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밴시가 훈련병일 때...

훈련병들은 주간 근무가 없고 야간에만 불침번을 서는데

야간 삼 번초 쯤이 밴시의 차례였었음...

밴시 차례가 되어서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불침번의 경계 위치인

생활관 복도에 위치했었음...

훈련소 생활관은 콘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는데

한 겨울이라 춥기도 엄청 추웠고

긴 1자 형태라 복도 끝에 서 있으면

반대편 복도 끝의 출입문이 잘 보이는 형태였었음.

밴시는 복도 끝에서 반대편 복도 끝을 보고 서있어야 했는데

근무 시작 후 몇 분 안 되어서

누군가 완전 군장을 한 채로

반대편 출입문 밖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지나가는 것이었음.

거리도 멀어서 누구였는지 제대로 확인은 안 했지만

한 겨울 밤에 그것도 신교대에서 왠 완전 군장일까 하며

이상하게만 생각하고는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의 근무를 마치고

다시 자리에 누워 잤었음...

다음 날은 주말이라 대청소를 하였는데

마침 반대편 출입문 쪽으로 걸레를 털러 갈 일이 생겼었음.

그렇게 밴시는 걸레를 들고 반대편 출입문 쪽으로 갔고,

전날 밤이 떠올라 한 번 좌측에서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았던 밴시였음...

그런 밴시는 갑자기 깜짝 놀라게 되었는데

이유인 즉슨 우측은 길이 없는 벽이었던 것이었음...

분명이 누가 여길 통과했었는데...

통과한지 한 시간이 되도록 돌아온 사람이 없었는데...

그냥 벽이었네...?