내 마음이나 내 생각은 죽을때까지 부모님에게 얘기할 수는 없다.

죽기 전에 가슴 속에 담아놓은 이야기들을 꼭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었지만 부모님껜 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인터넷에 쓸 수 있는건... 정말 나를 알 수 없는 타인들만 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계기는 아주 어렸을때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음란물을 보게 된 나는 그 영상에서 봤던 배우가 너무 예쁘다 생각했다.

얼굴이 예쁘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으로써 , 성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 좋다 생각하지 않고 ,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이게 내가 망가지기 시작한 계기였던거 같다.



처음 여장에 가까운 행동을 했던건... 인터넷에서 봤던 캐릭터나 여성들의 사진에서 가장 따라하기 쉬웠던 부분인 다리

나는 어렸을때부터 입이 짧아 활동량에 비해 식사양이 많지 않았다.

몸이 슬림한 편이라 적당히만 가려줘도 여성의 체형에 가까워져서... 어머니가 쓰시는 옷장에서 스타킹을 하나 꺼내 신어봤다.

거울을 보지 않는 이상 내 시야에 보이는건 상체에서 가슴을 거의 제외한 부분부터 발까지다.

단순히 스타킹을 입은 것인데도 성적으로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때 그 검은 팬티 스타킹 한개를 훔쳐 내 방에 숨겨뒀다.


어머니가 세탁 하실때라던가... 뭐 이래저래 가족들이 내 방에 들어오는 날엔 조금씩 눈치를 채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때부터 그랬단걸 모르셨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적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다.

그 어린 시절 부모님들이 누나 방에서 싸우다가... 아버지가 소리치며 집을 나가시고 어머니도 자기 분에 못 이겨 혼자 울고 계셨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누나나 나를 버리신건 아니였다.

1주일에 1~2번쯤 주말마다 우리들을 보러 오셨으니까..


뭐 여장이라던가 여성적 매력을 가진 사람을 동경해서 그렇게 되고 싶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아버지 뿐 아니라 얼핏 알고 있었던 다른 가족들에게도 얘기하고 싶진 않았고 오히려 나는 그런 일들을 숨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숨겨야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알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을 가장 소중한 꿈이라 , 가장 동경하는 일이라 생각하는게 싫었다.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는 일이 가장 숨겨야하는 일이란게 싫었다.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만 갔다.


초등학교 3~4학년때 쯤 나는 던전앤 파이터라는 게임을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 불려간 길드에서...

그 곳에서 아주 어쩌다가 우연히 날 여성으로 표현하게 되어버렸다.

누군갈 속이고 싶었던건 아니였다. 재화를 얻기 위해 여성인 척을 했던 것도 아니였다.

어쩌다 날 여성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어서 , 어쩌다 긍정해버려서 시작됬다.

나는 그렇게 넷카마가 되어버렸다.

동경했던... 여성이 되었다.

현실의 모습은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날 여성으로 대해주는 그 사람들이 좋았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 블로그를 꾸미면서... 던전앤 파이터에서 날 알고 있는 사람이 만약 내 블로그를 보고 날 남자라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 게임을 넘어 블로그에서도 넷카마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초등학교 5학년에 어머니의 직장 문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어린 시절... 5살쯤부터 초 5학년까지 계속 있었던 거리를 나오게 되서 나온 곳에 내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여장도 여장이지만 나는 여성 그 자체를 동경하고 있었고 가장 여성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표현하는 일본의 그림들 , 애니메이션들은 자연스레 내 눈과 귀로 들어오게 됬다.

어릴때부터 만화나 애니를 좋아하긴 했지만 오타쿠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찾게 된건 제대로 친구를 사귀지 못 했던 초등학교 5~6학년때부터가 아니였을까


나는 새 학교에 적응하지 못 했고 , 이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또 다시 먼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두번째로 간 학교에선 나름 친구들을 사귀었다 생각했지만 은근슬쩍 따돌리는 역활을 맡게 되어버려서..

내 교우 관계는 5학년때부터 늘 좋지 않았었다.

애니메이션을 점점 더 가까이하게 되고 , 나와 친하게 , 날 편견없이 대해주는 인터넷의 친구들이 좋았다.


나는 그렇게 중학생이 되었다. 그 어떤것도 나아지지 않고...


중학생 시절 나는 오타쿠에 , 게임에 미쳐 살았다.

여장 같은거나 여성의 매력을 갖고 싶다던가 하는건 모두 잊고 그저 게임만 했다.

어머니는 내가 게임하는걸 싫어하셨지만... 그런걸 알고 있으면서도 난 계속 게임을 했다. 그 곳의 난 여성이였으니까

날 여자로써 받아들여 나와 함께 어울려준 사람들은 그 곳에만 있었으니까. 그 곳이 아니라면 어디에도 없을테니까.


중학교 2학년... 나는 학교를 안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크게 망가져버린 사건이 아닐까 싶었다.

중학교에선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지만 나는 중학교에서도 은근히 따돌려지는 역활이였다.

학교에서 캐릭터를 그린다던가 라노벨을 읽는 오타쿠에 새벽까지 열심히 게임이나 라노벨에 빠져있어서 학교에서 잠드는 일이 많았는데

애들은 내가 자는 척을 한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친구들이 날 멀리하기 시작했던거 같다.

나는 그냥... 그 날 학교에 가지 않은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 당시엔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와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말 결정적이고 중요한 사건이였을텐데 왜일까

나는 아침에 깊은 잠에 들어서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게 됬고 그대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한 번 나가지 않은 학교에... 그 이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하루는 아버지가 집에 오셔서 엄청나게 날 때리셨던거 같다.

그렇게 살면 안된다면서 엄청나게.

그러고는 자기가 잘못한게 있다면 때리라며 대걸레를 들이미셨는데 나는 그걸 잡지 못 했다.

난 어째서 내가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 이런 상황 그 자체에 화가 났지만 아버지에게 잘못이 있던건 아니였고 남의 탓을 할 일이 아니였으니까

가만히 쓰러져있는 날 보면서 아버지는 대걸레로 자길 직접 때리면서 무지 화를 내셨다.

자기 다리를 계속 , 계속... 대걸레가 찌그러지다가 부숴버릴 정도로 쎄게 때리셨다.

아버지는 내가 이렇게 된게 본인 때문은 아닐까... 내가 어렸을적 부모님들이 싸운게 내게 트라우마를 안겨준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셨던거 같다.

자책하고 자책하면서 자기 다리를 대걸레로 후려치던 아버지를 바라보는 동안엔 아무 말도 못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에게 너무나도 죄송한 일이였다.

그리고 나는 이 이후 2주간 등과 다리에 멍이 생겨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이것저것 전부 집어던지고 휘두르며 때리셔서 푸른색 피멍이 들 정도였지만 아버지가 밉진 않았다.

그렇지만 학교엔 나가지 못했고... 나은 후에도 나갈 생각을 하지 못 했다.


그리고 , 몇일이 지나 이번엔 어머니가 내 방에 들어와 왜 학교에 나가지 않느냐며 날 40센티짜리 자로 때리셨다.

이미 피멍이 든 상태에서 계속 맞아버려서 감정이 격해진 나는 이럴빠엔 차라리 죽이라며 소리쳤다.

어머니는 날 정말 죽일 기세로 때리셨다.

흐느끼시면서... 채찍을 휘두르는 것처럼 자를 휘두르셨다.

어머니의 손이 멈출쯤엔 거실에 계시던 할머니가 울면서 날 안고 계셨다.

어머니는 날 부둥켜 안은 할머니를 보더니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하셨다.

누나는 자기 방에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었다.


다시 몇일이 지나 아버지가 찾아오셨다. 그때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있던 참이라 , 또 온 몸에 피멍이 들때까지 때리는건 아닐까 하며 침대 구석에서 몸을 껴안고 떨고 있었다.

그런 나를 번쩍 들고선 이럴거면 차라리 같이 죽어버리자며 창 밖으로 날 던져버리려 하셨었다.

창틀을 꽉 잡아서 어찌어찌 떨어지는걸 막았는데...

부모님에 대한 최소의 배려로 나는 그때 죽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에 나가지 않은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학교를 쉬며 , 인터넷의 지인들과 얘기하며 생각했다.

학교엔 날 나로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어머니는 날 버리셨다.

더 이상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나는 보고 싶지 않다며 날 버리셨다.

확실하게 말하자면 육아권을 포기해버린 어머니는 날 아버지에게 보냈다.

그 후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버지는 날 최대한 날 자유롭게 풀어주셨고 , 나만의 공간이란게 생기고 나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나는 오랜 기간 잊고 있던 여장에 다시 손을 댔다.

난 자유분방하게 나만의 행복을 즐겼고 남성의 몸으로 나이를 먹어가는데도 몸과 , 목소리와 얼굴은 점점 여성스러워졌다...


그렇게 2년... 3년이 되어 나는 여성의 모습으로 인터넷에서 만난 친구들과 만나거나 , 정모를 나갈 정도가 되었다.

즐거웠다... 기보단 그 이상이였다.

나는 이 생활 속에서 행복함을 찾았다.

어린 시절엔 그저 인터넷의 넷카마일 뿐이였던 나는 어느새 한 사람의 여성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매료시킬 수 있었다.

내 진짜 얼굴을 마주하고 내 진짜 몸을 봐주는 사람이 있다.

내 마음을 알아주진 못 해도 내 진실된 모습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대화해서 즐겁고 그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더 이상 내 남성으로써의 모습만을 봐야하는 친구는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기뻤다.

그게 기쁘고 행복했다....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그저 내 행복만을 위해 살았다.

이기적으로 , 내 행복만을 쫓으며... 그렇게 3년을 살았다.


이런 나였지만 이제 고등학교 2학년생의 나이가 되는데도 학교를 나가지 않는건 무리라 생각해서 작년에 중졸 검정을 치뤘다.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합격해서 ,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지인이 날 불러서 일본에 보내주겠다 했다.

물론 수락해서 일본에서 놀고 돌아왔는데...

여기까진 좋은데 , 학교에 또 나가질 못 했다.

바이오리듬이 무너져서 아침에 일어나질 못 했으니까.


점심쯤에 어기적어기적 일어난 나는 대충 씻고 , 학교에 나갔다.

점심이 다 지나서 들어간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나고 , 집에 돌아와 다시 아버지께 혼나고...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걸까. 내가 원하던건 무엇이였을까.

내 행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린 느낌이였다.


그리고 어제 밤 나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위가 좋지 않은게 친가 집안 내력이라 증조 할아버지도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 할아버지나 내 윗윗 세대 분들은 대부분 위암을 갖고 계신다.

어린 시절부터 나도 위가 안 좋아서 평소 토하거나 설사하는 일이 잦았는데...

3년이나 식습관을 개판으로 가졌으니 위가 망가졌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나이에 암에 걸려있었을줄은 몰랐다.

3년 전부터 (학교를 안 나가기 시작한 시점부터) 거의 주 4~5회씩 설사를 할 정도로 자주 했었는데, 아마 내 생각엔 그때부터 암이 생겼었던거 같다.

장이 안 좋은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대로 3년간 단 한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하루 한끼도 안 먹거나 , 가끔 먹는 끼니도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거나 했으니 이런 결과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또 패씽을 위해 (여장을 한 사실을 속이고 타인을 만나는 것) 탁을 (고환을 정낭 위로 올리는 것) 너무 자주 오랜 시간동안 하고 있던게 문제였던건지...

고환 일부가 뭉개졌다 하더라

밖에 나갈땐 보통 계속 탁을 하고 있는 상태다보니 정면에서 하체를 부딪히면 그 쪽이 좀 위험한데 이렇게까지 될거라곤 생각을 못 했다.


지금도 씻을때 만져보면 양쪽 다 완전한 구체 형태가 아니고 조금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트렌스젠더 수술까지 생각한 나지만 이건 많이 끔찍하다. 아직 달려있는데 제 기능을 못 하는건...




앞으로 2달도 못 사는 나지만 가족들에게 이런 일들이 있었다 말 하고 싶지 않다.

더 살고 싶다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조만간 죽는다\' 라는 얘기를 들었을때도 담담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살고 싶단 감정보단 부모님에게 너무 죄송하고 내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단 감정이 앞선다...

나만 이기적으로 행복하기 위해 희생했던 부모님들이 너무 불쌍해보였다.

그와 동시에 더 이상 여성으로써도 있을 수 없단게 슬펐다.

남성으로써의 나는 죽어도 좋지만... 여성으로써의 나도 함께 사라진단건 무서웠다.



이런 내가 정말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그저 어딘가엔 터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좋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 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나만이 이기적으로 행복했던 이 삶의 끝에서 , 다음 생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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